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골기자의 한국전 평가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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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월남전 취재기자로서 월남과 미국 지도부를 혹독하게 비판하여 반전(反戰)기자로 유명하였던 데이비드 핼버스탐은 교통사고로 죽기 직전 완성한, 한국전을 다룬《가장 추운 겨울》의 결론 부분에서 한국의 전후(戰後) 발전에 대하여 최상급의 찬사를 보낸다. 읽고 있기가 민망할 정도의 칭찬인데 물론 사실과 부합한다.
   그는 한국의 발전은 마셜 플랜에 의한 유럽의 부흥보다 더한 성공이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유럽을 재건하기 위한 미국의 경제원조는 독일, 프랑스 등 이미 산업적 전통의 기반이 있는 나라에 준 것이었다. 한국은 정치적, 문화적, 산업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더구나 전란(戰亂)으로 폐허가 된 가운데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였기에 더욱 빛난다는 것이다.
   그는 개화기에 한국에 온 선교사들이 한국인의 잠재력을 간파한 점에 주목하였다. 교육에 대한 유교적 존중심, 잘 살아 보려는 열망, 제한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 그리고 일본인에 못지않은 근로 윤리. 하지만 이런 잠재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제약으로 구현될 수가 없었다. 해방과 전쟁으로 미국이 한반도에 등장함으로써 이 숙명이 깨진다.
   한국을 괴롭혔던 주변 국가와 미국은 달랐다.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한국에 대한 무지(無知)였다. 오히려 이 점이 도움이 되었다고 핼버스탐은 평한다. 미국은 한국 땅에서 기꺼이 자국(自國)의 아들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지만 정복자로 온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지도하에서 한국은 처음엔 군사적으로, 다음엔 기술적으로, 그 다음엔 산업적으로 근대화되기 시작하다가 민주화까지 이르게 되었다.
   핼버스탐은 한국전을 계기로 커진 장교단이 이런 놀라운 속도감으로 전개된, 혁명과 진화가 혼합된 한국형 근대화의 주체세력이었음을 높게 평가한다. 미국의 웨스트포인트를 본 딴 한국의 사관학교 교육이 젊은이들을 모아서 능력 위주로 가르치고, 사회적 제약을 돌파할 수 있는 개혁 세력으로 키워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장교단이 새롭고 현대화된 사회를 만들어낸 요람이었다고 했다. 어떤 의미에선 새로운 한국을 이끌 새로운 계급이기도 하였다.
  
  
   “장교단이 근대화 개혁의 주체 세력”
  
   그들은 먼저 군대를 개혁하였다. 그들을 가르친 미국 장교들의 영향이 컸다. 한국군 장교단은 계급사회 속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개인적 자유를 누렸다. 그들은 교육, 사회, 경제, 그리고 정치를 근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에서 최초의 결정적 발자국을 내디뎠다는 것이다. 장교단 주도의 근대화는 한국인들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도록 하였으며 이를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가 밀어주었다. 핼버스탐은 한국의 근대화는 일본의 근대화보다도 더 큰 성공이라고 평한다. 일본의 성공엔 전례(前例)가 있었지만 한국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1960, 70년대 한국의 발전은 역경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위대한 교훈을 남긴 경이로운 인간 드라마>라고 표현하였다. 한국 현대사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 빨라 위대한 지도자 이승만(李承晩)까지 퇴장시키고 달려갔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은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李 박사를 존경하지만 역사가 그를 무너뜨린 것이다. 그런 사태 발전을 지켜본 나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핼버스탐은 한국의 민주화에 끼친 미국의 영향 중 하나를 이렇게 소개하였다.
   “미국에 유학 간 한국 학생들은 충성스러운 시민이 되는 것과 자유를 누리는 것은 모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조국에 충성하면서도 정부를 비판할 수 있다는 점을 배운 것이다.”
   19세기에 조선에 온 선교사들이 감지(感知)할 수 있었던 한국인의 장점들-어려운 일을 해내는 능력, 엄청난 규율,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거국적(擧國的) 차원에서 폭발하면서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대세(大勢)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눈부신 발전으로부터 득을 본 이들이 바로 미국의 한국전 참전자였다. 한국을 찾은 그들은 자신들이 싸워서 지켜준 나라의 발전에 놀라면서 자랑스러워졌을 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감사에 감동하였다. 미국에서 받아본 적이 없는 감사를 한국에서 확인하였으니.
  
  
  
[ 2022-09-14, 17: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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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丁     2022-09-14 오후 7:43
내가 軍部정권 출현을 기다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 민주주의 체제가 최선은 아니다. 나라마다 국민 수준에 걸맞는 정치체제가 있다. 러시아는 푸틴, 중공은 습근평같은 독재 체제, 우리나라는 박정희,전두환 같은 장군 출신 대통령 통치가 최적이다. 이런 將軍 또 안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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