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펜타곤 청사를 공격한 9·11 테러의 기획자들이 유죄를 인정하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 뉴욕타임스는 테러 기획주범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KSM)와 공범 2명이 사형 대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는 조건으로 기소된 모든 범죄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기로 미국 군 검찰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모하메드는 오사마 빈라덴에게 ‘비행기 테러’ 아이디어와 실행 계획을 입안, 2976명을 죽게 한 테러 전문가이다. 공범인 왈리드 빈 아타시, 무스타파 알하우사위는 테러범을 선발하고 훈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 합의에 대해 테러 피해 유가족에게 서한을 보내고 “이번 합의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엇갈린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을 안다”면서도 “절대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사건의 결론과 正義에 다다르기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21년 전인 2003년에 미 당국에 체포됐던 이들에 대한 재판이 아직까지 계속 중인 이유는 이들이 체포된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심문 과정에서 불법적인 고문을 당했다면서 당시 스스로 유죄를 인정했던 진술이 증거로서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피고인들에 대한 사전 심리 절차만 10여 년을 끌었다. 2012년 관타나모 특별군사법정 재판이 결정된 후에도 공판 전 심리만 40번 넘게 진행됐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1년 6개월여간 모든 절차가 중단된 적도 있다. 바뀐 재판장만 8명이다. 뉴욕타임스는 피고인들이 유죄 인정에 합의했지만 실제 선고는 빨라야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주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KSM)는 수사 과정에서 그가 김포 공항 출발 여객기를 납치, 용산미군기지와 도쿄의 미국 대사관에 충돌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사전 답사까지 했음이 밝혀졌다. 조갑제 기자는 이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