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아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내란특검, 황교안 前총리 자택서 체포…내란선동 혐의》

혹 이재명이 사지(死地)를 향해 걷는 게 아닌가 염려스럽다 행여 황교안이 정권이 듣기에 역한 소리를 했다 할지라도, 그는 한쪽 구석에서 혼자 떠들 뿐이고 그의 말을 귀에 담는 사람도 드물다 이미 죽은 권력인 것이다 게다가 산 권력일 때도 독하지 않았다 잡아갈 법조문이 왜 없겠냐마는 저런 사람을 잡아가서 뭐하나? 황교안 하나 잡아가는 거야 어려울 것 없겠으나 그 하나로써 끝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세상사는 처음하기가 어렵지 하다보면 습관이 되고 안 하면 하고 싶어진다

황교안을 구속시키고 나면 또 누군가가 눈에 거스릴 것이고 그러면 그 사람도 구속하고, 또다시 누군가가 밉상을 떨면 그도 구속시키고, 다시 말꽤나 하는 사람이 나서면 또 구속하기를 계속하다 보면 그 끝은 어딜까?

“죽으려면 무슨 짓을 못하겠나?”는 말이 있다 거꾸로 “살려면 무슨 짓을 안 하겠나?”도 말이 된다 오로지 살고자 하는 자에게 다른 것들은 눈에 안 띌 것이며 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은 이미 판사 앞에서 눈물을 짠 사람이다 체포적부심에서든가 판사에게 눈물을 보이며 “이대로면 나는 50년 징역을 받을 겁니다.”든가 뭐든가 저 비슷한 발언을 했던 것으로 보도됐었다 말하자면 구속되지 않기 위해 부끄러운 눈물도 감추지 않은 것이다 천하를 틀어쥔 지금에 무슨 짓을 못하겠나. .

골프를 치거나 화투를 치거나 훌라를 하든지 상대에게 이기는 방법이 있다 이젠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려졌지만 상대를 화나게 만들면 이긴다 성이 난 사람은 오로지 이길 것에만 몰두하다가 경기에 지고 마는 것이다 살려는 사람도 살려는 생각만 하다가 비극을 맞지 않겠나. 그래서 “살고자 하는 이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이는 살 것이다(必生則死必死則生)는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이다

대통령이 기침을 하면 그 수하들은 몸살을 한다 ‘항소 포기’ 사태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몸살을 할 때에 이르면 모든 것이 관성법칙에 의해 굴러간다 대통령으로서도 말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나 같이 한적한 갯가에서 낚시대나 드리우는 늙은이에게 ‘항소 포기’니 ‘검찰 폐지’니 ‘4심제’니 하는 것들은 다 관심 밖의 일이다 그러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잡혀갔다는 데서는 언짢다 어디 나만 그렇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