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자존망대의 극치 김정일
金鎭炫 회고록을 읽고: 한 경계인의 ‘대한민국 현대사 紀行’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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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日의 자존망대 안하무인
 

2000년 8월 12일 방북 언론사 사장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과 만났다. 오른쪽 끝이 김진현 전 장관. 사진=김진현

  2000년 6월 김대중-김정일 평양회담 직후인 8월 12일에 있었던 언론사 대표들의 방북(訪北) 비화는 충격적이다. 저자는 《문화일보》 회장으로 평양에 갔는데 기괴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썼다. 김정일의 정식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하였으니 공식 오찬에서 환영사 같은 게 있을 줄 알았다고 한다. 김용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선전부장이 환영사를 했고 이어서 최학래 《한겨레》 사장이 방북언론사장단을 대표하여 답사를 읽었다. 그런데 김정일은 시종일관, 환영사를 하는 김용순이나 답사하는 최 사장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듣지도 않았다. 옆자리에 있는 박권상 KBS 사장 또는 다른 사람과 계속 떠들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이 열심히 답사를 읽다가 힐끔힐끔 김정일을 보더니 끝냈다.
 
  〈헤드테이블에 앉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등도 최 사장의 말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김정일의 입술에만 눈과 귀가 쏠렸다. 내 옆자리에 있는 강능수에게 말을 걸어도 나한텐 눈도 안 주고 건성으로 “네, 네” 할 뿐, 그도 입술만 보고 있었다. 최 사장은 “역사적인 기록이라 생각해서 새벽까지 답사 원고를 다듬었는데…” 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하무인 자존망대의 극치였다.〉
 
  방북 언론사 대표단은 8월 12일 낮 12시부터 3시30분까지 평양시 중구 목란관에서 김정일과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눴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방북 언론사 대표단 56명 전원이 참석했다. 접견실에서 김정일과 약 20분간 잡담을 했다는데 대화록을 검색하여 읽어보니 저자가 말한 자존망대의 극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정일, “北 언론, 정확성에서 우리가 훨씬 정확”
 
  “남쪽 신문은 쭉 보다가 8년 전부터 눈이 나빠져 지금은 잘 안 봅니다. 섭섭한 게 많지만 이젠 나무라지도 않겠습니다. 6·15선언 이후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본의 아니게 그랬을 것입니다. 보도 경쟁에서 북쪽 언론이 질 수 있으나 정확성에 관해서는 남쪽 언론 못지않습니다. 우리가 훨씬 정확합니다.”
 
  “우리는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 로켓을 개발 중에 있는데 미국은 자꾸 자기들과 전쟁한다고 우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로켓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로켓 한 발에 2억, 3억 달러가 들어가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주면,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가 개발을 안 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위성 발사는 과학 목적으로 하는데 1년에 두세 번 하면 한 9억 달러 들어갑니다. 로켓을 개발해서 대륙 간 탄도탄을 만들어 두세 발로 미국을 공격하면 우리가 미국을 이깁니까? 그런데도 미국은 이것으로 트집을 잡고 있습니다.”
 
  “우리 군대가 전쟁 때 낙동강까지 갔었는데 집집마다 동아리에 막걸리가 있어서 두세 사발씩 먹고 비리비리하는 바람에 전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주영 영감이 막걸리를 30가지나 보내와서 조금씩 먹어봤는데 그 가운데 아주 맛 좋은 게 있어서 ‘이게 제일 맛있더라’고 알려주니까 정 회장이 포천 막걸리라고 대답하면서 어떻게 알아냈느냐며 깜짝 놀랍디다.”
 
  “박정희 평가는 후세가 해야지. 동참자가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때 그 환경에서는 유신이고 뭐고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위 민주화도 무정부적 민주화는 곤란합니다.”
 
  “북남 합쳐봤자 인구가 1억도 안 되는데 그럴수록 명예를 중히 해야지요. 대국에 비굴하거나 아첨하면 절대 안 됩니다. 남쪽의 경제 기술과 북쪽의 정신을 합작하면 강대국이 됩니다.”
 
  “내 힘의 원천으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가 모두가 일심단결하는 일이고 두 번째가 군력입니다. 외국과 잘 되어도 군력이 있어야 하고 친해도 군력을 가져가야 합니다.”

 

(계속)

 

[ 2022-10-05, 09: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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