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진숙에게 수갑 채우고 연행!

정치검찰보다 더 센 정치경찰의 등장인가?
경찰이 2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자택 인근에서 체포한 사건을 둘러싸고 벌써 정치경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처리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이 국무회의에서 공포돼 자동 면직된 지 하루 만에 경찰이 그녀에게 수갑을 채우고 연행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李 전 위원장의 자택 지하 주차장에서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섯 번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지만 불응해 법원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고 했다. 경찰은 그녀를 경찰서로 데려가면서 수갑을 채웠다.

이진숙 씨는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녀는 작년 7월 31일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뒤 이틀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탄핵 소추돼 직무가 정지됐었다. 이후 직무 정지 상태이던 작년 9월 우파 성향 유튜브에 출연해 한 발언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민주당 등이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당시 이진숙 씨는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라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했었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이날 체포돼 압송되면서 수갑을 찬 두 손을 들고 기자들에게 “국회에 출석하느라 경찰서에 못 왔다는 이유로 내게 수갑을 채웠다”며 “선출 권력보다 개딸 권력이 더 센 것이냐. 대통령 위에 개딸 권력 있냐”고 했다. 그는 이어 “‘전쟁입니다’란 말을 한 여성이 떠오른다. 이재명(대통령)이 시켰나 정청래가 시켰나”라고 했다. 이어서 “민주당과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일을 하는 집단, 상상하지도 못하는 일을 하는 집단이라고 말한 적 있죠? 이진숙, 여기 수갑 차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전 위원장이) 경찰 소환에 불응했다고 들었다. (불응이) 3회 이상이면 체포되고 체포 영장이 발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 법안과 관련해 진행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일정에 출석하느라 조사에 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불출석 사유서도 경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 전 위원장 법률 대리인인 임무영 변호사는 “경찰이 국회 상임위 사무실로 전화해 출석을 요구했다는데 이 전 위원장은 不在해 받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에도 국회 필리버스터 일정 때문에 경찰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구두로 설명했는데도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며 “과잉 체포인 만큼 오후 9시 이후 야간 조사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체포한 피의자에 대해 48시간 이내에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경찰은 이진숙 전 위원장이 민주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선거법 위반)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 변호사는 “이 전 위원장이 유튜브에 출연한 작년 8월은 (12·3 비상계엄 이전이라) 대선이 있을지 불확실했던 시기인 만큼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 대통령도 과거 검찰의 소환 요구를 수차례 거부했던 점을 들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 민주당 대표였던 2023년 8~9월 검찰의 소환 요구에 두 차례 거부했다가 9월 9일 소환에 응했다. 그는 2022년에도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한 차례 응하지 않았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등 4개 사건에서 2022년 이후 검찰 소환에 불응한 건 다섯 번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선 “이런 이재명에 대해서도 검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무리한 체포영장이라면 경찰의 과잉이고 영장을 발부한 법원도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국가 수사기능이 경찰이나 행안부로 집중될 때 정치검찰보더 더한 정치경찰이 등장할 것이란 우려가 이번에 검증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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