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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찬 총장 귀중
 송요찬 총장 귀중
 
 4·26 이승만 하야 이후 온 나라에 불어닥친 혁명적 분위기는 박정희 소장을 격동시켰다. 5월2일 박정희는 육사11기 작전장교 손영길 대위를 불렀다. 이낙선이 작성한 '5·16증언록'에서 손영길 대위는 이렇게 기억했다.
 
 <박정희: '손 대위, 위관급 장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지금 모든 분야에서 혁신의 분위기가 있는데도 군부에서만은 이렇다 할 혁신의 기운이 없다. 서울에서 젊은 영관급 장교들이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우리 사령부내의 위관급 장교들 동태는 어떤가.'.
 
 손영길: '대부분의 장교들은 과거에 부정선거를 지시한 부정 장성들이 건재하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입니다. 젊은 장교들 은 지휘관들을 불신임하고 있는 경향입니다.'.
 
 박정희: '(편지봉투를 전하면서) 이걸 송요찬 참모총장에게 전달하게.'>.
 
 손영길 대위는 이날 오후 편지봉투를 들고 L-19 경비행기를 이용하여 서울로 갔다. 송요찬 육군참모총장실에 근무하는 동기 생 김 대위를 통해 이 서신을 전달했다. '5·16혁명의 사관' 이 낙선은 이 문제의 편지 내용을 이러했다고 적었다.
 
 <참모총장 각하. 다난한 계엄업무와 군내의 제업무의 처리에 골몰하심을 위로드리는 바입니다. 각하로부터 많은 은고를 입으 며 각하를 존경함에 누구 못지 않을 본인이 지금 그 높으신 은공 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각하의 처신을 그르치지 않게 충고드리옴 이 유일한 방도일까 짐작되옵니다. 지금 3·15 부정선거에 관련 된 많은 사람들이 선거 부정 관리의 책임으로 규탄되고 있으며 군 역시나 내부적, 외부적 양면에서 이와 같은 비난과 정화에서 예외될 수는 없을 것이오니 미구에 닥쳐올 격동의 냉각기에는 이 것이 문제화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며 현재 일부 국회 국방위원 들이 대군추궁을 위한 증거자료를 수집중임도 이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옵니다.
 
 비견이오나 군은 상명하복의 엄숙한 통수계통에 있 는 것이므로 군의 최고명령자인 각하께서 부정선거에 대한 전책 임을 지시어 정화의 태풍이 군내에 파급되기 전에 자진용퇴하신 다면 얼마나 떳떳한 것이겠습니까. 각하께서는 4·19 이후의 민 주적인 제반처사에 의하여 절찬을 받으시오니 부정의 책임감을 희박해지며 국민이 보내는 갈채만을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사실 은 불일내에 밝혀질 것입니다. 차라리 국민이 아쉬워 할 이 시기 를 놓치지 마시고 처신을 배려하심이 각하의 장래를 보장하며 과 거를 장식케 하는 유일한 방도일까 아뢰옵니다.
 
 4·19사태를 민 주적으로 원만히 수습하신 각하의 공적이 절찬에 값하는 바임은 물론이오나 3·15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도 또한 결코 면할 수 없 는 것이며 따라서 그 공과는 상쇄가 불가능한 사실에 비추어 가급 조속히 진퇴를 영단하심이 국민과 군의 진의에 영합되는 것이 라 사료되옵니다. 현명한 상관은 부하의 성심을 수락함에 인색치 않을 것입니다. 각별한 은혜를 입은 부하로서 각하를 길이 받들려는 미충에서 감히 진언드리는 충고를 경청하시어 성심에 답하 는 재량있으시기를 복망하옵니다. 외람되오나 각하와의 두터운 신의에 의지하여 이 글을 올리오니 두루 해량하시와 본인으로서의 심사숙고된 성심을 참작하여 주시기 아뢰옵나이다.>.
 
 그동안 박정희가 송요찬에게서 입은 은혜를 생각한다면 이 편 지는 독한 마음을 품고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박정희는 사정을 모질게 끊고 송요찬의 용퇴를 건의한 것이다. 이때 송요찬은 계 엄군이 4·19때 시위대에게 발포하지 않음으로써 이승만의 하야 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다고 하여 국민적 인기가 높았다. 미국 정 부도 한때 그를 과도정부 수반으로 밀어줄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그런 송장군에게 비수와도 같은 편지를 써올린 박정희는 이 행동 으로써 격랑이 일고 있는 시대상황으로 뛰어든 것이다. 그것은 상황의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이 되겠다는 결단이었다. 5월2일 허 정과도 정부 내각수반은 국방장관에 이종찬 전 육대총장을 임명 했다. 1952년 부산 정치파동 때 박정희와 함께 이승만 정권의 전복을 생각했고 한때는 많은 청년장교들에 의해서 군사혁명의 지도자로 지목받고 있었던 이종찬의 장관 취임은 박정희에게 상당한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종찬은 송요찬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박정희의 편지를 받은 송요찬의 심경을, 이낙선은 '정의의 수 난(정의의 수난)'이란 기록에서 다소 소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송 중장의 분노는 하늘을 치솟았다.
 
 '빨갱이 같은 놈! 부정선거에 내가 무슨 책임이 있단 말인 가. 또 책임이 있다 치더라도 4·19 이후의 처신이 충분히 그것 을 속죄했다고 언론이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저를 애써 승 급시키고 등용하고 있는데 배은망덕도 분수가 있지. 온 세상이 나를 칭찬하는데 네가 나를 잡아먹어?'.
 
 분을 못이긴 송 총장은 문제의 서신을 움켜쥐고 박정희 소장 을 경계하는 여러 장성과 고위층에 이를 회람시켰다. 고민의 몇 밤을 지낸 5월5일 송 총장은 곰곰이 생각한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겼다. 육군본부의 전장병을 연병장에 집합시켜놓고 사무치는 분노와 위구감을 폭발시킨 것이다.
 
 '4·19사태의 수습에 있어서 우리 군은 본인의 지휘하에 원만 히 그 소임을 다하여 청사에 남는 위업을 달성한 것인데 지금 일 부에서는 이 성스러운 성과를 시기하며 파괴하려 드는 불순분자 가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구라고 지칭하지는 않겠지만 이렇 듯 하극상의 풍조를 선동하여 군 상하간의 불신을 야기하며 단결 을 화해시켜 북괴로 하여금 이익을 주는 따위의 행위는 단연코 배격되어야한다.'>.
 
 이낙선의 '5·16 증언록'에 따르면 육본 정보국 기획과장 김 종필 중령은 이 연병장 연설의 분위기에 대해서 이런 증언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때는 이미 중견장교들의 동향이 뭉치기 시작한 때이고 연 설도중에 (장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해서 육본의 공기는 험악일 로가 되었다.'.
 
 5월6일 김종필 중령은 '육본의 공기와 그동안의 동향을 보고 차 하부, 박 장군 숙소에서 투쟁방법의 표면화(육본의 동지 규합 을 위해)를 진언했다'는 것이다. 5월8일 김종필 중령을 중심으로 한 육사8기 출신 장교들은 정군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하여 상부에 제출하려다가 탄로가 난다. (계속).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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