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회고담이 모티브…"그대 내 곁을 떠나 멀리 있다 하여도"
김장실의 노래 이야기(33)바닷가에서(박춘석 작사・작곡, 안다성 노래, 1957년)

김장실(前 국회의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가수 안다성이 불러서 히트했던 <바닷가에서>는 1957년 강범구 감독이 박노식, 엄앵란, 이경희를 주연배우로 캐스팅해서 만든 뮤지컬 영화 <유랑극장>의 주제곡이다. 이 영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골 마을의 소꿉친구인 박노식과 이경희는 부부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포기한 이경희는 남편의 성공을 위해 오로지 그의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다. 가수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온 박노식은 인기가수 엄앵란의 도움으로 마침내 최정상 가수가 된다. 결혼한 사실을 숨기고 지내던 박노식은 자신이 인기가수가 되는데 도움을 주었던 엄앵란의 구애를 받아들여 성혼식(成婚式)을 하려한 당일 양심의 가책을 받아 변장을 하고 부산으로 간다. 그는 부산 부두에서 하역장 노무자로 근무하면서 술과 도박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박노식은 과거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회개하는 마음으로 <바닷가에서>를 작사, 작곡하여 용서를 빌며 이 노래를 부른다. 그런 참회와 뉘우침을 바탕으로 그는 또 다시 재기(再起)에 성공한다.
  
  한편 이 노래와 함께 가수 안다성이 불러 히트한 <사랑이 메아리 칠 때>도 영화 <유랑극장>의 삽입곡이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박춘석은 어느 날 독립운동가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분의 회고담을 듣고, 이를 모티브로 삼아 인천 바닷가에서 완성했다고 한다.
  
  그 정치인은 일제(日帝) 때 조선 여학생을 희롱하던 일본 남학생을 때리고 일제 경찰에 쫓기고 있었다. 일제 경찰을 피해 잠행(潛行)을 하고 있는 그는 어느 어촌 마을에 살고 있는 아가씨의 도움으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그 마을 뒷산에 있는 동굴에서 두어 달 숨어 있으면서 아가씨와 정(情)이 깊어져 결혼할 마음까지 들었는데 일본 경찰이 이 마을에 들이닥쳤다. 그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어서 아가씨의 어머니가 돌아가면서 남겨준 금가락지로 도피자금을 마련하여 중국으로 가서 그곳에서 사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인 그분을 숨겨준 것 때문에 일제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했던 아가씨는 해방이 되자 많이 기다렸으나 그가 돌아오지 않자 동네 총각 유씨와 결혼하여 살다가 얼마 있지 않아 돌아갔다고 한다. 이런저런 일로 뒤늦게 귀국한 그는 자신을 숨겨준 여인을 잊지 못해 자신이 숨어 있었던 그 마을로 아가씨를 찾아갔으나 이미 그 여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그 여성의 아들과 함께 자신들이 놀았던 바닷가와 그녀의 산소를 찾아가 옛 일을 회상했다는 얘기를 그 정치인으로부터 듣고 박춘석은 <바닷가에서>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래를 안다성이 불러 크게 히트하였다. 가수 안다성은 1931년 충북 청주 출신으로 본명은 안영길이다.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어느 날 화신백화점 뒤에 있는 여정카바레 밴드마스터이자 작곡가인 손석우를 찾아갔다. 이 자리에서 안다성은 현인의 <서울야곡>을 불렀는데, 이를 듣고 난 손석우는 안다성에게 가수가 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가수의 길로 들어선 안다성은 1956년 송민도와 듀엣으로 라다오 드라마 주제곡 <청실홍실>을 불러 크게 히트하였다. 그는 <바닷가에서> 외에도 <비극은 없다>, <보헤미안 탱고>, <사랑이 메아리 칠 때>, 서울의 애인들(박재란과 듀엣) 등으로 대중의 인기를 받았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음대를 중퇴한 후 경희대를 졸업한 박춘석은 1950년대에서 1970년대 후반까지 한국가요계를 이끈 대표 작곡가이다. 그는 대중의 심금을 울리는 <비 내리는 호남선>, <황혼의 엘레지>, <삼팔선의 봄> 등 2500여 곡을 작곡하였다.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들리는 쓸쓸한 바닷가에
  나홀로 외로이 추억을 더듬네
  
  그대 내 곁을 떠나 멀리 있다 하여도
  내 마음 속 깊이 떠나지 않는 꿈 서러워라
  
  아-
  새소리만 바람타고 처량하게
  들려오는 백사장이 고요해
  
  파도소리 들리는 쓸쓸한 바닷가에
  흘러간 옛날의 추억에 잠겨 나홀로 있네
  
  
  
[ 2021-04-08, 04:2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천영우TV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자유민주연구원  |  이승만TV  |  이기자통신  |  최보식의 언론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