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적이었던 미국 記者는 왜 환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됐을까?
美 베테랑 기자와 80세 老학자의 前生 추적 동행기(1)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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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의사, 상담사, 심리학자 등의 검증 사례와 이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니다. 버지니아대학교 의대 정신과 의사로 활동했던 이언 스티븐슨(1918~2007) 박사가 해당 대학교에서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연구하는 팀을 만들어 40년 이상 연구한 것을 이 분야 연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븐슨 박사의 말년을 함께 했던 정신과 의사 짐 터커 박사가 버지니아대학교의 해당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서 연구해오고 있고, 스티븐슨 박사의 권유로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의 심리 분석을 했던 사람이 앞서 소개한 아이슬란드의 하랄드손 박사다.

 

하랄드손 박사는 2020년에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짐 터커 박사와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나는 흥미로운 책 한 권을 찾았다.


이 책은 미국의 베테랑 기자이자 여전히 기자로 활동하는 톰 슈로더(1954年生)가 1999년에 쓴 《올드 소울(Old Souls)》이란 제목의 책이다. 책 제목을 굳이 번역을 하자면 ‘나이든 영혼들’, 혹은 ‘오래된 영혼들’로 번역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부제(副題)는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의 설득력 있는 증거(Compelling Evidence From Children Who Remember Past Lives)’이다.


슈로더 기자는 1985년부터 1998년까지 마이애미해럴드 신문이 발행하는 주말판 잡지 트로픽의 편집장을 지냈다. 이후 그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발행하는 주말판의 편집장을 지냈고 여러 책을 쓴 인물이다. 주제는 매우 다양했다. 2011년에는 워싱턴포스트가 15년에 걸쳐 취재한 오사마 빈 라덴의 이야기를 담은 《헌트포빈라덴(The Hunt For Bin Laden)》을 썼고 2014년에는 우리가 흔히 마약으로 취급하는 환각제가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추적한  책 《Acid Test: LSD, Ecstasy and the Power to Heal》을 썼다.


슈로더 기자는 1998년 무렵 80세를 앞두고 있던 스티븐슨 박사와 함께 레바논과 인도 등을 방문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40년 이상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찾아 전세계를 돌았는데 그중 특히 많이 찾은 곳이 레바논과 인도, 스리랑카 등이었다. 환생이라는 문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슈로더 기자는 은퇴를 앞뒀던 스티븐슨 박사의 사실상 마지막 현장 검증 작업을 함께 지켜보고 당시의 이야기를 엮어 책으로 쓴 것이었다.


스티븐슨 박사는 검증 현장에 동행했던 슈로더 기자에게 검증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질문을 하나 했다고 한다. 회의론자, 나아가 의심의 책무가 있는 기자의 입장에서 그가 지금까지 본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특정 현상을 뒷받침하는 신빙성 있는 증거가 상당수 나온 상황에서 다른 과학자들이 이를 어떻게 무시하려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고 한다. 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의 질문이 ‘환생을 믿게 됐느냐?’는 것으로 들렸다고 했다. 이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는 것이 슈로더의 설명이다.


슈로더는 그가 환생이라는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스티븐슨 박사를 만나기 10년 전 일이었다고 했다. 그가 마이애미에 살고 있을 무렵 그의 집으로부터 가까운 곳에 살던 정신과 의사 브라이언 와이스 박사의 연구 결과를 전해들었다고 한다.


나도 와이스 박사의 책을 일부 읽어봤다. 그는 최면 방식을 통해 사람들의 전생 기억을 떠올려내고 이를 통해 이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한 일종의 치유가 가능하다고 본 인물이었다.


와이스 박사는 1982년 한 젊은 여성이 최면 과정에서 떠올려낸 기억으로 인해 이 문제를 연구하게 됐다. 이 여성을 18개월간 매주 한두 차례씩 만나 최면치료를 했다. 이 여성이 갖고 있는 각종 트라우마의 원인을 찾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여성은 최면 과정에서 “나는 이집트에 사는 18세의 아론다라는 여성이다”라며 기억을 떠올려냈다. “시장(市場)이 보이고 바구니가 보이는데 사람들이 바구니를 어깨에 지고 다닌다”며 “계곡에 살고 있다”고 했다. 때는 “기원전 1863년이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계속해서 기억을 떠올려냈는데 1473년에는 네덜란드에 살았고 누가 목을 잘라 죽었다고 했다. 19세기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살던 노예였다고 했고 독일인 항해사로도 살았었다며 최면 때마다 계속 다른 시점의 이야기를 꺼냈다. 와이스는 이 여성이 최면 과정에서 떠올려낸 이야기를 엮어 책을 냈고 이 책은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었다.


슈로더 기자는 1988년 당시 편집장으로 근무하던 마이애미해럴드의 주말판에 이를 기사화하기로 했다. 기사화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와이스 박사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예일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정신의학, 뇌화학, 치매 등 분야에서 전국적인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슈로더 기자는 와이스 박사에게 연락해 인터뷰 요청을 했다고 했다. 와이스는 이 책을 다 쓰고난 뒤 4년을 출판하지 않고 기다렸다고 했다고 한다. 그가 쌓은 명성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했다.


슈로더는 와이스가 근무하던 병원의 병원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었다고 했다. 그는 “브라이언 와이스는 큰 존경을 받고 있고 그의 분야에서 능력이 있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슈로더는 병원장에게 와이스의 책으로 인해 그의 명성에 해가 끼쳐졌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병원장은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고 한다.


와이스의 병원 동료들도 슈로더에게 와이스를 칭찬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그 책을 썼다고 하면 나도 믿지 않았을 테지만 나는 브라이언 와이스가 능력 있는 의사이자 연구가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를 믿는다”는 동료의 의견도 있었다는 것이다.


슈로더는 와이스가 쓴 책을 읽은 뒤 그가 전생을 기억하는 여성의 이야기에 대해 전혀 의심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 여성이 떠올리는 모든 이야기가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영문에서인지 와이스 박사는 완전히 설득된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었다.


슈로더는 와이스 박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고 한다. “당신의 연구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우 까다로운 질문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와이스 박사는 웃으며 “이 분야는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와이스 박사는 그가 캐서린이라는 가명으로 책에 소개한 환자가 사기극을 벌였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슈로더에게 설명했다. 만약 사기를 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18개월 동안 이를 일관성 있고 꾸준하게 거짓말을 했어야 하는데 그럴 것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지난 몇 년에 걸쳐 환자들을 수천 시간 이상 상담해왔기 때문에 그는 거짓말을 잡아내는 데는 도사 수준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이 여성이 평범한 환자였으며 조현병이나 사이코패스와 같은 기질을 보이지 않았었고 망상적이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가톨릭 신자인 이 여성은 전생의 이야기를 떠올려낸 뒤 그가 한 이야기를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겪는 각종 트라우마가 전생 기억을 떠올려냄에 따라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안도했었다고 했다. 또한 캐서린이 떠올린 모든 내용은 치료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이라고 했다. 이 여성은 와이스 박사가 책을 출판하는 것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어떤 수익도 그녀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와이스 박사는 슈로더 기자에게 이런 내용을 설명하며 캐서린을 사기꾼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그녀가 떠올려낸 전생의 직업 등 구체적인 내용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도 인간의 기본 생각 범위를 뛰어넘는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여성은 최근 시카고를 방문해 박물관 한 곳을 갔다왔다고 와이스 박사에게 말했다고 한다. 4000년도 더 된 이집트의 유물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가이드를 바로잡아주고 왔다는 것이었다.


슈로더 기자는 와이스의 진지함에는 감동했지만 그가 제시하는 증거에는 어떤 감흥도 없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와이스 박사가 해당 가이드를 직접 찾아가 캐서린이 하는 이야기가 사실인지 파악하는 모습이라도 보였으면 나았을지 모른다고 했다. 캐서린이 떠올린 이야기들은 역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떠올려낼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라고도 했다.


최면의 효과에 의문을 품고 있던 슈로더는 전문가들을 찾아나섰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대 정신과 의사인 마틴 온 박사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것을 확인했고 그가 쓴 다음과 같은 글을 찾았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는) 크리스마스도 없고 산타클로스도 없다고 말하는 (악당) 그린치가 된 기분이다. 이런 주장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악의적인 의도에서가 아니라 이를 간절히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최면 과정에서 무언가가 떠오르게 되면 이를 사실일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대일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최면은 유사기억을 떠올려낼 수 있다. 환생 기억이라는 것은 최면 과정에서 UFO나 외계인에 의해 납치됐다는 사람들, 우주선 안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를 것이 없다. 나는 이를 ‘정직한 거짓말’이라고 부른다. 최면치료사들은 환자들에게 문제의 원인이 되는 시작 지점으로 갈 것을 요구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어려워한다. 만약 이번 생에서 원인이 되는 시점을 찾지 못하게 되면 전생이라든지 판타지 등으로 기억을 되돌리는 것이다.>


슈로더 기자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이런 분야의 취재를 많이 경험해봤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언가 엄청난 내용이 있는 기사거리일 것 같지만 깊게 취재해보면 그냥 평범한 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와이스 박사의 환생 이야기 역시 이와 마찬가지의 사례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다 버지니아 의대의 이언 스티븐슨 박사에 대한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고 했다. 최면 과정 없이 어린 아이들이 떠올려내는 전생 기억을 연구하는 학자로 소개된 기사였다고 했다. 이들이 말하는 내용 중에는 전생에 살던 집 주소, 당시 알던 사람들의 이름 등 구체적인 내용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전생의 대상자를 특정해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고 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스티븐슨 박사가 한두 명의 사례들만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 2000명이 넘는 아이들을 연구했다는 점이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스티븐슨 박사 역시 제정신이 아닌 사람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다 권위 있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가 여럿 소개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한 논문은 스티븐슨 박사가 “(환생 이외의) 다른 방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증거를 수집했다”고 소개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환생을 취재하기 위해 서점 등을 자주 찾으며 이와 관련된 책을 여럿 구했지만 스티븐슨 박사의 책은 보이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러다 스티븐슨 박사의 책 한 권을 인근 도서관에서 어렵게 찾았다고 했다. 와이스 박사의 연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구체적인 내용, 전생의 대상자에 대한 사실 검증 절차 등이 포함돼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또한 아이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어야 하는 전생 대상자에 대한 기억이 신경 쓰였다고 했다.


그는 한 환자에 대한 최면 치료를 바탕으로 쓴 글이 전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어떻게 수백 명 이상의 검증 사례들이 담긴 책을 찾는데 도서관에서만 하루가 꼬박 걸릴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고 했다. 그는 왜 이언 스티븐슨이 아니라 브라이언 와이스를 취재하고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에 대한 슈로더 기자의 본격적인 취재는 이로부터 10년 뒤에 이뤄졌다. 계속해서 슈로더의 취재 과정을 소개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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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9, 04: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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