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음모론에 집단적으로 넘어간 교수들!

李知映(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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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리 판단력, 합리적·이성적 사고력이 ‘가방끈’ 길이에 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이하 정교모)’은 대중의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데 일조한 지식인 단체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후 소위 ‘조국 사태’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던 2019년 10월, 정교모는 조국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국내외 전현직 교수 6214명의 서명과 시국선언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했다. 지금껏 좌파 성향 교수들의 집단행동은 여러 차례 있어 왔지만 우파 친화적 대규모 교수 단체의 대두는 이례적 현상이었기 때문에 반향이 컸다.


정교모는 상식과 정의와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교수라는 직업적 평안과 영예에 안주하고 집착한 결과 때문이라는 부끄러움, 미래 세대가 문명과 이성 가운데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감으로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훌륭한 취지에 걸맞게 정교모는 문재인 정권 내내 각종 사회 현안마다 성명서 및 논평을 발표하며 존재감을 심어줬다. 


현재 보수 우파를 분열시킨 ‘부정선거론’은 2020년 4월15일 총선이 미래통합당(現국민의힘)의 참패로 마무리되면서 촉발됐다. 보수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예측과 다른 결과를 믿고 싶지 않아 했고 이들의 실망과 분노는 ‘부정선거론’으로 이어졌다. 선거에 책임 있던 자는 면피를 목적으로, 일부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위해 부정선거론을 확대 재생산했다. 4월22일 중앙선관위가 각종 선거 부정 음모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놓았지만, 음모론을 믿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변명과 발뺌’으로 치부됐다.


정교모도 이에 합세했다. 2020년 4월30일, 정교모는 “선거 의혹, ‘국민주권 원칙’에 근거하여 신속하고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성명서를 내고 <사전투표 결과를 놓고 통계전문가들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는 이례적 결과가 나왔고, 이로 인해 국민적 의혹 제기가 분출하고 있다>면서 <사전투표 결과를 집계하는 전자집계기 프로그램을 집권 여당에 유리하게 조작했을 가능성이 구체적 분석 자료와 함께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교모는 이후 지속적으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 “부정선거 의혹 털지 않으면, 백 명의 윤미향, 백 명의 조국도 막을 수 없다!(2020.5.22.)” “검찰은 부정선거 공익제보자에 대해 즉시 불구속 수사로 전환하고, 그 예우를 보장함으로써 부정선거 의혹 해소에 노력하라(2020.7.7.) “공직선거 관리제도의 문제점과 개혁방안(2021.5.20.)” “근본적 개혁 없는 미봉책 선거법 개정으로 역사적인 3·9 대선을 치러서는 안 된다(2022.2.6.)” “사전투표 부정의혹에 대한 선관위의 책임, 국민이 물어야 한다(2022.3.6.)” 등 일곱 차례의 성명서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사전투표 폐지/축소를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요구한다.


<부정선거 의혹에 관하여 무시할 수 없는 여러 증거와 정황이 시민사회로부터 나오고>  

<사전선거 결과의 통계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정도의 인위적 조작 가능성이 나타났고, 전자 투개표 제도 관련 의혹은 여러 증거에 의해 합리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어서 대대적인 제도개혁이 절실하다>

<중앙선관위는 변명과 발뺌에서 벗어나 선거부정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증거보전 등에 협조하며, 사전투표 폐지 내지 대폭 축소를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2021년 3월26일 문재인 정부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사전투표와 우편투표 제도를 보완했지만 정교모는 만족하지 않았다.


<선거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기했던 부정선거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사전투표제와 전자개표제의 폐기라는 조치까지 포함한 근본적 선거제도 개혁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이들은 2022년 3월9일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는데도 “공직선거, 법에 정한 대로 관리하라!(2022.3.25.)”라는 성명서를 발표, 사전투표가 ‘디지털 선거부정’(QR코드, 개표 전산 조작 등)에 노출되어 있다며 음모론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3·9 대선의 투·개표 과정에서도 4·15총선 과정을 거치면서 제기된 ‘불법·부정·관리부실’을 그대로 재현된 상황이다. …사전투표제는 전자개표제도와 연계되어 국민적 감시의 눈을 피한 대량 조작의 통로로 활용되어 ‘디지털 선거부정’에 노출된 채로 운영되었다>


통상 ‘대학교수’라 하면 박사학위 소지자로 간주된다. 배울 만큼 배운 정도가 아니라 지나치게 배운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왜 음모론에 빠지게 되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영국 켄트대 심리학자 알렉산드라 시초카 교수의 연구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시초카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애가 지나친 사람(나르시시즘)일수록 음모론을 더 잘 믿는데, 이 나르시시즘이 ‘나는 남들보다 특별하고 우월하다’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어 ‘내가 잘못해서 안 된 게 아니라 나를 방해하는 존재 때문에 잘 안된 것’이란 책임 회피의 수단으로 음모론이 이용된다는 것이다. 즉, 우월감이 높을수록 음모론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음모론 자체가 남들은 알지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다는 우월감이 기저에 깔려 있고 음모론자들은 그 ‘진실’을 모르는 자들을 가르쳐 일깨우겠다는 경향이 있는 만큼 교수들이 음모론에 빠지는 것도 일견 수긍이 간다.

 

 

[ 2022-11-17, 12: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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