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흉터·실명(失明)·불편한 다리·상한 치아를 가진 미국 아이
前生을 기억하는 아이들(28) - ‘죽은 아들이 또 다른 아들로 환생했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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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채드라는 아이의 이야기를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채드는 두 살의 나이에 숨진 친형의 환생인 것 같은 행동을 한 아이다. 이 사례의 흥미로운 점은 전생을 연구하는 상담사 캐롤 바우먼이 몇 년에 걸쳐 채드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줬고, 전생을 연구하는 버지니아대학교 의대의 정신과 의사 이언 스티븐슨 박사와 짐 터커 박사가 캐롤과 함께 아이를 만나 추가 검증을 해본 점이다.


캐시라는 여성은 16세였던 1978년 3월, 아들 제임스를 낳았다. 결혼은 하지 않은 상태였고 아이의 아버지와도 떨어져 지냈다. 아이의 아버지는 분노조절 장애를 겪었는데 이 둘은 헤어진 뒤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부모와도 떨어져 지냈던 캐시는 아파트를 하나 구해 아이와 함께 지내게 됐다. 캐시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아이를 보는 일에 전념했다. 아이는 아버지처럼 예쁜 금발 곱슬머리를 갖고 있었다.


아이는 16개월쯤 됐을 때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다리를 저는 것이 확인됐다. 하루는 마룻바닥에서 엎어지더니 일어나지를 못했다고도 한다. 왼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캐시는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 엑스레이 검사 등을 받았다. 의사는 왼쪽 다리가 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한 다른 신체검사를 했는데 오른쪽 귀 위에 혹이 발견됐다. 의사는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면 정밀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조직검사와 골수검사 등을 진행했는데 신경계에 악성종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전이(轉移)가 시작된 단계였다. 아이들이 이런 병에 걸리면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두 살밖에 안 된 제임스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등을 받았고 건강은 계속 악화됐다.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나서부터는 더욱 나빠졌다고 한다. 영양분을 주입하기 위해 목 오른쪽에 정맥주사를 놓았다고 한다. 이때 생긴 흉터가 목에 남아있게 됐다고 한다.


제임스는 이후 퇴원해 통원치료를 받다가 몇 달 후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입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는 것이었다. 왼쪽 눈에도 종양이 발견됐는데 왼쪽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 얼굴의 왼쪽 부분도 오른쪽과 달리 조금 뒤틀린 모습이었다. 의사는 더 이상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가 없다고 어머니 캐시에게 말해줬다고 한다.


캐시는 제임스를 집으로 데리고 왔고 그가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캐시의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캐시를 위로해주기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캐시는 죽어가는 아이를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으로 인해 괴로운 시간들을 보냈다고 했다.


아이가 아파서 울 때면 어머니 캐시 역시 다른 방으로 들어가 혼자 울곤 했다고 한다. 제임스는 이런 어머니를 보고서는, “엄마 더 이상 울지 마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1980년 4월 10일 아침. 두 살 된 제임스는 어머니에게 다시 한 번, “저 때문에 울지 마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아이를 잃은 캐시는 외부와 단절한 채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었지만 다들 각자의 삶이 바쁜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캐시는 분노하거나 슬퍼하지도 않는 등 감정을 잃게 된 것 같았다고 했다. 이 무렵 캐시의 어머니는 캐시가 아이를 잃었음에도 그렇게 슬퍼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아이를 사랑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둘의 관계는 이 일로 전보다 훨씬 더 악화됐다고 한다.


얼마 후 캐시는 돈이라는 남성과 결혼을 했다. 돈은 제임스가 살아있었을 때부터 알고지낸 친구였다. 이 둘은 얼마 후 딸 케이티를 낳았다. 이번에도 결혼은 오래 가지 못했다. 4년 만에 이혼을 했다고 한다. 캐시는 다시 한 번 혼자서 아이를 키우게 됐다.


몇 년 후 캐시는 해군에서 복무하다 전역한 빌리라는 남성을 만나 결혼했다. 이들은 시카고에서 일리노이주 북부에 있는 교외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1987년에 아들 조시를 낳았다. 캐시는 전 남편과 낳은 케이티와 새 남편과 낳은 아들 조시를 기르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남편 빌은 캐시의 첫 아이 제임스에게 생긴 일을 알고 있었고 캐시가 부탁한 대로 한 번도 당시의 일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캐시는 제임스를 잃고 큰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사람들은 자식이 생기면 이들이 오랫동안 살게 될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가능한 최대로 애정표현을 해줬다고 했다.


1992년 12월, 캐시는 또 한 명의 아들을 낳았다. 수술실에서 마취가 덜 깨 몽롱한 채로 있는데 의사 한 명이 다가오더니, “남편한테 이야기를 들었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캐시는 가슴이 철렁했다고 했다. 아이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 같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의사는 “아들이 생겼는데 아이를 데려오기 전에 미리 알려줄 게 있다”고 말했다. “왼쪽 눈이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오른쪽 눈은 정상인데 왼쪽 눈은 완전히 실명(失明)한 것 같다”고 했다.


캐시는 다른 산모(産母)였다면 이런 이야기를 듣고 끔찍하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아이를 잃어본 자신의 경우에는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때 캐시는 아들의 이름을 채드라고 짓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왼쪽 눈이 실명했다는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했다. 간호사가 아이를 데려왔는데 캐시는 그를 보자마자 목 오른쪽에 모반(母斑)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제임스가 정맥주사를 맞았던 같은 위치였다. 캐시는 의사를 불러 아이에게 왜 이런 모양의 흉터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의사는 단순한 모반이라며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캐시는 이 상처가 모반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손톱에 긁히거나 한 것 같지도 않았고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수술자국처럼 직선 모양의 줄이 그어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제임스가 정맥주사를 맞을 당시에도 이런 수술자국 같은 직선 흉터가 남았었다고 했다.


캐시는 아이의 몸을 자세히 관찰했다. 그런데 오른쪽 귀 뒷부분에 작은 혹이 보였다. 제임스가 조직검사를 위해 절개했던 오른쪽 귀 피부 위치와 일치했다. 시력을 잃은 왼쪽 눈, 목에 있는 흉터, 그리고 오른쪽 귀에 있는 혹이 죽은 제임스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한 캐시는 무언가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전생 전문가 캐롤 바우먼에게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의 영혼의 짐이 덜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안정과 평화를 되찾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항상 무언가가 비어있다는 느낌을 갖고 지냈어요. 하지만 이후부터 구멍이 메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임스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느껴졌어요. 이런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의사들이 옹기종기 모여 제게 아이가 왼쪽 눈 시력을 잃었다고 말할 때였어요. 저는 그 정도는 신경 쓸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러고선 채드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됐어요. 우리가 이전에도 연결됐었던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축복을 받은 것 같았어요.>


캐시는 다른 자녀를 낳을 때에도 제임스가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들 조시가 태어났을 때는 그가 제임스와 마찬가지로 아들이니 닮은 점이 있는지 자세히 확인해봤다고 했다. 그러나 닮은 점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딸 케이티가 태어났을 때도 제임스와 비슷한 점이 있는지 확인했으나 찾지 못했다.


캐시는 “먼저 낳은 두 자녀 모두 사랑하지만 채드를 보자마자 든 느낌은 조금 달랐다”며 “그를 처음 안았을 때부터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제임스라는 느낌이 심장으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캐시는 6개월 후에야 남편에게 채드가 제임스의 환생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남편 빌리는 제임스를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채드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또한 캐시와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제임스를 알고 지냈던 캐시의 어머니와 이모는 채드가 제임스를 꼭 닮아 놀라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죽은 자식 이야기를 꺼내 상처를 줄 것 같아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주변 사람들이 제임스의 환생 이야기를 믿은 것은 아니었다. 캐시는 제임스를 알았던 전 남편 돈에게 채드와 제임스의 비슷한 점을 설명해준 적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돈은 캐시에게 “정신이 나갔군”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상처를 받은 캐시는 제임스가 환생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동안 혼자서만 하고 지냈다.

 

채드는 커가며 점점 더 제임스와 비슷한 성격을 보였다. 조용하고 말을 작게 했으며 항상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채드는 걷기 시작했을 때 왼쪽 다리를 튕기면서 걷는 모습을 보였다. 오른쪽 다리가 더 편하다고 했다. 제임스는 왼쪽 다리에 골절이 생겨 걷지 못한 적이 있었고 왼쪽 다리를 절었었다. 채드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피부색이 옅었다. 제임스도 마찬가지였다.


채드는 네 살쯤 됐을 무렵 치아가 나빠지기도 했다. 의사는 젖병을 너무 오랫동안 물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캐시는 다른 세 명의 자녀들을 다 똑같이 길렀는데 왜 채드만 그렇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고 했다. 그러다 죽기 직전 입에 종양이 생겨 피를 쏟던 제임스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캐시는 채드의 실명된 왼쪽 눈을 치료해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카고 전역에 있는 안과의사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채드를 만나본 의사들 모두 아이가 왜 실명한 채로 태어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이유조차 알지 못한다고 했다. 왼쪽 눈은 빛을 쏘아도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의사들은 굳이 병명(病名)을 내리자면, 안구 벽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얇고 투명한 막인 망막(網膜)이 손상된 것 같다고 했다. 망막이 제 위치에 있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었다.


캐시는 제임스가 악성종양으로 안구가 망막으로부터 돌출됐던 일이 떠올랐다고 했다. 캐시는 의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채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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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2-24, 02:4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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