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남한에 도착하여 첫 가을을 맞을 때이다. 류 교수란 분을 알게 되어 이분 땅인 경기도 포천에 가보니 산 밑에 소담하게 많이도 달린 밤나무를 보게 되었다. 본능적인 북한 습성대로 장대기로 밤송이를 털어놓았다. 며칠을 지내보니 내가 이상한 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남한사람 누구나 익어 자연낙하한 밤만 줍는 것이다. 또 주우면 줍고 말면 말지 하는 태도들이다. 이런 모습을 1980년대 말 유고슬라비아에 기술습득 파견갔다 느꼈다는 탈북인사가 있다. 공산권에서 유일하게 개인농을 허용한 유고슬라비아의 풍요한 모습인 것이다.
개인업을 허용하지 않은 공산국들은 부유해질 수가 없다. 북한이 남한보다 잘 살았던 적이 있었다는 것은 허구이다. 북한 역사에서 가장 잘 살았다는 것은 제한된 배급을 제 양으로 제때에 준 1960년대 후반이다. 이 수준은 남한의 70% 이하 수준이라 본다. 남한에서 북한처럼 근근이 배급처럼 먹는 수준은 20 내지 25%, 나머지 5% 취약계층이 북한보다 낮았다고 본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 타고 5% 취약계층을 자꾸 떠들다나니 거의가 북한보다 못 살았다고 느낀 것이다. 만사 탐구하는 습성의 과학자 출신으로서 남한의 1960년대 기록영상인 대한뉴스와 증언들을 종합 분석해 본 결과이다.
실제 남한에 왔었던 남파 공작원(간첩) 출신 외사촌 작은 아버지(최영식)의 증언이 위력하다. 저의 결혼식에 오셨을 때 조심히 물어보았다. 남조선이 진짜 헐벗고 굶주리나요? <내가 가보니 먹고 사는 것은 일 없더라>
1960년 4·19 봉기를 계기로 적화통일을 위한 남파 공작 기간은 1962년부터 1967년 기간이다. 1968년도에 황해북도 서흥군 화곡리의 우리 집에 까만 소련제 볼가 승용차를 타고 오신 것을 보았다. 남파 공로로 우리 집안에서 가장 높은 간부 즉 중앙당 3호청사(대남사업부) 한 개 부서의 당비서, 은퇴 후에도 대남공작 교관으로 있었다.
탈북하여 남한에 오니 익산군에 사시던 네 번째 큰아버지(이정구) 증언에 의하면 농짝에 숨어있는 최영식을 만났었다고 한다. 그 후 최영식을 숨겨 준 친인척은 전기고문으로 반신불수가 되었다고 한다. 조카뻘인 내가 탈북하여 왔어도 만나지 않으려 했고 저도 헤아려 만나지 않았다. 아무튼 1960년대 남한을 직접 본 경험이 나에게는 없지만 이 분들을 통해서 정확히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이 가장 잘 살았다고 하는 시기에도 등산 갈 여유가 없었다. 이 시기 남한에서는 등산 갔었다는 이들이 수두룩했다. 북한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밀가루로 만든 것이다. 남한에서 못 살아 지겹게 먹은 것이 밀가루 음식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택시, 다방, 춤이란 없었다. 못산다는 남한은 다 있었다. 혼란스럽기는 해도 사람 사는 세상이었다. 북한은 배급과 사상학습 조직 생활에 꽁꽁 매여 살았다. 수령님의 뜨거운 맛을 몰라 함부로 친북소리한다.
말장수인 유시민을 엠비씨에서 1999년 대화한 적 있다. 아주 현란스러운 말과 글재주로 유명인이다. 하지만 말이 안 먹혀 이렇게 명답을 주었다. 북한에 가서 한번 살아 보시라요! 하지만 유시민은 잘 알면서도 방정 떠는 것 같다. 그의 사촌형은 4·19 때 수배자로 일본에 밀항, 조총련에 있다 북송선을 탔다. 일본보다 지상낙원이라 갔는데 너무 배고파 1990년대 말 탈북, 남한산성 근처 기도원에서 만난 적 있다.
그 체험기를 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유시민과 사촌형은 함구하고 있다. 쪽팔린 구석이기에 털어 놓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러면 김정은도 잘한 구석이 있다며 너무 나대지 말아야 한다. 장관까지 했으나 너무 졸망스럽다.
북한을 살아 본 자로서 단언컨대 내 것이 아닌 공산화가 내 것인 자유화보다 절대 잘살 수 없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지만 살아있는 손을 죽이는 공산화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론하는 자는 인간 본능을 무시하는 자이다. 그럼에도 공산 즉 평등을 추구하는 성향은 없어지지 않는다. 소련과 공산권이 붕괴되고 있는데도 북한을 추종하는 자들을 보면 확인되는 것이다. 평등주의도 관념적 인간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막거나 약화시키려면 기록을 꼼꼼히 남기고 선전과 교육을 꾸준히 해야 한다. 제가 쓰는 자서전도 이런데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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