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자신 무덤을 찾아간 대니얼, “죽음은 두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美 베테랑 기자와 80세 老학자의 前生 추적 동행기(3) - 전생을 기억한다는 아이를 성인이 돼 다시 만나다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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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에게 얼마 후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1997년 가을에 레바논을, 1998년 초에 인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레바논에 대해 생소하던 슈로더는 인터넷을 검색했는데 미 국무부에서 발표한 여행주의보를 찾을 수 있었다. 각종 테러 공격의 위협이 있으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닐 경우에는 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슈로더는 불안한 정세임에도 불구하고 스티븐슨 박사가 왜 꼭 지금 레바논을 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납득하게 됐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지난 16년간 레바논을 방문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그가 과거 연구했던 사례들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레바논에서 발생한 내전(內戰), 그리고 불안한 역내 상황으로 인해 계속해서 출장을 미뤄왔던 것이었다.


슈로더는 스티븐슨 박사의 특징 중 하나는 그가 과거에 사례를 조사할 때 당시 쌓았던 인맥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레바논에는 스티븐슨 박사의 통역사 및 보조 연구원 역할을 맡았던 마지드 아부-이제딘이라는 여성이 있었다. 스티븐슨 박사는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아메리칸대학교에서 교수로 잠시 지냈는데 당시 학생으로 만났던 마지드와 가깝게 지냈다. 마지드의 역량을 알아본 스티븐슨 박사는 그에게 레바논 현장에 남아 연구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20년 동안 교류해온 마지드의 도움으로 이번에 다시 한 번 현장 검증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었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와 슈로더 일행은 베이루트에 도착해 마지드를 만나 이번 출장에서 어떤 일정을 진행할지를 논의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그가 30여 년 전부터 만나온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이 현재 어떻게 커갔는지, 기억은 남아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스티븐슨은 특히 대니얼 지르디라는 이름의 아이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18년 전 만났을 당시 9세였던 대니얼은 그가 25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숨진 라시드 카데기라는 기술공의 환생이라고 주장했었다고 한다.


슈로더는 만남에 앞서 과거에 작성된 스티븐슨 박사의 메모를 통해 대니얼이 어떤 인물인지를 확인했다고 했다. 다른 여러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대니얼이 떠올려낸 전생의 기억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라시드라는 인물의 삶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었으며, 평범하게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로 숨진 인물의 삶이 자신의 전생이었다고 주장한 아이였던 것이다. 슈로더는 이를 읽으며 어린 아이가 판타지에 빠져 떠올려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삶을 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슈로더는 과거의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니얼의 사례에도 취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아이의 가족과 전생 대상자의 가족이 스티븐슨 박사를 만나기 전에 이미 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고 했다. 즉, 스티븐슨 박사가 단순히 아이의 이야기만을 듣고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아이로부터 직접 전생 대상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 등 제3자의 이야기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 퍼즐을 맞춰야 했었던 사례 중 하나였기도 했다.


슈로더는 과거의 기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18년 전인 1979년 스티븐슨 박사의 통역사 마지드가 당시 9세였던 대니얼과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찾았다고 한다. 전생 대상자라고 주장하는 라시드 카데기가 교통사고를 당할 당시의 내용을 묻는 내용이었다.


<마지드: “차에는 몇 명이나 있었니?”
대니얼: “여섯 명.”
마지드: “운전은 누가 했니?”
대니얼: “이브라힘.”
마지드: “너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니?”
대니얼: “네 살 많은 사람.”
마지드: “그를 본 적이 있니?”
대니얼: “아니, 봤다면 죽였을 거야.”
마지드: “학교생활은 어떠니?”
대니얼: “아주 좋다, 나는 수학을 아주 잘한다.”
마지드: “(전생에서는) 어떤 회사에서 일을 했었니?”
대니얼: “(자동차회사인) 닷선(Datsun)이었나? 아, 아니다, 피아트(Fiat)였다!”
마지드: “어디서 일했니?”
대니얼: “베이루트.”
마지드: “사고가 어떻게 발생한 거니?”
대니얼: “차에 있었는데 다른 차 한 대가 빠르게 우리를 추월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브라힘이 차를 돌려 이들을 혼내주려고 갔는데 차가 돌며 부딪히게 됐다. 사람들이 내 옆에 있던 내 친구를 데리고 갔는데 나는 가만히 내버려뒀다. 차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사고 이후 다 차 밖에서 발견됐다. 나는 또 발코니에서 떨어졌던 것도 기억이 난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전부다.”>


슈로더는 계속해서 대니얼이 어렸을 때 했던 이야기를 확인해봤다고 했다. 그가 처음 한 말 중에 하나는 ‘이브라힘’이었고 조금씩 나이가 들수록 교통사고를 당했었다는 이야기를 하더란 것이었다. 하루는 부모가 두 살 반 된 대니얼을 차에 태우고 ‘크파르마타(Kfarmatta)’라는 지역에 소풍을 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대니얼의 가족이 살던 곳과는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다. 차 뒷자리에서 부모의 대화를 듣고 있던 대니얼은 갑자기, “그렇게 발음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명의 발음을 바로잡아줬다고 한다. 아버지가 대니얼에게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묻자, “나는 그곳에서 왔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곳은 카데기 가족이 살던 곳이었다.


얼마 후 대니얼과 그의 어머니는 베이루트 인근에 있는 해변을 차로 지나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대니얼은 눈을 감더니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서는 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서는 “내가 여기서 죽었었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후부터 대니얼은 자신이 과거 카데기라는 인물로 살았던 삶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니얼의 아버지는 처음에는 아이가 환생했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봤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가 하는 말이 신경이 쓰여 그가 살았었다고 하는 마을에 있는 지인들에게 수소문을 했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니얼은 전생 대상자의 이름인 라시드 카데기를 직접 언급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동승자의 이름이 이브라힘이었다는 점,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역, 그의 직업 등을 떠올려냈기 때문에 부모는 이를 토대로 찾아보기로 했다고 한다.


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가 1979년에 진행한 인터뷰 기록을 계속 확인했다. 대니얼의 가족과 카데기의 가족 모두 인터뷰 과정에서, 대니얼이 죽은 라시드 카네기의 누나인 나즈라를 알아봤고 이름을 어떻게 알고서는 이름으로 불렀다고 말했다고 한다.


슈로더는 이런 기록을 보고 놀랍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몇 가지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우선 스티븐슨 박사가 진행한 인터뷰는 대니얼과 카데기의 가족이 만난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슈로더는 이들이 말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슈로더는 대니얼이 과거 일했던 직장의 이름을 처음에는 ‘닷선’이라고 하다가 바로 ‘피아트’로 정정한 것은 무언가 아이가 외부로부터 이렇게 답하도록 훈련을 받은 것 아닌가 판단된다고 했다. 또한 발코니에서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배경 설명이 전혀 없는 점도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그는 대니얼을 직접 만나면 이런 내용을 꼭 직접 묻기로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며칠 후 스티븐슨 박사와 슈로더 기자, 통역을 맡은 마지드는 이제 27세가 된 대니얼의 집을 찾았다. 대니얼은 부인과 얼마 전 태어난 딸, 그리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찾아온 스티븐슨 박사 일행을 위해 문을 열어주며 영어로, “스티븐슨 박사님,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라고 했다고 한다.


슈로더는 대니얼이 미국 서부 시골 마을에 사는 청년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검정색 카우보이 같은 셔츠에 검은색 바지, 하얀 양말을 신고 있었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는 그가 들고 다니던 무거운 가방에서 대니얼의 서류를 찾아 꺼내고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전히 전생에 대한 기억이 나느냐고 묻자 대니얼은, “물론이다”라며 “기억이 거의 다 난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그의 ‘다른 가족’을 한 달에 한두 번은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옆에 앉아 있던 그의 부인은 “나도”라고 하며 씩 웃고서는, “시부모가 두 분씩 있다”고 했다. 대니얼은 그의 전생의 어머니가 지난 달 방문을 했었고 두 살 된 그의 딸을 위한 선물을 가져왔었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가 과거 작성된 대니얼의 기록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는 슈로더에게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을 설명하며 이들이 전생 대상자의 죽음의 원인이 된 일에 공포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말해줬었다고 한다. 대니얼은 전생에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했는데 자동차에 대한 별다른 공포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한다.


대니얼은 스티븐슨 박사가 자동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느냐고 묻자, “카레이싱을 너무 좋아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는 이를 받아 적은 뒤, “사고 당시 차를 누가 운전하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대니얼은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는 식의 표정을 지은 뒤, “이브라힘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리고 나서는 미소를 짓더니, “5년 전 처음으로 그를 만났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브라힘을 만난 것이냐고 묻자, “(전생 대상자인) 라시드의 사촌 아크무드와 함께 라시드가 묻힌 묘지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길이었는데 이브라힘을 알아볼 수 있었다”며 “아크무드에게 ‘이브라힘이네!’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이브라힘을 본 뒤에 느낀 감정이 어땠느냐고 묻자,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슈로더를 쳐다보며 그가 과거 죽은 라시드의 가족을 인터뷰하며 들은 내용을 알려줬다고 한다. 라시드는 죽기 전 지인들에게, “죽고 싶으면 이브라힘이 모는 차에 타라”라고 말하곤 했다는 것이었다.


슈로더는 18년 전 기록에서 대니얼이 교통사고 당시를 묘사한 기록을 다시 떠올려냈다. 그는 이브라힘 때문에 사고가 났으며 이들의 차를 추월하던 차량이 이브라힘을 보고서는 과속을 하고 있다고 혼을 냈다고 말했었다. 이브라힘은 잔소리를 듣고서는 화가 나서 이 차를 다시 따라잡으려고 하다 사고가 났다는 것이었다.


슈로더는 “당시 사고에 대해 기억나는 게 무엇이 있느냐”고 직접 대니얼에게 물었다. 대니얼은 “그 차량은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차였다”며 “나는 이브라힘에게 ‘속도를 낮춰, 과속하지 마’라고 말하고 있었고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것은 내가 땅에 누워 있는 것”이라고 했다.


슈로더는 계속해서 물었다.

“라시드의 묘지에 갔었다고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대니얼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미소를 짓고서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죽음은 무서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슈로더는 그가 대니얼을 만나면 묻고 싶었던 질문으로 이어갔다. 그는 발코니에서 떨어진 적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언제 일어난 일이냐고 물었다. 대니얼은 “라시드에게 생긴 일을 말한 게 아니라 다른 삶에서 있었던 일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라시드는 대니얼이 태어나기 1년 반 전에 사망했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스티븐슨 박사는 삶과 삶 사이에 있는 ‘중간의 삶’을 뜻하는 것 같다고 혼잣말을 했다고 한다.


대니얼은 잠시 옆방에 다녀오겠다며 라시드의 젊을 때 사진 한 장을 들고 돌아왔다. 슈로더는 라시드가 영화배우처럼 미남이었다고 했다. 슈로더는 대니얼에게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너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으냐”고 물었다. 대니얼은 “그렇다”며 “당연하다”고 했다.


대니얼은 고등학교를 마친 뒤 베이르투 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고 했다. 졸업 후에는 계속 회계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스티븐슨 일행은 그의 집을 떠나기 전, 요즘도 자동차와는 궁합이 잘 맞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때 대니얼은 웃으며 ‘자동차를 잘 고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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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지르디는 약 30년 전 교통사고로 숨진 라시드 카데기라는 사진 속 인물이 자신의 전생이라고 했다. (출처: 톰 슈로더 著 Old Souls)

 

슈로더는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대니얼이 마지막으로 한 ‘자동차를 잘 고치지 못한다’고 한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했다. 그는 만약 환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면 라시드 카데기의 삶 중 도대체 어느 정도가 대니얼의 몸으로 되돌아오게 된 것인지 궁금해졌다고 했다. 대니얼은 라시드가 갖고 있는 자동차를 다루는 기술이나 소질이 없어 보였다고 슈로더는 생각했다. 또한 대니얼이 갖고 있는 기억 역시 여러 조각으로 흩어져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라시드의 사진을 보고서는 자신의 사진이라고 말한다는 점, 라시드의 가족과 유대감을 갖고 지낸다는 점 등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어떻게 이브라힘을 알아볼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 역시 대니얼이 5년 전 라시드의 묘지를 찾으러 갔다가 이브라힘을 만났다는 사실을 이날 처음 접했다. 스티븐슨 박사와 슈로더 기자는 당시의 목격자를 찾아보기로 했다.


(계속)

[ 2022-05-13, 04:0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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