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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국민 비판
 박정희의 국민 비판
 
 박정희는 처음부터 5·16혁명이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본질적인 도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 하지는 않았다. 박정희가 장 면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공격하는 이면엔 장면 정부가 구현하려 했던 서구식 자유민주주의가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그 점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집권후 박정희의 어록에서는 민주나 자유, 평등보다는 국가, 능률, 청신, 기강, 자조, 자립, 자주 같은 단어 들이 더 많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1961년8월15일 광복절 제16주년 기념 사에서 박정희는 조심스럽게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최초의 문제제기를 한다.
 
 <우리는 그 동안 주어진 서구 민주주의 제도를 이식해서 그 형태만을 모방해왔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풍토와 생리에 맞지 않았던지 허다한 부 작용이 일어났습니다. 치졸한 의회정치와 부패한 정치인들은 파쟁과 이 권과 감투싸움에 영일이 없는 나머지, 사회정의를 한없이 어지럽혀 야박 한 사고만이 미만하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퇴폐한 국가경영이 하루 연장되면 10년의 후진을 가져오는 급격한 시대의 대조류속에서 나날이 기울어가는 조국의 운명을 좌시만 할 수 없어서 자아수술이란 비상조치 를 단행한 것이 5·16혁명인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2대 목표를 향하여 돌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도의의 건설이요, 둘째는 경제건설입니다.도 의의 확립은 민주재건의 초석이요 경제건설은 자주독립의 요청이기 때문 입니다. 민족적 흥망의 기로에 선 이 마당에 이기적인 방관주의자나 기 회주의자가 되어선 안되겠습니다.>.
 
 박정희는 민주주의의 기초를 시민윤리의 확립에, 자주독립의 조건을 자립경제에 두고 있다. 민주주의나 자주독립이란 구호에 머물지 않고, 그좋은 명분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과 기초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하 는 구체적인 실천론에 박정희의 관심이 머물러 있었다. 박정희는 근대화 를 추진해가는 데 있어서 자발적인 대중동원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끊임 없이 강조했다.
 
 5·16직후 박정희는 국민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의 자각과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자조정신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이런 강조를 하는 박정희는 사범학교 출신 교사의 자세로 돌아가 있었다. 이 무렵부터 박정희는 연설문을 꼼꼼히 챙겼다. 그는 밑에서 올라온 연설문 초안을 자신의 뜻에 맞게끔 고치거나 처음부터 자신이 기초하기도 했다. 따라서 박정희의 모든 연설은 그의 말이며 그의 생각으로 보면 된다.1961 년 10월3일 개천절 치사에서 박정희는 남북한의 차이점을 예언적으로 지 적했다.
 
 <(전략). 남한은 이와 같은 과업을 국가권력에 의한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 대중의 밑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역량에 의해 실현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남한과 북한과의 근본적 인 차이인 것입니다. 북한과 같이 강권에 의해서 지배되어온 사회는 외견상의 힘과는 달리 사회근저의 기본적 역량이 취약한 법입니다. 남한은 이제 근본적으로 축적되어온 발전의 원동력과 혁명정부의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지도에 의해 몇 해 안가서 빈곤, 기아, 무지, 질병과 모든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복지사회 건설을 완성할 것입니다.>.
 
 박정희는 국민들을 향하여 '이것은 잘못 되었으니 이렇게 고쳐야 한 다'고 직설적으로 지적한 최초이자 마지막 지도자이다. 많은 정치 지도 자들이 국민을 찬양하고 국민들에게 영합할 때 박정희는 국민들에게 주 의를 주었다. 1962년8월 농협 주최 이동조합업적경진대회 치사에서 박정 희가 한 연설의 초안은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쓴 것이다. 기자가 이낙선(국세청장, 상공장관 역임·작고) 당시 최고회의 의장 공보비서의 유품중에서 찾아낸 친필 원고중 주요 대목을 소개한다.
 
 이것은 육성이나 다름없다.
 
 <(전략) 이와 같은 원인이 과거 위정자들의 정책의 빈곤과 무능의 소 치라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우리 모든 농민들의 자조적 노력과 자각심의 부족이란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5·16혁명 후 정부는 과거의 욕된 역사를 청산하고 도의국가,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인간개조 와 산업부흥이란 두 가지 대목표를 들고 일어났습니다. 이 두 가지 목표 는 다시 말하자면 '잘 살아보자'는 운동인 것입니다.
 
 혁명정부는 허다한 긴급시책중에서도 우선 농촌 부흥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농 촌에 잘살기 운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정부의 중농정책인 것입니다. 전인구의 7할을 점하는 농촌문제를 해결하 지 않고서는 경제재건이요 산업부흥이요 하는 것은 공념불이라고 본인은 확신합니다. 본인은 최근 호남 일대의 농촌을 다녀왔습니다. 전남의 모범농촌조성운동과 전북의 '보고가는 마을' 운동은 확실히 우리나라 농촌 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상록수 운동이라고 생각하며 이 운동이 앞으로 계속 활발히 추진된다면 우리의 농촌에는 수년 이내에 기적적인 현상이 일어날 것을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본인이 다니면서 본 몇 개 모범 부락에서 공통적인 점을 몇 가지 느꼈습니다. 이러한 부락에는 반드시 건실하고도 의욕적인 농촌지도자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은 애향심 이 강하고 부락민들을 단합시키고 부락민들의 의욕을 북돋워줄 수 있는 지도자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우리 농촌의 등불이요 참다운 애국자라는 것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중략). 본인이 항상 강조 하는 바와 같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그런 자조 심이 없는 농민들을 정부는 다같이 도와줄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앞으 로 자조심이 강한 모범부락에는 있는 힘을 다해서 중점적으로 도와서, 부지런하고 노력하는 농민은 빨리 잘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여러분 들은 신문, 잡지, 영화를 통해서 선진국 농촌을 보았을 것입니다. 농가 마다 전기, 수도가 들어가고 텔레비전이 있고 자가용 승용차까지 가진 선진국가의 농가들을 보시고 부럽게 생각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노력하면 그와 같이 살 수 있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가 남이 좀 도와주지 않는가 하고 의타심만 많고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는 농민은 언제까지나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입니다. (하략) ( 계속 ).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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