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예비선거 실시에 복수 후보…비밀 투표 실시
北 11.26 지방선거 둘러싼 대이변(1) “태어나 처음으로 비밀투표를 경험했다”…'100% 찬성 강요'에 미약한 변화

강지원·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11월 26일에 북한에서 4년에 한 번 지방선거, 즉 도, 직할시, 시, 구역, 군의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그 후보자를 뽑는 예비선거가 4일 각지에서 실시됐는데, 두 후보자 중에서 고르는 무기명 비밀투표였다.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26일 선거를 앞두고 국내는 엄계 태세에 들어갔다. 선거를 둘러싼 '이변'에 대해 2회에 걸쳐 보고한다.
  
  ◆ 2명 입후보시켜 처음으로 비밀투표
  북한의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당국이 지명한 단 한 명의 후보에 대해 거의 100% 투표율로 100% 찬성이 상투적인, 이른바 '강제선거'였다. 그러나 이번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아마도 북한 사상 처음으로 복수 후보자 중 한 명을 선택하는 예비선거가 각지에서 실시됐다. 양강도와 함경북도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가 확인해 전해왔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예비선거가 치러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지만, 11월 24일 시점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강도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예비선거일은 11월 4일이었다. 당국은 두 사람을 후보자로 추천하고 그중 한 명을 뽑도록 독촉하며 비밀투표가 치러졌다. 당일 상황을 협력자 A 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침에 유권자회의가 있었는데, 도에서 추천한 두 명 중 선택해 투표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복수 후보는) 처음 있는 일이다. 동사무소에 설치된 선거투표소에, 당일이 되자 후보자의 경력과 수훈력이 적힌 종이가 나붙었다.
  
  우리 동네에서 위에서 추천된 후보자는 남성 두 명이고, 한 명은 〇〇의 B 소장, 다른 한 명은 〇〇의 C 지배인이었다. 한 명을 고르라는 지시였는데 과거에 (물자를) 빼돌려서 문제가 됐던 B는 떨어졌다."
  ※ 후보자에 관한 정보는 협력자의 안전을 위해 숨긴다.
  
  4일에 열린 예비선거에 '당선'된 후보자는, 26일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기존대로 당국이 추천하는 유일한 후보로 선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 미 RFA도 이례적 선거를 보도
  4일에 있었던 예비선거에 관해서는 미국 RFA(자유아시아방송)가 11월 7일부터 연속 공개한 기사에서,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상세하게 보고한 바 있다. 개요는 전술한 아시아프레스 협력자의 보고와 같다.
  
  RFA의 기사에서는, 혜산시의 한 동에서는 1979년생인 양정사무소 지배인과 73년생 식당 경리담당자가 후보자가 됐고, 전자에 70% 이상의 찬성표가 모였다고 한다. 후보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투표용지에는 두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반드시 그중 한 명에게 동그라미를 치도록 지시받았다고 한다.
  
  ※양정사무소란 지방정부 산하 기관으로, 식량의 전매소와 배급을 관할하는 기관이다. 주민의 생활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식량 공급이 좋아지리라 기대하고 투표했을 것이라고 RFA는 '당선' 이유를 적고 있다.
  
  ◆ 신임인 당, 기관의 하급 간부 선발에도 투표 실시해
  “태어나 처음으로 비밀투표를 경험했다”라는 A 씨에게, 이례적 방법을 채택한 이번 선거의 배경에 관해 물었다. 선거는 아니지만, 기업이나 기관에서 신임 간부를 뽑는 무기명 투표가 작년부터 많이 실시됐다고 A 씨는 말한다.
  
  "두 명 중에서 뽑아 투표하는 선거는 처음이지만, 득별히 놀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작년(2022년)부터 단위(조직이나 기관)에 문제가 생기거나 책임자 업무에 비리가 있거나 하면 곧 다른 사람으로 바꾸게 됐는데, 그때 투표를 여러 번 했기 때문이다. 단, 이번에는 대의원 선거라서,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떨까 하는 관점은 사람들에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간부에게 어려운 세상이 됐다. 예전처럼 뇌물을 받는 한편으로 주민을 호통쳐서는 간부의 일을 할 수가 없다. 항상 앞장설 것을 요구받는다. 특히 당 간부는 매일 아침부터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
  
  간부에 문제가 있다고 간주되면, 생활총화(주 1회 모든 조직에서 열리는 반성회) 때 그 간부를 고발하는 신소, 투서 내용이 공개된다. 그에 따라 해임이나 '혁명화'를 선고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기명 투표로 새롭게 2~3명을 간부에게 추천하는 투표를 실시한다. 그 후 해당자의 신원조회나 조사를 거쳐 선정된다.”
  
  ※ 각 직장이나 조직 등에는 몇 년 전부터 간부의 비리나 범죄, 문제 행동을 호소할 수 있는 신고함이 설치돼 무기명으로 투서할 수 있게 됐다. '혁명화'란 강제노동과 사상학습을 통해 잘못을 교정시키는, 노동당에 의한 처벌. 형사처벌이 아니다.
  
  ◆ 주민들의 반응은?
  "기업의 직장장이나 기관 책임자라도, 문제가 생기면 똑같이 새로운 인선을 투표로 하게 됐다. 하지만 상부가 아무것도 해주는 게 없는데 (직장이나 조직이) 잘 안되면 간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는 똑같다. 상부가 마음대로 간부를 뽑으면 주민들은 상부에 대해 불만을 표하니까, '너희들이 뽑은 간부니까 말을 잘 들어라'라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해임돼 (새로운) 간부를 선발할 때도, 그 사람의 충성심, 과거 이력, 훈장, 성과를 보여주고 무기명 투표해서 찬성, 반대하게 한다. 또한 과거의 법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제도가 생겨, 상부가 고른 인원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 대의원 선거는 단순히 두 명을 (선거)당일 보여주고 투표하라고 했을 뿐이다. 어차피 대의원이란 게 손을 들었다 놨다 할 뿐인 로봇 같은 거라서, 대의원 선거보다는 직장에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 편이 중요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8월 31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30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법의 개정을 채택했다. 이때 지방선거에서 복수 후보자 중 투표로 선발하는 것이 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2023-11-25, 00: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