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火災)에 트라우마가 있는 아홉 살 소녀의 이야기
前生을 기억한다는 아이들(9) - 형제 둘 다 전생을 기억한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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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연구하는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캐롤 바우먼이 최면치료사 노먼 인지의 도움을 받아 다섯 살 된 아들이 ‘쾅’ 하는 소리에 극도로 공포심을 느끼는 이유가 군인이었던 그의 전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날 최면치료 과정에는 어머니 캐롤 바우먼과, 아홉 살 된 첫째 딸 사라, 다섯 살 된 아들 체이스, 그리고 노먼 인지가 동석했다. 과거 자신이 군인이었고, 총소리가 너무 무섭다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은 사라는 노먼에게 자신도 최면치료를 받아보면 안 되겠느냐고 물어봤다.


사라는 자신 역시 집에 불이 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했다. 어머니 캐롤에 따르면 화재에 대한 사라의 공포심 역시 설명이 되지 않았다. 사라는 아주 오래 전부터 화재 사고가 두렵다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부모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은 최면치료가 있기 1년 전부터였다.


당시 사라는 길 건너에 사는 친구 에이미의 집에 놀러갔었다고 한다. 두 소녀는 밤 늦게까지 TV를 보고 놀았는데 보고 있던 영화에서 집과 건물이 불에 타는 장면이 나왔다. 사라는 발작 비슷한 수준으로 무서워했고 에이미의 어머니는 한밤중에 사라를 집으로 데려다줘야 했다. 사라의 어머니 캐롤은 사라가 에이미의 집에서 자고 오는 날이 많았는데 이렇게 한밤중에 와야 했던 적은 없다고 했다.


집에 돌아온 사라는 계속해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사라는 영화에서 화재로 인해 사람이 죽는 것을 보자마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라의 부모는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사라는 그런 적이 있다고 인정하더니, 특히 집에 불이 나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침대 밑에 가방 하나를 싸놨는데 가장 좋아하는 바비 인형과 옷가지 몇 개를 항상 넣어놓고 있다고 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 가방만 들고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사라의 부모는 이를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전(事前)에 무언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은 부모의 성격과도 맞지 않고 평소 사라의 성격과도 맞지 않았다고 했다.


사라는 며칠간 계속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는 계속해서 집은 안전하다고 말하며 아이를 안정시켰다고 한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피해야 하는 루트를 다 공부하고 나서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식탁에 양초를 올려놓아도 불안해했고 불어서 꺼달라고도 했다고 한다. 부모는 사라에게 집에 불이 나도 안전하게 구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줬지만 아이는 이를 안 믿는 눈치였다고 한다.


최면치료는 남동생 체이스 때와 마찬가지로 식탁에서 진행됐다. 최면치료사 노먼은 “눈을 감고 불에 의한 공포를 느껴본 뒤 내게 말을 해봐”라며 최면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라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2층으로 된 나무집이 보인다고 했다. 외양간 같이 생겼고 나무와 농장들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했다. 마차가 다니는 길이 있었고 무성히 자란 풀이 짚 앞에 보인다고 했다. 현실 세계에서는 9세였던 사라는 최면에 들어가더니 자신이 11세나 12세쯤 된 소녀로 보인다고 했다. 보통 하루 일과는 집에서 어머니의 일을 돕거나 가끔 밖으로 나가 아버지가 동물들을 보살피는 것을 도우는 것이었다고 했다. 학교에는 가지 않았는데, “부모는 여자아이가 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사라는 아직 돕는 일을 할 수 없는 작은 남동생도 보인다고 했다. 남동생 생각을 오랫동안 하는 것 같더니, 남동생이 어딘가 몸에 장애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때까지 사라가 떠올려낸 장면들은 그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본 것이었다. 노먼은 “불에 대한 공포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으로 가보자”고 했다. 그러자 사라의 말투가 소녀의 말투로 바뀌고 시제(時制)를 현재형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라의 이야기다.

 

<갑자기 일어났는데 연기 냄새가 났어요. 집이 불탄 것 같았고 무서웠어요. 패닉 상태였고 어떤 생각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침대에서 내려왔어요. 불과 연기가 모든 곳에 있었어요. 복도를 지나 부모님을 찾아봤어요. 큰 불이 계단과 난간을 뒤덮었고 작은 불씨들은 바닥 구멍을 뚫고 튀어나왔어요. 잘 때 입는 가운 아래쪽에 불이 붙었어요! 부모님 방으로 뛰어 들어갔는데 여기 없어요. 침대가 정돈된 상태인데 어디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방 한쪽 구석에 갇힐 때까지 계속 뛰었어요. 구석에 서서 몸을 벌벌 떨고 있어요. 왜 나를 구해주지 않는 거죠? 왜 나를 꺼내주지 않는 거죠?>


어머니 캐롤은 사라가 잠시 멈추더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고 했다. 양팔을 식탁에 기대고서는 눈을 감고 있었다고 한다. 얼굴은 창백했고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한다. 캐롤은 딸 사라가 “갇혀 있는 작은 동물처럼 떨고 있었다”고 했다.


캐롤은 이때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아이를 최면에서 꺼내 안정을 시켜야 하는 어머니로서의 의무감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이야기를 떠올려보도록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캐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몰라 노먼을 쳐다봤다. 노먼은 캐롤의 걱정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사라는 괜찮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사라는 계속해 이야기를 떠올려냈다.


<큰 불씨가 내 앞에 떨어지더니 바닥에 큰 구멍을 냈어요. 모든 곳이 불이네요. 탈출할 방법이 없어 보여요. 아, 숨 쉬는 게 너무 아파요. 저는 죽게 될 거에요.>


현실의 사라는 한동안 식탁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심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더니 얼굴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노먼은 사라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 뒤, “이젠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나무 훨씬 위로 붕붕 떠가고 있는 것 같아요. 공기처럼 가볍게 느껴져요. 제가 죽은 것 같아요.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아요. 이 모든 게 다 끝나 편안해졌어요. 끔찍한 일이었거든요.”


노먼은 아래를 내려다보면 가족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집이 보이는데 완전히 불에 뒤덮여 있어요. 지붕은 날아가고 없어요. 마당에 가족들이 보여요. 남동생은 땅에 앉아 있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꼭 잡고 있어요. 울고 있는 어머니는 집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어요.”


사라는 가족을 떠올리며 다시 크게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족들이 자신을 구하려고 했지만 불 때문에 들어오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었다. 딸을 구하지 못한 부모의 표정은 슬퍼보였다고 했다. 가족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깨닫게 됐다며 계속 울었다. 도와주지 않은 게 아니라 도와줄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안도감이 든다고 했다. 사라는 불이 나면 부모가 자신을 구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떠안고 이번 생(生)으로 오게 된 것 같다고도 했다.


캐롤과 노먼은 사라가 안정을 되찾고 저절로 눈을 뜰 때까지 기다렸다. 얼마 후 사라는 눈을 비비더니 눈을 떴다고 한다. 캐롤과 노먼을 보고 몇 번 훌쩍거리더니 크게 한 번 미소를 지어줬다고 한다. 캐롤은 아이의 공포는 사라졌고 행복해보였다고 했다.


최면에서 깨어난 사라는 계속해서 그가 떠올렸던 이야기를 했다. 불이 났을 당시 머릿속에 든 유일한 생각은 부모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었다고 했다. 마지막 순간은 부모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고도 했다. 이 분노를 이번 생에 가져왔다고 다시 한 번 말하더니, 지금 생에 불에 대한 공포를 가져온 것은 그 이전의 생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내기 위한 것 같다는 철학적 해석을 내놨다.

 

노먼은 대개 성인들을 대상으로 최면치료를 해 전생의 기억을 떠올려내는 사람이었다. 노먼은 성인은 전생에서 떠올려낸 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반면 사라는 혼자 알아서 원인까지 찾아낸 것이 놀랍다고 했다.


며칠 뒤 사라는 침대 밑에 놓아둔 인형과 옷이 담긴 가방 짐을 풀기 시작했다고 한다. 불에 대한 ‘이상할’ 정도의 공포는 얼마 후 바로 사라졌지만 여전히 성냥에 불을 붙일 때는 매우 조심스럽다고 한다.


지금까지 캐롤의 두 자녀 체이스와 사라에 대한 1차 최면치료 과정을 소개했다. 이 아이들은 몇 년 후에도 다른 이유에서 최면치료를 받게 되는데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구체적인 이야기를 떠올려낸다. 계속해서 이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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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02, 00:5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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