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정보관리원 한층 불났다고…대한민국 행정 마비됐다》
1. 저러고 보면 김정은의 고함 하나에 국가 기능이 마비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불은 누구나가 끄려 하지만 김정은이의 위무(威武)가 보이면 끄기는커녕 우리 안에서 책응(策應)하고 기름 던질 자가 나올 테니 하루아침의 해장거리나 될는지 모르겠다. 이 판에 군인에게 사격 훈련을 시키지 말자는 자도 있다. 망국의 기차는 출발했다.
혹 사직위허(社稷爲墟)가 현실화 되면 또 ‘의병’과 ‘죽창’을 들먹이며 애국자연하겠지. 의병은 민간이 하는 일이고 죽창은 맨손이 하는 말이다. 50만 관병 지휘자가 얼마나 경략(經略)하지 못했으면 관병이 없어서 의병을 주문하고 죽창을 외쳤을까. 민간은 전장에 나갈 의무가 없다. 그런데도 의병을 요구했으니 죽으러 나가라는 말이 아닌가. 관봉권을 쓴 자가 남의 목숨도 쓰려 했나? 무능하고 뻔뻔한 자가 비록 많았으나 문과 같이 극심한 자는 아직 없다. 나 같은 사람은 칼을 물고 엎어졌을 것이다.
되돌아보면 우리는 잘살면 안 되는 민족인가 보다. 이전처럼 배가 고팠다면 문 씨를 그냥 놔두고, 이재명이가 당선되고, 조국이가 의원을 하고, 정동영이 장관을 하는 일은 있지 않을 것이다. 등 따습고 배 부르니 누가 무슨 짓을 하든 말든 내 밥의 콩만 안 빼먹으면 괜찮다는 인식이 상식화됐고, 민주주의는 매장해 버렸고, 애국혼은 기억에도 없다. 아. 80년 검찰이 사라지는구나. 나머지 정부기관은 보나마나다. 이래도 도복(屠腹.할복하여 자살함)하는 정치인 하나 없고 검사 하나 없다. 가진 것이 많기 때문이다.
2. 어제밤 술집에서 TV에 나오는 윤석열을 보았다. 취기(醉氣)에 나도 몰래 감창(感愴)됐던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마주 앉은 친구 자슥이 “이 자슥봐라 맨날 만세의 원수라더니.” 했다. 내가 마땅히 할 말이 없어서 “만세의 원수는 사람이 아이가.” 하며 애먼 술집 아지매에게 “테레비 끄라.” 짜증냈다. 윤석열의 비극은 문재인을 조사,처벌하지 않았기에 생겼다. 문과 그의 처를 처벌했다면 저렇게 되지도 않았을 테고 저리 되도록 국민이 놔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윤이 박근혜에게 가혹하게 했던 것도 일정 정당화됐을 것이다. 문재인을 보호하다가 구럭도 잃고 게도 잃었는데 장차 자신도 잃을 수 있다. 이걸 한마디로 말하면 “민심을 잃었다.”가 될 것이다. 결국 민심을 외면하며 문재인을 지켜 준 꼴이고 소신공양(燒身供養)한 셈이다. 문재인 입장에서는 저런 충신열사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달다 쓰다 말 한마디가 없다. 문재인을 신종(信從)하는 이들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 사람을 지켜 주다가 한 사람의 손에 저리 됐다. 산수대로 된 셈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세상이 너무 참혹하다. 김정숙이는 떵떵거리는데 김건희는 구속됐으니 문씨 부처(夫妻)에게 더욱 성이 난다. 세상이 불의와 악으로 가득찼다 아니 할 수 없다. 이래서라도 누가 일어서려 하겠나. 작은 것은 아까워해도 큰 것은 허비하는 게 사람 심리이다. 작은 불의에는 성을 내다가도 큰 불의에는 도리어 동화되고 만다. 이것을 뛰어넘지 못하고 배부름을 다스리지 못하는 게 우리의 한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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