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  조선일보  |  독립신문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코나스넷  |  라이트뉴스  |  리버티헤럴드  |  뉴데일리  |  뉴스파인더
    
   


기사 확대  기사 축소  

해병대와 공수단
 해병대와 공수단
 
 김포 주둔 해병여단장 김윤근 준장은 5월15일 아침부터 출동준비 를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오전 9시 참모회의에서 김윤근은 '오늘밤 오정근 대대에 대해 차량을 이용한 야간 기동훈련을 실시하라'고 작 전참모에게 지시했다. 이 기동훈련이 실은 정권을 뒤엎기 위한 군출동이란 것을 알리가 없는 참모들은 '또 여단장이 오정근 대대장을 죽이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김윤근 준장은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참모장 박성철 대령 일이었다. 박 대령은 해병 대 사령관 김성은 중장과 만주 하얼빈에서 중학교를 함께 다닌 사이 였다. 그런 박 대령에게 거사계획을 털어놓으면 비밀이 샐 것 같아 서 김윤근은 참모장을 따돌렸다. 막상 거사를 앞두고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참모회의가 끝난 후 정기외출을 나가겠다고 인사하 러온 박성철 대령에게 김윤근이 말했다.
 
 '혹시 외출을 연기할 수 없겠소?' '친구와 약속이 되어 있는데 제가 꼭 있어야 할 일이 있다면 전 화로 약속을 취소하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요. 별일도 아닌데.'.
 
 김윤근은 참모장에게 귀띔해줄 기회를 만들려고 했는데 중대사 를 앞두고 의심받을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박 대령 을 잡아두지 않았다. 거사가 성공한 이후 박성철은 친구들로부터 '여단장으로부터 얼마나 불신을 받았기에 그처럼 따돌림을 받았느 냐'고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오전 11시 김윤근은 헌병대장을 불렀 다.
 
 '각 부대장에게 통보해서 오늘 외출, 휴가를 가는 장병들은 늦 어도 오후 1시까지 부대를 떠나고 오후 3시까지는 여단검문소를 통 과하게 하라.'.
 
 여단에 수상한 움직임이 보인다는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한 조치였다.
 
 점심식사를 한 뒤 김윤근은 여단본부 중대장 좌병옥 대위와 여 단통신참모 문성태 중령을 따로 따로 불렀다. 김윤근은 '지금부터 말하는 것은 명령이 아니고 개인적인 요청이다. 들어주면 고맙고 안들어주어도 무방하다'고 전제한 뒤 거사 계획을 설명해주었다.두 사람은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곧 '여단장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기 꺼이 행동을 같이 하겠다'고 말하더란 것이다. 김윤근은 좌 대위에 게 자신을 수행할 지휘부의 조직을 맡겼다. 문 중령에겐 전방 지휘 소와 후방 지휘소를 연결하는 무전 통신망의 구성을 지시했다. 아 울러 비밀유지를 위해서 오후 5시에 서울과 여단과의 전화선을, 밤 9시에 군단과의 전화선을 절단하라고 명령했다.
 
 오후 3시가 좀 지나서 인사참모 최용관 소령과 군수참모 유철수 중령이 어두운 표정으로 여단장을 찾아왔다.
 
 '출동부대에 탄약1기수(한번 전투에 필요한 분량)를 보급하라고 했더니 병기참모가 말을 안 듣습니다. 기동훈련에 무슨 탄약이 필 요하냐고 하면서 막무가내입니다.'.
 
 사실 기동훈련에 탄약을 공급하라는 쪽이 무리였다. 그렇다고 정권을 뒤엎으러 나가는 부대가 비무장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김 윤근은 잠시 궁리를 한 뒤 병기참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기동훈련 부대에 탄약을 공급하라고 하였소. 병기참모도 잘 알다시피 휴전 후에 입대한 장교와 사병은 1기수의 분량이 얼마 나 되는지 모르고 있으니 이번에 휴대시켜 그 부피를 체험하게 해 야겠어요.' '말씀대로 공급하겠습니다. 그러나 포장을 뜯으면 분실될 염려 가 있으니 포장을 뜯지 말고 상자 단위로 휴대시켜주십시오.' '나도 대대장에게 그렇게 지시하겠소.'.
 
 오후 4시 해병 제2훈련소장 정세웅 대령이 출동부대에 합류하기 위해서 여단본부에 들어왔다. 김윤근은 정세웅과 함께 수송중대와 오정근 대대를 둘러보았다. 수송중대는 출동에 대비한 차량점검과 정비로 분주했다. 강화도에 건너가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오정근 대대에 들르니 타부대에서 도착하는 보충병력과 탄약 분배로 북적 이고 있었다. 김윤근은 자신이 출동부대와 함께 나간 뒤 이 여단을 지킬 여단장 대리를 지명하려고 2연대장 박승도(해병소장, 사단장, 구미공단 이사장 역임) 대령과 작전참모 정태석 중령을 불렀다. 김 윤근은 비로소 두 사람에게 거사 취지를 설명해주었다.
 
 두 사람은 상기되더니 '부재중의 여단 지휘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주시고 우리 는 거사부대와 행동을 함께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었다. 김윤근은 두사람을 말리는 데 애를 먹었다. '두 사람이 협력해서 뒤를 맡아 주어야 내가 마음놓고 출동하지 그렇지 않으면 나갈 수가 없다'고 설득하는 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김윤근은 잠을 자두기로 했다.부 관 홍경식 소위에게 밤 11시에 깨우라고 지시한 뒤 숙소에 가서 깊 은 잠에 빠져들었다.
 
 5월 15일, 약 6백명의 병력을 가진 공수단은 도봉산과 안성에서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다. 김제민 대대장은 훈련을 받으러 나가는 장교들에게 밤까진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귀대하라고 지시했다. 이 훈련은 미군 공수부대 고문관들의 지도로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김 제민 중령은, 이들 미 고문관들이 타는 자동차의 바퀴바람을 빼버리더라도 공수부대원들이 귀대하는 것을 막지 못하도록 하라고 시켰다. 이날 낮에 오치성 대령과 옥창호 중령이 박치옥 단장을 찾아 왔다. 두 장교는 '출동시간을 반드시 지켜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박 대령은 '차량만 제때에 보내주게'라고 응수했다.
 
 공수단 차지철 대위는 이날 특별히 바빴다. 14일 밤 도봉산으로 출동했던 차지철은 15일 아침엔 시내로 나가 박종규와 함께 장면총 리 체포에 대비하여 반도호텔 정찰을 실시하고 오후 2시쯤 도봉산 으로 돌아와 지상에서 낙하훈련을 유도하였다. 2개 중대 병력의 공 수단 훈련부대는 이날 밤 도봉산을 출발, 밤 10시15분쯤 김포의 본 부로 돌아왔다. 낙하훈련에 지친 이들은 돌아오자마자 쿠데타를 위 한 출동준비에 들어갔다.
 
 부대에 남아 있었던 김제민 대대장은 이날 밤 팀장들을 불렀다.
 
 그들에게 거사계획을 털어놓았다. 해병대가 동참할 것이고 장도영 참모총장도 이 쿠데타를 지도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박치옥과 김 제민은 그때까지도 박정희의 말을 믿고 장도영이 쿠데타를 지도하 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팀장들은 모두 거사에 찬동했 다. 김제민은 박치옥 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단장님이 내려오셔서 한 말씀 해주십시오.'.
 
 박치옥은 팀장들을 집합시킨 뒤 거사의 당위성에 대해 일장 훈 시를 했다고 한다. 김제민 대대장은 이제 6관구 사령부에서 스리쿼 터 수송대를 보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기사목록  프린트하기 

조선일보 | 스포츠조선 | 주간조선 | 소년조선 | 여성조선 | NK조선 | IT조선 | 잡지DB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 오피시아 1729호  |  대표자 : 조갑제  |  사업자등록번호 : 101-09-63091
상호 : 조갑제닷컴  |  개인정보관리 책임자 : 김동현  |  전화번호 : 02-722-9411~3  |  팩시밀리 : 02-722-9414 |
    개인정보취급방침

발행인 : 조갑제 | 편집인 : 조갑제 | 등록번호 : 서울아00945 | 등록일 : 2009/08/24 | 국민은행 360101-04-065553(예금주: 조갑제닷컴)
webmaster@chogabj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