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특유의 떼거리 본능

朝鮮 패망 이끈 ‘지방소멸’과 ‘지식인의 성리학 몰빵’…지금 벌어지는 ‘서울 공화국’· ‘의대(醫大) 공화국’과 흡사하지 않은가?
6·25 전쟁 때 한국인을 관찰한 외국인이 한국인의 특징으로 ‘떼거리 본능’을 들었다. 피난민들을 보니 한 사람이 앞서 가면 나머지 사람들도 아무런 생각없이 집단적으로 따라 가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떼거리 본능은 이미 조선시대에도 있었던 것 같다.
  
  일본이 한국을 국력에서 역전한 시점을 임진왜란 전후로 본다. 그 이후 조선이 망할 때까지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일본이 한국을 앞선 이유로 든 이유 중에는 ‘지방소멸’과 ‘지식인의 성리학 몰빵’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지방소멸이란 것도 다른 말로 하면 서울 편중이고 지식인이 성리학에만 몰입한 것도 학문의 편중이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서울 공화국’과 ‘의대(醫大) 공화국’과 흡사하지 않는가?
  
  전국의 다이묘들이 경쟁하며 생산력 증대를 위해 노력해서 전국이 골고루 발전했던 일본에 비해 조선의 지방은 피폐했었고,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뛰어난 인물들을 배출했던 일본에 비해 조선에서 글이나 좀 읽을 형편이 되는 인간들은 오직 성리학만 공부했다. 지역이든 학문이든 남들 가면 우루루 따라가는 한국인들 특유의 떼거리 본능은 이미 조선시대부터 고질병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집단적 광기가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면 단번에 나라를 발전시키지만 비생산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면 국가를 병들게 한다.
  
  경북 도시자가 윤 대통령에게 류성룡의 ‘징비록’을 권했는데 그 내용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조선시대 대부분의 지방 관료가 한양에서 파견되다 보니 주인의식이 없었고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관료가 먼저 도망가니 지방이 무너지고 불과 20일 만에 수도 한양이 함락됐다.”
  
  지방이 무너지니 나라도 무너진다는 건 임진왜란 아니라도 다 아는 상식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시점부터 생산 가능 연령대의 인구들이 전부 서울로 간다. 직장을 찾아서. 어지간한 지방 기업들도 전부 본사를 서울 경기지역으로 옮긴다. 지방에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서 지방이 죽고 지방 대학이 죽으면 나라는 온전하겠는가?
  
  한번 유행하면 전교생이 전부 롱패딩 입고 다니고, 땅이 남아도는 시골에서도 아파트에서만 살려고 하고, 인구의 반(半) 이상이 서울에 모여있고, 공부 잘하는 애들은 전부 의대(醫大) 가고, 분수도 모르고 온 국민이 길도 좁은데 탱크만큼 큰 차를 끌고 다니고, 고등학교 졸업하면 무조건 서울에 있는(in Seoul) 대학 가야 하고, 남들 다 하니까 나도 주담대 대출 받아 겁도 없이 분수에 넘는 비싼 집을 사고….이런 한국인들의 떼거리 본능이 국가를 불균형하고 경쟁력 없는 나라고 만들고 있다. 당장 수도권 과밀은 저출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쪽으로 비정상적인 쏠림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가지 않는 쪽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서라도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아니면 대한민국이 조선왕조처럼 비실비실 망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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