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浩然의生覺 님이 저의 모자란 글에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이것이다

“일마는 촐랑거려서 보기 싫음 존 진득하게 하지..”

‘일마’란 말씀이 오랜만에 접하는 우리 경상도 말이라 무척 반갑고 기뻤다 게다가 이유없음 님의 “남과 북에 애국하는 살인 강도는 와 없노?” 란 제목에서 “와 없노?”란 경상도 말씀이 있어서 어제는 하루내내 기뻤고 저 말씀들을 생각하면서 혼자 미친놈처럼 웃기도 했다 집에서는 혼자 낄낄거려도 괜찮은데 길 가다가 저런 우스운 생각이 나면 웃음을 참느라 식겁한다 ‘식겁’도 경상도 말인데 이젠 신문에서도 사용된다 ‘아재’ ‘아지매’처럼.

이처럼 표준어에는 없는 말. 혹은 표준어로는 정확하게 번역이 안 되는 경상도 말이 거의 다 사라져 간다 몇 해 전에 제주도 말이 사라졌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듯이 경상도 말도 그렇게 될까 미리 겁이 나고 우울해진다

완전히 사라진 경상도 말이 많지만 흔하게 사용하던 “끄티”란 단어는 경상도에서마저 이젠 들어보기 힘들게 되었다 ‘끄티’는 끝. 가장자리. 꽁등(꼴찌)의 여러 뜻으로 쓰는 말이다 '매방'이란 말은 더 일찍 사라졌다 매방은 물건을 들었다가 쎄게 놓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만약 사람에게 "매방을 낳삐라"라고 말했을 때 의자나 책 같은 물건으로 확 때리겠다는 뜻이 된다

이야기를 되돌려, ‘일마’는 옆에 있는 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쓰고, ‘절마’는 조금 떨어져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쓰는 단어이다 서울 표준어로 말하면 이 사람. 저 사람이 될 듯하고 아니면 이치. 저치가 되겠는데 그래도 정확한 번역이 아니다 일마나 절마에 해당하는 표준어는 내가 알기로는 없다 혹시 우리 회원님들 중에 아시는 분이 계시면 부디 좀 가르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