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을 믿으면 환생하는 것일 수도…”
美 베테랑 기자와 80세 老학자의 前生 추적 동행기(5) - ‘왜 특정 종교·문화권에서만 환생 사례가 나오느냐’는 풀리지 않는 근본적 의문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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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의 아랍어는 ‘타카무스(takamous)’. 직역하자면 ‘셔츠를 바꿔 입다’라는 뜻이라고 했다.'

다음날 스티븐슨 박사 일행은 전생을 기억한다고 한 대니얼의 어머니 라티페를 찾아갔다. 지난번 대니얼을 인터뷰했을 당시 어머니가 집에 없어 대화를 나누지 못해 다시 한 번 찾아간 것이었다. 스티븐슨 박사 일행은 대니얼이 어렸을 때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했었는지, 전생 대상자로 보이는 라시드 카데기의 가족과 만나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라티페는 “처음 그 집을 찾아갔을 때는 동네가 어떤 곳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갖고 있었다”며 “우리는 큰 길에 차를 세워뒀고 대니얼이 알아서 우리를 그 집으로 데리고 갔다”고 했다. 라티페는 라시드 카데기의 가족으로부터 정확한 주소를 전해듣지 못했었다고 했다. 다만, 카데기의 가족이 사는 곳을 아는 지인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슈로더 기자는 이때 스티븐슨 박사의 표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다고 했다. 지금까지 대니얼의 사례는 두 가족이 만나게 됐을 때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두 가족은 서로 만난 적도 없었고 겹치는 지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아이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사례였다. 하지만 라티페에 따르면 두 가족 사이에 겹치는 지인이 하나 있었다는 것이었다.


라티페는 스티븐슨 박사 등의 우려를 알아차린 듯 해명에 나서기 시작했다. 카데기 가족이 살던 곳 인근에 이웃이 있었는데 이 이웃이 자신의 어머니, 즉 대니얼의 할머니와 친분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데기의 가족과 대니얼의 할머니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대니얼이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는 (할머니와 친분이 있던 카데기의) 이웃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슈로더 기자는, “대니얼이 할머니의 집을 어렸을 때 찾은 적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라티페는 “그렇다”며 “하지만 나는 항상 아이와 함께 있었고 할머니집 인근에 사는 이웃들을 만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슈로더 기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고 했다. 만난 적은 없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리 아이의 주장이 오염됐을 가능성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카데기의 가족 누군가가 대니얼의 할머니에게 라시드 카데기 가족에게 생긴 사고를 전했을 수 있었다. 대니얼이 태어나기 얼마 전 일어난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가족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수 있다. 그리고 할머니 집에 놀러온 대니얼이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은 시늉을 했다고 했을 때, 할머니는 아이에게 운전은 조심히 해야 한다며 전해들은 사고 이야기를 해줬을 수 있다. 할머니는 이런 말을 아이에게 얼마나 구체적으로 했는지 기억할지 모를 수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이런 내용을 대니얼이 계속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었을 수 있다.


슈로더 기자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오염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그랬을 확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두 살 된 아이가 할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해서 그가 했던 것처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운전자의 이름, 사고 원인, 사고 장소, 스웨터를 짜주던 어머니 이야기 등.


스티븐슨 박사는 계속해서 대니얼의 어머니 라티페에게 아이가 특이한 점이 없었는지를 물었다. 어머니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머리 위에 작은 혹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라시드의 부상과 겹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6일이 됐을 때 병원을 찾아가 봤는데 의사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출산 당시 아이가 겪은 압박으로 생긴 자연스러운 혹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약 세 달 후 혹은 사라졌다고 한다.


스티븐슨 박사는 이 혹은 환생의 증거로 사용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출산 과정이 힘들었을 경우 그런 혹이 생기는 일은 자주 있는 일이다”라고 했다.


라티페는 계속해서 아이가 보였던 특이한 행동을 설명했다. 아이는 두 살쯤 됐을 무렵,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더니 “이곳은 내 집이 아니다. 당신은 내 어머니가 아니다. 나는 아버지가 없다. 아버지는 돌아가셨다”라고 했다고 한다. 라티페는 어린 대니얼은 아버지였던 유서프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은 나임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슈로더 기자는 아이가 교통사고를 어떻게 처음 이야기하게 됐는지 물었다.


라티페는 “대니얼은 (전생) 당시 집에서 완두콩을 먹고 있었는데 이브라힘이 집에 찾아와서 바다로 데려갔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브라힘이 과속을 해 속도를 줄이라고 말했으나 이브라힘은 말을 무시했고 결국 차를 통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고 했다. 아이는 “차에서 튕겨져 나갔고 땅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이는 사고 이후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어 부상자들을 구해내는 소리가 들렸다고도 했다. 그런데 “얘는 놔둬라, 이미 죽었다”라고 자신에 대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라티페는 대니얼이 카데기 가족을 알게 된 얼마 후 라시드의 사촌형제인 지하드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지하드와 라시드는 함께 사냥을 즐기는 친한 사이였다. 대니얼이 지하드를 만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때 대니얼은 지하드를 보고서는, “지하드 여기 와있는 거야?”라며 “여전히 사냥용 소총을 갖고 있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라티페는 대니얼의 바로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했었다고 했다.


대니얼은 어린이집에 다닐 당시 선생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라시드 카데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선생 한 명이 라티페에게 연락을 해 자초지종을 물었고, 라티페는 아이가 전생을 기억하는 것 같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말을 지어냈었다고 했다. 그러다 상황이 계속 악화돼 어린이집에 불려가게 됐고 그때 사실을 털어놨다고 말했다.


슈로더 기자는 대니얼이 부모를 부모로 인정하지 않았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느냐고 물었다. 라티페는 화가 난 것은 아니었지만 약간 실망스러웠다고 답했다고 한다. 라티페는 “대니얼이 이런 말을 할 때면 나는 ‘내가 네 엄마야’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그러면 대니얼은 “내 어머니는 (신앙심이 깊어) 머리에 스카프를 착용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라티페는 “나는 스카프를 착용하지 않았지만 내 어머니(대니얼의 할머니)는 스카프를 차고 다녔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대니얼은 내 어머니를 아주 좋아했다”고 했다. 대니얼은 세 살이었을 때, 할머니를 가리키며, “내 엄마가 저 사람 같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슈로더 기자는 라시드의 어머니가 대니얼이 어렸을 때 만들어준 스웨터를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이는 라시드의 어머니가 라시드를 위해 스웨터를 만들다 교통사고 이후 이를 어디에 치워뒀고, 대니얼이 이를 언급하며 다시 만들어서 준 스웨터였다.


라티페는 웃으며, “그 스웨터를 지난 수년간 보관해왔다”며 “하지만 전쟁 중에 베이루트를 떠나야 했고 돌아왔을 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라티페는 카데기의 가족과도 계속 왕래를 하며 지낸다고 했다. 그는 “그 가족을 좋아한다”며 “내 아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의 가족이 누구였는지를 알게 돼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이렇게 슈로더 기자가 동행한, 대니얼에 대한 현장 검증은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슈로더는 스티븐슨 박사 일행과 함께 각국 대사 및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하는 디너파티에 초청을 받아 그곳으로 가게 됐다. 이날 파티는 스티븐슨 박사의 통역을 맡은 마지드의 집에서 열렸고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여럿 참석했다고 한다.


슈로더는 기독교인 정신과의사인 엘리 카람이라는 인물을 파티에서 만났다고 했다. 그는 스티븐슨 박사의 연구에 대한 심층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고 한다. 엘리 카람은 왜 기독교인이 이슬람 드루즈파의 환생 사례에 관심을 갖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인류는 환생의 증거를 확보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있다. 드루즈파는 점점 더 서방세계화 돼가고 있고 세속주의적 사회에 동화되고 있다. 환생이 하나의 미신이라고 입증할 시간은 충분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입증할 시간은 이제 얼마 남아있지 않게 됐다. 만약 이것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 인류는 이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이날 파티에 참석한 또 다른 기독교인인 생태학자 리카르도 하브레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나도 정말 환생이라는 개념을 믿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왜 드루즈파 사이에서 그렇게 많은 사례가 발생했는데 기독교인 중에 그런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내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느냐”고 했다.


엘리 카람은 이 이야기를 듣고, “누가 알겠느냐, 아마 유전자와 관계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슈로더 기자는 스티븐슨 박사에게 왜 지역, 문화별로 차이가 있는 것인지를 물었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이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아마 우리의 믿음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내가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고, 만약 그냥 죽고 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되돌아오지 않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스티븐슨 박사는 와인을 한 입 마시고서는 혼잣말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모든 사람이 미국 아이오와주 같은 곳에서 사례가 나타나기를 바란다”며 “아이오와에도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시하기는 하겠지만 레바논 사례만큼 강력하지가 않다…”고 아쉬워했다.


슈로더는 파티 막바지 무렵 환생에 회의적인 생태학자 리카르도를 다시 한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슈로더는 “당신이 기독교인의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 이야기를 곰곰 생각해봤다”며 “만약 당신이 문화적 믿음이 너무나 강력해 아이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죽은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떠올려내는 망상을 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그 반대의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특정 문화의 믿음은 이런 기억을 떠올려내는 것을 억압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었다. 즉, 환생을 믿는 문화권은 믿음으로 인해 거짓 망상을 떠올려낸다고 가정하자면, 반대로 환생을 믿지 않는 문화권에서는 아예 이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게끔 억압돼 이런 사례가 나타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리카르도는 손사래를 치며 “환생은 그냥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세계인구 관련 회의에 참석했었다고 했다. 당시 한 드루즈파 교인에게, “만약 우리 모두가 전생으로부터 환생한 것이라면 인구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이 사람이 내게 뭐라고 말했는지 아느냐”며 “인구 증가는 없고 인구수는 계속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내게 말했다”고 했다. 그는 비웃으며, “어떻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느냐”고 했다. 리카르도는 드루즈파 교인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더 이상 대화를 나눌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파티가 끝난 다음날 슈로더는 마지드에게 환생이 아랍어로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마지드는 ‘타카무스(takamous)’라고 답했다. 이는 직역하자면 ‘셔츠를 바꿔 입다’라는 뜻이라고 했다. 마지드는 “드루즈파는 인간의 육체라는 것은 영혼을 위한 단순한 옷가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환생을 하게 되면 이는 옷을 갈아입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드는 환생을 일반적으로 번역하면 타카무스가 되지만 누군가 진짜 환생했다는 것을 의미할 때는 다른 표현을 쓴다고 했다. 남자가 환생했을 때는 ‘나티크(natiq)’, 여자가 환생했을 때는 ‘나타크(nataq)’라는 표현을 쓴다고 했다. 마지드는 “‘지난 세대(previous generation)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계속)

[ 2022-05-15, 00:0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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