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도 미신 믿나?” 北 주민들, 잠수함 샴페인 진수식 조롱
"당국은 어부들이 배의 안전 항해를 위해 제를 지내고 술을 뿌리는 간단한 의식도 미신 행위로 규정해 통제, 단속해 왔다"

RFA(자유아시아방송)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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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9월 6일 열린 북한의 새 잠수함 진수식에서 최선희 외무상은 선체에 술병을 부딪쳐 깨뜨렸습니다. 안전 항해를 바라는 서구식 의식인데, 이를 두고 북한 주민들은 당국의 이중적 행태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9월 6일, 김정은 총비서의 참석 하에 진행된 잠수함 진수식에서 최선희 외무상이 함선 선체에 술병을 부딪쳐 깨뜨리는 장면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함선의 안전 항해를 바라는 서구의 전통에 근거한 의식이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생소한 장면입니다. 주민들 속에서는 새 잠수함보다 이 장면이 더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선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잠수함 진수식이 사람들의 말밥에 오르고 있다”며 “당국이 엄하게 통제하고 처벌하는 미신에 따른 의식이 김정은이 참가한 잠수함 진수식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잠수함 진수식에서 여성 외무상이 앞에 나와 술병을 선체에 부딪쳐 깨뜨리는 모습에 모두가 놀랐다”며 “당국은 어부들이 배의 안전 항해를 위해 제를 지내고 술을 뿌리는 간단한 의식도 미신 행위로 규정해 그동안 통제, 단속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배의 첫 출항을 앞두고 어부들이 하는 의식이나 잠수함 진수식에서 진행된 의식은 모두 배가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기원하는 의미”라며 “당국이 미신 행위로 통제하는 의식이 김정은 앞에서 진행되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는 어부들이 어선을 새로 만들거나 수리를 한 후, 또는 매년 첫 출항을 하기 전에 돼지머리를 비롯한 간단한 음식을 차려 제를 지내고 술을 뿌리는 의식을 합니다. 과거부터 어부들 사이에 이어져 온 풍습으로 보통 ‘고수레’라고 부르는데, 북한 당국은 이를 미신 행위라며 통제해 왔고 어부들은 단속을 피해 밤이나 이른 새벽에 몰래 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사주, 점 또는 운풀이, 고수레 같은 액막이를 모두 비사회주의적인 미신 행위로 규정해 왔다”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12월)이 나온 뒤 미신 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더욱 강화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형법 제256조는 단순 미신 행위를 한 경우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하며 미신 행위로 엄중한 결과를 일으킨 경우(간단히 점을 본 것과 같은 단순 미신 행위보다 더 깊이 있는 미신행위) 3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미신 행위의 정상이 무거운 경우(더 심각하거나 주변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준 미신 행위) 3년 이상 7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신 행위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처벌 대상으로 단정하지 않았으나 북한 당국은 미신 행위 자체를 외부에서 유입된 반동사상문화로 규정해왔습니다.
  
  소식통은 잠수함 진수식 보도가 나간 이후 “어민들과 주민들은 앞으로 첫 출항을 앞두고 고수레를 몰래 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당국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많은 사람이 새 잠수함 진수식 때 여성인 외무상이 술병을 배에 부딪쳐 깨뜨리는 장면에 놀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어부들이 첫출항을 앞두고 제를 지내고 술 뿌리는 것을 당국은 미신 행위로 통제해왔는데 잠수함 진수식에서는 김정은이 보는 앞에서 미신 행위가 행해졌으니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전에 무역 짐배(상선)나 군함을 진수할 때도 배의 무사 운항을 비는 의식이 진행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배의 진수를 앞두고 술병을 배에 부딪쳐 깨는 모습이 텔레비죤과 신문에 나온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주민들에게 미신을 믿지 말라, 미신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잠수함 진수식에서 비슷한 행위를 한 것은 심히 모순된다”며 그러기에 “사람들이 ‘장군님도 미신을 믿나?’, ‘장군님 앞에서 미신 행위를 해도 되는가’라며 당국을 조롱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2023-09-13, 07:0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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