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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본 군인통치
 미국이 본 군인통치
 
 워싱턴 시간으로 1961년 7월7일 최고회의 외무 국방위원장 유양수소 장은 정일권 주미대사와 함께 딘 러스크 미 국무장관을 예방했다. 이 자리엔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매카나기 극동담당 차관보가 동석했다.주 미대사관에서 무관으로 근무한 바 있는 유양수는 친선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하는 길이었다. 유양수는 영어에 능통했지만 한국말로 하고 영어로 통역하도록 했다. 그러나 러스크 장관이 영어로 말하는 것은 통 역하지 않도록 했다.
 
 유양수 장군은 '미국측이 보여준 동정적인 이해심' 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미국의 동정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 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혁명정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안보를 강화하고 부정부패를 몰아내며 혁명공약이 완수되는 대로 양심 적이고 깨끗한 민간정부에 정권을 이양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유양수 장군은 또 '서울사태 때문에 미국측이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 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에 대해 미국측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도 잘알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간에 장막을 쳐버 리지 않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 러스크장관은 그 동안 혁 명정부에 대하여 품었던 불만들을 열거했다. 그는 이런 요지로 말했다.
 
 '우리측 대표들은 한국 정부 실력자들과 충분한 접촉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협력과 동반자의 정신을 살려서 한국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버거 신임 대사를 우리 대통령과 국무부가 전적 으로 신뢰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지도자들은 그와 함께 장래 계획에 대해서 의논하기를 바랍니다. 한국 정부가 법과 정의의 원칙에 벗어나서 행동한다면 한국이 잘되기를 바라는 나라들을 실망시킬 것입니다.'.
 
 정일권 대사는 이런 요지의 발언을 한다.
 
 '유양수 특명대사는 이번 방미길에서 미국정부, 의회, 그리고 국민 들이 (한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귀국하면 이런 여론들을 한국정부에 전달하게 될 것입니다.'.
 
 유양수 장군은 '내 위치가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지만 돌아가면 장래 에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동지들에게 잘 설명하겠다'고 했다. 이 회담이 끝난 직후 러스크 장관은 주미 영국대사와 프랑스대사를 불러 한국사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권력이 행사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 당혹해 하고 있다. 그러나 박정희가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은 신빙성이 없다. 우리는 주한미국, 영국, 프랑스 대사가 서로 긴밀하게 협조해주기를 바 란다. 한국 군부가 미군 사령관 몰래 전국을 점령해버릴 위험성도 상존 한다.'.
 
 7월9일 사뮤엘 버거 주한미국대사는 부임한 이후 약20일에 걸친 활동 의 결과를 요약하여 워싱턴으로 보고했다. 그는 '박정희가 사활이 걸린 권력투쟁에 휘말려 있는 지금 그에게 어떤 충고를 해도 먹히지 않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다'고 분석하면서 '적합하지 않은 충고를 하면 그는 더욱 억압적인 조치를 취하든지 역쿠데타나 내란을 유발할 위험성 도 있다'고 지적했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는 권력의 속성을 잘 이해하 는 사람이며 순수한 애국심으로 행동하는 사람임은 확실하다'고 덧붙였 다. 버거 대사는 박정의 의장의 혁명정부가 '장면 정부의 장관들과 측 근들이 공산당과 연루되어 있다'고 발표한 것은 '박정희가 보복과 탄압 을 얼마나 과격하게 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고 비판했 다.
 
 <이는 혁명의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쓸모가 없고 국내외적인 관점에 서 모두 전술상의 착오이다. 박정희는 장면정부의 권위를 실추시키기 위해서 그런 용공조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해할 수 없는 것 은 그렇게 할 목적이라면 부패나 무능혐의로 그를 공격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아마도 박정희는 장면 세력을 정치적으로 완전히 제거 해 버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는 진심으로 공산당의 선전-선동과 중립주의가 장면 정부 시절에 학생, 노조, 지식인들 사이로 침투했다고 믿는 것 같다.>.
 
 7월18일에 CIA가 중심이 되어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들이 작성한 '한 국의 현 정권에 대한 특별정보판단서'는 '한국 군사정권의 성격과 의도' 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혁명이 성공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미 국정부는 박정희 정권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어느 방향으로 나라를 끌 고 가려는지에 대해서 끊임없는 의문을 던지고 답을 내고 있었다.
 
 이 판단서는 '지금 한국을 통치하고 있는 군인들은 완강하고 민족주 의적이면서 야심찬 집단이다'고 했다. '그들은 성인으로서의 삶을 거의 모두 군대에서 보냈고 많은 전투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그들이 일하는 방식은 지식인이나 직업정치인들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들은 조직의 중요성과 정치통제 기술을 잘 알고 있는 행동가들이 다. 그들은 정부와 군부의 기득권층이 무능하고 부패한 데 대해서, 그 리고 문민정부 아래서 발전이 더딘 데 대해서 오랫동안 절망해온 사람 들이다.
 
 그들은 권위주의적인 국가관을 갖고 있으며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공중의 기율과 확고하고도 중앙집권적인 정부통제가 필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지배층은 한국인 들의 삶에 새로운 질서와 규율을 주입시키고 대대적인 경제개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희망하고는 있 지만 국내문제는 독자적으로, 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이끌어나가 려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정권을 민간인들에게 이양할 것 같지는 않다. 그들 은 당면한 문제의 복잡성과 그것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수단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이 판단서는 또 혁명정부내의 권력관계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10명에서 12명으로 구성된 대령급들은 쿠데타를 기획한 사람들인데 이들은 급진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박정희는 이들을 승진시켜 일선에 내보내는 식으로 거세해 버리고 싶어한다. 박정희와이 들 영관급 사이에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혁명세력은 초기에 국 민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았으나 최근에는 도시에서 불만이 점증하고 있다.
 
 혁명정부의 정책이 농촌과 농민들 중심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농심은 여전히 군사정부에 대해서 호의적이다.>. ( 계속 ).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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