“나의 前生은 이오시마(硫黃島)에서 죽은 전투기 조종사였다”는 아기!
前生을 기억한다는 아이들 (3) - “神은 우리에게 영혼을 주시고 영혼은 평생 살아남는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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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제임스 휴스턴(왼쪽)과 그의 기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제임스 레닝거. 사진=유튜브 캡처

지금 소개하는 사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에 거주하는 미국 백인 중산층 가족인 브루스 레닝거와 그의 부인 안드레아가 겪은 이야기다. 이들은 아들 제임스가 두 살쯤 됐을 무렵인 2000년 초부터 아들에게서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아들이 악몽(惡夢)을 계속 꾸고 꿈속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두 살짜리 아이가 어디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냥 단순한 악몽이라며 아이를 달랬을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부모가 직접 나서 아이가 하는 이야기가 사실(?)인지를 추적해나가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 부모는 아들의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나간 이야기를 엮어 《영혼 생존자-제2차 세계대전 전투기 조종사의 환생(Soul Survivor-The Reincarnation Of A World War II Fighter Pilot)》이라는 제목으로 2009년에 책을 냈다.
 
이들 부모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카버나 항공 박물관을 찾아갔다가 처음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들 제임스는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F-10 전투기를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전투기 안에 들어간 제임스는 자석에 끌리듯 전투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부터 한 달 후 어머니 안드레아는 집 근처 장난감 가게에서 플라스틱 비행기 장난감을 하나 아들에게 사줬다. 안드레아는 아들 제임스에게 장난감 비행기 밑에 폭탄도 달려 있다고 설명해줬다. 제임스는 잠깐 비행기를 쳐다보더니, “엄마, 그건 폭탄이 아니라 낙하 탱크(Drop Tank·기체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 외부 장착 연료통)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안드레아는 낙하 탱크가 뭔지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이들 부모는 두 살짜리 아기가 ‘낙하 탱크’라는 단어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나는 피격당했다”
 
이 무렵부터 제임스는 매일같이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모는 제임스가 방에 누워서 발버둥 치는 것을 봤다. 머리를 앞뒤로 흔들며 “비행기가 불에 탄다, 탈출할 수가 없다!”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 비행기의 앞부분을 계속 탁자에 부딪히게 해 앞에 있는 프로펠러 부분이 고장 나기도 했다.
 
어느 날 이들 부모는 제임스가 자기 전 책을 읽어주다 ‘탈출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제임스는 ‘나’라고 답했다. 그러곤 다음과 같은 대화를 이어갔다고 한다.
 
 ― 아들아, 네 비행기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거니?
 
 “불에 탔어요.”
 
 ― 왜 추락한 거니?
 
 “공격을 당했어요.”
 
 ― 누가 비행기에 쏜 거니?
 
 (제임스는 당연한 질문을 한다는 듯 부모를 쳐다봤다고 한다.)
 
“일본인들이요.”〉
 
제임스는 점점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떠올려냈다. 비행기에서 탈출하지 못하던 사람의 이름은 자신과 같은 ‘제임스’라고 했다. 그러곤 자신이 타던 비행기의 기종이 ‘코세어(Corsair)’라고 했다. 이 비행기는 ‘배’에서 출격했다고 했다. 아버지가 배의 이름을 물어봤더니 ‘나토마(Natoma)’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배의 이름이 일본어 같다고 말하자 제임스는 미국 배라고 말하며 아버지를 바보처럼 쳐다봤다고 한다.
  
잭 라르센을 찾아서

 
아버지는 이때부터 아들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조사를 시작했다.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아버지는 ‘전생’과 ‘환생’이라는 개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아들이 말하는 것이 사실과 다르기를 오히려 바랐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던 ‘나토마 베이(Natoma Bay)’라는 작은 항공모함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코세어라고 불리는 전투기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것도 확인했다. 제임스를 데리고 갔던 박물관에는 코세어가 없었고 이를 어디에서 들었을 수도 없었다고 했다.
 
제임스가 30개월쯤 됐을 때인 2000년 10월 ‘잭 라르센’이라는 이름의 제일 친한 조종사가 있었다고 했다. 이 무렵 브루스는 아들을 무릎에 앉히고 제임스의 할아버지에게 선물하기 위해 사놓은 이오시마(硫黃島) 전투 관련 책을 보여주고 있었다. 제임스는 이오시마 사진이 담긴 페이지를 보고 나서는 “아빠, 내 비행기가 공격을 당해 추락했을 때가 이때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여기서’가 아닌 ‘이때’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다고 한다.
 
브루스는 미국 참전용사 협회 등에 연락해 ‘라르센’ ‘라르손’ 등의 성을 가진 전사자(戰死者)나 생존자를 찾아 나섰다. 브루스는 ‘나토마 베이’ 항공모함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단체를 찾았다. 그는 당시 VC-81 부대에서 활동했던 조종사 레오 피야트와 연락이 닿았다. 그에게 잭 라르센이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묻자 바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어느 날 출격한 이후 다시는 그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브루스는 “당시 코세어라는 전투기가 작전에 사용됐느냐”고 물었다. 피야트는 “나토마 베이에서 코세어가 사용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브루스는 안도의 마음 반, 불안한 마음 반이었다고 했다. 코세어가 사용되지 않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잭 라르센이라는 인물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내가 천국에서 만난 사람들이니까…”
 
2001년 봄 무렵부터 제임스는 자신의 기억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참혹한 비행기 추락사고 현장 그림이었다. 제임스는 갓 글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제임스 3’이라고 그림에 서명을 해놓곤 했다. 부모는 제임스가 곧 세 살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왜 3을 쓰느냐고 묻자, “내가 제임스 3세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2002년 9월 아버지 브루스는 나토마 베이 참전용사 모임에 참석했다. 그는 나토마 항공모함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역사학자 존 듀윗을 만났고 잭 라르센이라는 사람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듀윗은 그런 이름의 조종사가 있었다고 했다. 명단을 찾아보더니 그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브루스는 당시 나토마 베이에서 근무했던 전사자 21명의 명단을 구했다. 그러다 ‘제임스 휴스턴 주니어’라는 이름을 찾아냈다. 그는 이오시마 전투 당시인 1945년 3월 3일 숨진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정확한 전사(戰死) 원인은 적혀 있지 않았지만 이오시마 전투 때 숨진 유일한 조종사가 그였다. 제임스 주니어가 2세라고 한다면 지금 그의 아들 제임스가 3세가 된다는 이야기가 됐다. 브루스는 진정 전생, 혹은 환생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지만 코세어 비행기가 당시 전투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는 안도했다.
 
얼마 후 브루스와 부인 안드레아는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에 살고 있는 잭 라르센을 찾아갔다. 그는 1945년 3월 3일 출동한 뒤 부대로 복귀하고 나서야 제임스 휴스턴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라르센은 이들 부부에게 당시 전투에서 사용하던 조종사 헬멧과 고글, 산소마스크를 가져가라고 했다. 제임스는 일종의 의식(儀式)을 치르듯 경건하게 헬멧을 머리에 쓰고는 그가 방 장롱에 만들어놓은 조종석 모양의 놀이장소로 가 놀았다고 한다.
 
제임스는 세 살 생일 때 군인 인형인 지아이조(G.I Joe) 두 개를 선물 받았다. 제임스는 이들의 이름을 ‘빌리’와 ‘레옹’으로 지었다. 밤새 이 인형들을 갖고 전쟁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빌리는 갈색머리 인형이었고 레옹은 금발머리였다. 제임스는 얼마 후 크리스마스 때 또 하나의 군인 인형을 선물 받았는데 이름을 ‘월터’라고 지었다. 월터 인형의 머리카락은 빨간색이었다.
 
부모는 주변에 월터나 레옹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왜 아이가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 궁금해졌다. 브루스는 제임스에게 이들 이름을 왜 이렇게 지었느냐고 물었다. 제임스는 “내가 천국에 갔을 때 만난 사람들이니까”라고 말했다.
 
퍼즐이 맞춰지다
 
브루스는 서재로 가 나토마 베이 소속 군인 중 전사한 사람들의 명단을 찾아봤다. 빌리 필러, 레옹 코너, 월터 데블린이라는 이름이 보였다. 이들 모두 제임스 휴스턴과 같은 부대였다. 이들은 모두 제임스 휴스턴이 실종되기 전에 숨진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천국이 있다면 천국에 먼저 가 있었을 사람들이라는 뜻이었다.
 
브루스는 이들 세 명의 전사자 가족을 찾아 연락을 했다. 머리카락 색깔이 모두 이름이 붙은 인형의 머리색과 일치했다.
 
브루스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인구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제임스 휴스턴에게 두 명의 여자 형제가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숨졌고 ‘앤’이라는 이름의 여자 형제 한 명만 살아 있었다.
 
브루스와 안드레아는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던 당시 84세의 앤에게 전화를 걸었다. 브루스는 나토마 베이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고 했다. 앤은 제임스의 사진을 몇 장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앤이 보내온 사진 중 한 장이 브루스의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제임스가 코세어 전투기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던 것이다. 머리가 삐쭉 서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휴스턴의 복무기록을 보니 그는 나토마 베이에서 근무하기 전 코세어 전투기 비행 훈련을 받았다. 당시 해군이 보유한 최고의 전투기였고 코세어를 조종한 조종사들은 일종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브루스는 이후 제임스 휴스턴이 조종하던 전투기가 공격을 받고 추락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의 증언까지 확인했다. 비로소 아들 제임스가 하는 이야기들의 모든 퍼즐이 맞춰진 것이었다.
 
영혼불멸


브루스 가족은 얼마 후 제임스 휴스턴의 여자 형제인 앤을 만나게 됐다. 죽은 제임스가 앤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앤의 나이는 24세였다. 아기 제임스는 앤을 처음 보고는 그를 계속 관찰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제임스는 앤을 향해 ‘애니(註·애칭)’라고 불렀다고 한다. 앤은 “(남자 형제였던) 제임스 말고 내게 ‘애니’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2006년 제임스는 8세가 됐을 때 일본 후지TV 방송의 초청을 받아 그의 비행기가 추락했던 장소에 가보게 됐다. 당시 일본 방송은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었다. 그가 추락한 곳은 이오시마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치치시마(父島)라는 섬이었다.
 
제임스는 당시 치치시마에 있는 절벽을 내려다보며 “제임스 휴스턴이 비행하다 죽은 곳이 이곳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은 작은 낚싯배를 타고 휴스턴의 전투기가 추락한 곳으로 향했다. 평범한 8세 아이처럼 신나 보이던 제임스는 그가 추락했던 장소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진지해졌다고 한다. 브루스는 나토마 베이 소속으로 전사한 21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했고 제임스는 바다를 향해 꽃을 던졌다고 한다. 제임스는 이로부터 약 15분간 눈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했다고 한다. 배에 타고 있던 어른들은 모두 어린아이가 그렇게 슬프게 애도하는 것을 보고 숙연해졌다고 한다.
 
제임스는 이후부터 조금씩 전생(前生)의 기억을 잊어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레슬리 킨 기자는 제임스가 18세가 됐을 때인 2016년 무렵 그를 만났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해군에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제임스의 아버지 브루스는 이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신앙이 깊어졌다고 했다.
 
“제임스의 경험은 나의 (기독교적인) 믿음과 사실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신(神)은 우리에게 영혼을 주시고 영혼은 평생 살아남는다. 제임스 사례의 경우는 영혼이 귀환한 경우이고, 나의 노력이 증거를 찾아냈다. 나의 결론은 신은 우리에게 영생(永生)을 주신다는 것이다. 이는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다. 제임스의 경험은 영생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시연(試演)일 뿐이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제임스 휴스턴의 영혼이 우리에게 돌아왔다. 왜냐고? 나는 평생 알지 못할 것이다.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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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5, 00:2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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