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연구의 달성 목표는 ‘세계평화’라는 스티븐슨 박사
美 베테랑 기자와 80세 老학자의 前生 추적 동행기(2) - “수학을 제외하고는 과학이라는 학문에 입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례 중 최소 일부는 환생이 최선의 설명이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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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진지하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쟁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1988년에 접하게 된 슈로더 기자는 이후 몇 년간에 걸쳐 이언 스티븐슨 박사가 걸어온 길과 그의 연구 결과를 검토했다. 스티븐슨 박사가 1943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대학교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사실, 내과의사 과정을 밟고 생화학을 연구했다는 점, 그러다 결국엔 정신의학을 전공으로 하게 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스티븐슨 박사는 1957년 39세의 나이로 버지니아대학교 의대 정신과 과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게 된 인물이라는 점도 파악했다. 높은 위치에 올랐던 그가 환생이라는 개념을 연구하기 위해 행정업무의 부담이 있는 정신과 과장 자리를 내려놓고 연구에만 집중하기로 했다는 것 역시 알게 됐다.


슈로더 기자는 여러 권위 있는 학술지에 스티븐슨 박사의 이름이 소개된 것을 확인했다. 여러 학자들이 저마다 환생이라는 개념을 연구하고 있는데 사실상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어떤 학자는 스티븐슨 박사를 천동설(天動說)을 믿던 시기에 지동설(地動說)을 주장해 이단으로 몰린 갈릴레오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슈로더는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에 반박하는 논문들도 확인했다. 어떤 저명한 학자는 아이들이 환생을 해 전생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특정한 초감각적인 능력이 있어, 평범하게는 알 수 없는 일을 알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슈로더 기자가 여러 논문을 읽고 난 뒤 내린 결론은 학자들이 이런 현상을 설명할 이유로 환생, 아니면 예지력을 꼽는 것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슈로더 기자는 1996년 봄, 스티븐슨 박사에게 연락해 보기로 했다. 1988년 취재 당시 갖고 있던 스티븐슨 박사의 버지니아대학 사무실 전화번호였다. 이미 은퇴한 뒤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를 하던 슈로더의 생각과는 달리 스티븐슨 박사가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슈로더는 그에게 과거 취재차 연락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지금도 계속 해당 분야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인터뷰 등으로 인해 작업에 차질이 생기게 할 수는 없다며 사실상 취재를 거절했다고 한다.


슈로더는 전화를 끊은 뒤 스티븐슨 박사에게 편지를 보냈다.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관찰하고 싶다고 했다. 최면 방식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환생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는데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를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슈로더의 예상과는 달리 스티븐슨 박사는 답장을 했다. 1996년 연말이 되면 시간적 여유가 생길 수 있으니 그때 다시 연락을 하라는 것이었다. 슈로더는 그해 12월 다시 한 번 편지를 썼고 그렇게 그는 스티븐슨 박사와 직접 만나는 약속을 잡게 됐다.


1997년 1월 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가 근무하는 버지니아대학 연구소를 찾아갔다. 그의 연구실은 각종 서류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고 한다. 그가 지난 40여 년간 동료들과 함께 2500건 이상의 환생 사례들을 조사한 내용의 자료들이었다. 서류들 위에는 빨간색과 검은색, 하얀색으로 된 핀이 꽂혀 있었다고 한다. 빨간색은 ‘재탄생 사례’, 검은색은 ‘임사체험 사례’, 하얀색은 ‘유령 사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를 만난 뒤 다음과 같은 첫 질문을 던졌다.


“달성하려고 하시는 게 무엇입니까?”


스티븐슨 박사는 먹고 있던 햄 샌드위치를 삼키면서, “세계평화”라고 답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그는 말을 이어갔다. “나는 꽤 진지하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쟁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다.”


슈로더 기자는 그가 예상했던 답변과는 전혀 달라 놀랐었다고 했다. 그는 스티븐슨 박사에게 “진행한 연구를 통해 환생이 입증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스티븐슨 박사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나는 수학을 제외하고는 과학이라는 학문에 입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례들 중 최소 일부의 경우는 환생이라는 것이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설명이다. 인상 깊은 증거들이 쌓이고 있고 계속해서 강력해지고 있다. 나는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한다면 증거를 토대로 해서 환생을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슈로더 기자는 환생을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주장 중 하나를 언급했다고 한다. “모든 증거가 환생을 가리킨다는 주장 중 불편한 점은 인구수가 지난 수 세기에 걸쳐 폭발적으로 급증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모든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환생을 한다고 가정하면 인구수 역시 일정하게 유지돼야 할 텐데 인구수 증가 추세는 그렇지 않다는 논리였다. 그는 그렇다면 누군가는 환생하고, 누군가는 환생하지 못하고, 누군가는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스티븐슨 박사는 잠깐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이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영혼이라는 것이 다른 행성에서 오고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현재 우주에는 수십억 개의 행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사람은 영혼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분석들과 관련해서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


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가 지금까지 발표된 그의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증거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더더욱 스티븐슨 박사의 사례 검증 현장에 동행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제3자인 기자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례들은 물론, 스티븐슨 박사의 검증 과정을 검증해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를 통해 연구의 신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스티븐슨 박사를 설득했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스티븐슨 박사는 은퇴를 앞두고 있었고 현장 검증 일정 역시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해외 출장은 두 건이 남아있었는데 이 역시도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조력자는 물론, 사례 당사자들과의 약속을 잡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슈로더는 계속해서 스티븐슨 박사를 설득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슈로더 기자의 동행 요구에 가타부타 말이 없었고 그렇게 이들의 첫 만남은 끝났다.


슈로더는 스티븐슨 박사의 연락을 기다리며 계속해서 환생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를 찾아봤다고 했다. 그러다 스티븐슨의 연구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을 찾게 됐다고 한다. 이 책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철학과 교수 폴 에드워드가 쓴 것이었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은 《환생: 핵심 분석(Reincarnation: A Critical Examination)》이었는데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 모두를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슈로더 기자는 에드워드가 나름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스티븐슨의 증거 자료를 반박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에드워드 역시도 그만의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일례로 에드워드는 ‘환생이라는 개념 자체가 황당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단순히 무시해버릴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에드워드는 스티븐슨 박사의 조력자들, 그리고 그의 연구를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사람들 중 스티븐슨의 결론을 되풀이하는 성향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스티븐슨의 의뢰를 받았거나 그로부터 돈을 지원받아 연구를 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에드워드는 스티븐슨의 사례를 보면 타당한 것 같지만 면밀히 검토해보면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드워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이 둘 중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되는가? 하나,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산모(産母)의 자궁으로 들어간다. 이 아이가 죽은 전생 대상자의 뇌가 오래 전에 사망했음에도 특정 기억을 떠올려낸다. 둘, 스티븐슨 사례의 아이들, 부모, 혹은 다른 증인이나 정보원들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혹은 이들이 취약한 기억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해 거짓 주장과 잘못된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슈로더 기자는 에드워드의 목적은 스티븐슨 박사가 증거를 수집한 것은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그의 주장 자체를 황당한 이야기로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슈로더는 에드워드의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만약 스티븐슨 사례들 모두가 왜곡된 기억이나 거짓말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환생의 증거일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도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드워드는 그의 책에서 스티븐슨 박사가 계속해서 더 나은 사례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계속 더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달리 해석하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에드워드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원리에 위배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논의하는 것은 시간 낭비하는 것이 된다는 주장이다.


슈로더 기자는 환생이라는 개념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제3자인 기자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를 취재하는 것마저도 허용될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이를 반박했을 시 그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기약 없이 스티븐슨 박사의 연락을 계속 기다리게 된다.


(계속)

[ 2022-05-11, 02:2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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