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國을 만든 주민센터 공무원
'직급보다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엄상익(변호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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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열 살짜리 딸을 두고 엄마가 바람이 나서 도망을 갔다. 졸지에 어린 여자아이가 할머니의 똥오줌을 치우고 밥을 해 먹어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어린아이는 국가에 구조를 요청할 줄도 몰랐다. 아이는 엄마가 남겨둔 약간의 돈으로 편의점에서 인스턴트 식품을 사다 먹었다. 어느 날 엄마가 남기고 간 돈의 동전까지 모두 써버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냉장고 속에는 먹던 잼병의 밑바닥에 딸기잼이 약간 붙어 있었다. 아이는 숟가락으로 그 남은 잼을 먹고 잠이 들었다.
  
  우연히 주민센터의 하급공무원이 그 얘기를 전해 들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몇 년 공부하다가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주민센터에서 복지를 담당하게 된 사람이었다. 그 공무원이 아이가 사는 집으로 가 보았다. 방 안은 쓰레기장이었다. 플라스틱 포장들이 가득 널려있고 오줌이 저린 노인의 요에서는 악취가 피어올랐다. 아이는 구석에 쓰러져 자고 있었다.
  
  그걸 본 공무원은 주민센터로 가서 그 아이와 할머니에게 구호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사들은 법상 보호자인 엄마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돈을 지급하기에는 법률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거절했다. 그 공무원은 상사들과 투쟁해서 마침내 할머니와 어린아이를 보호시설에 보내 살려냈다. 한 일본 드라마에서 본 작지만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일선에서 활동하는 공무원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는지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었다. 공무원은 직급이 높아야만 성공한 것으로 인식했었다. 봉건시대의 잔재가 아직도 의식 속에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었다. 직급보다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아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가 이런 말을 한 게 지금도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 2022-07-27, 11: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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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타임즈     2022-07-28 오전 10:26
법을 고치는 게 우선이지. 犯法을 해서라도 감동적인 일을 했으니 위대하다? 변호사가 할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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