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동향
1961년11월2일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은 방미를 앞두고 군지휘관 들에게 '군내동향'이란 제목의 정보메모를 내려보내 참고하도록 지 시했다. 이 정보메모는 육군방첩부대 혹은 정보부에서 올린 것으로 추측된다. 박정희 의장은 정보메모를 회람시키면서 붙인 지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5·16혁명의 선봉적 역할을 담당하고 혁명과업수행에 원동력이 되고 있는 국군장병들에 대한 본인의 지대한 관심과 기대는 과거나 현재나 또한 장차에 있어서나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동시에 본인 은 국군장병들의 정신적인 동태에 대해서는 항시 세심한 관찰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주시기 바랍니다.
근간 군내동향 에 대하여 여론을 종합해본결과 아래와 같은 경향이 있는 듯하온데 그 중에는 인식부족이나 왜곡된 사고방식 등에서 오는 점도 있으나 요는 군고위 지도층에서 장병들에 대한 정신적인 지도이념의 확립 과 솔선수범, 이에 대한 계몽 등의 소홀에서 오는점도 불소하다고 사료되는 바입니다. 아래 동향조사를 참고로 하여 적절한 지도방법이 강구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첨부한 '군내동향 정보메모'는 만년필로 메모지에 기록한것이다.
<1. 지휘관 동향.
가. 전방 연대장급 이상 지휘관중에는 비주체세력이라는 낙오 감에서 상부 지시에만 따르겠다는 소극적이고 무사주의적인 경향이 많음.
나. 고급 지휘관은 가급적 책임을 하급 지휘관들에게 전가시키 고 있으며, 하급 지휘관들은 과중한 책임에 억눌려 기계적으로 움 직이고 있으며,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고, 가혹하게 평가해서 눈가 림으로 그때 그때 입장을 모면하고 있는 경향임.
다. 고급 지휘관중에는 입으로만 혁명과업수행 운운하는 등 열 성을 표면화시키고 있으나 아직도 구실을 만들어 유흥을 즐기며 나 태적인 구악이 가시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동향이 많음.
2. 군인사법 제정공포에 따른 여론 및 반향.
가. 계급 정년에 해당되는 자는 전역후의 처신문제, 생활보장 문제 등에 대한 심적 동요로 근무의욕이 거의 상실되어 있음.
나. 작년 8월 및 금년도 진급 대상자로 포함된 자는 소극적이고 무사고주의적인 경향은 있으나 별다른 신변에 화가 없는 한 앞으로 7, 8년은 현역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는 관측하에 자기에게 부하된 책임에 대하여는 어떻게 하든지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음.
다. 간부후보생 출신 위관 장교들은 육사 4년제 출신 장교와 지 나칠 정도로 차별대우를 한다고 군 고위층에 대하여 불만을 포지하 고 있으며 1955년도 육사출신(제1회) 장교를 소령으로 진급시키게 된다는 상부방침을 전문하고 적자와 서자 취급을 하고 있다고 비난 하고 있음.
3. 군내 파벌 및 특권의식 대두에 따르는 여론 및 반향.
가. 군인이 주동이 되어 혁명을 감행하였기 때문에 군 내부가단 결되었다고 평가한다는 것은 착오이며 군내부를 흐르고 있는 저류 는 중앙 활동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들에 대하여 어제는 동료이 며 전우였지만 오늘의 거리는 너무나 현격한 감이 있어 특권층에 대하여 혐오와 시기를 하고 있는 경향임.
나. 아직도 고급 지휘관중에는 지방적인 색채, 또는 연고 관계 등으로 파벌적인 인사관리를 자행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는 경향 임.
4. 군내부정행위 근절책에 대한 여론 및 반향.
가. 5·16이후 지휘관급에서 과거처럼 양성수입면을 밝히지 않 게 되어 정화되어 가고 있으나 예산상으로 제약을 받게 되어 있기 때문에 접대비 구실로 하여 부대 운영비에 손을 대고 있는 자가 아 직 다소 있는 것 같음.
나. 논산훈련소 고급 지휘관급에서는 과거처럼 특이한 비위사실 을 발견할수 없으나 하급지휘관 및 기간요원들에 의하여 사진값,망 실 보급품의 보충, 환경정비비 등으로 훈련병들의 봉급을 공제 또 는 갹출하는 예가 아직 있다고 하며 특히 춘천 소재 운전병 교육대 를 위시로 한 후반기 특수교육대에 대하여 훈련병들은 논산훈련소 보다 구악이 더 심하다는 여론이 있음.
다. 아직도 각급부대에서 금품거래 또는 연고관계로 인사이동, 장기 비공식 휴가·외출·출장 등을 자행하고 있다는 여론이 있음.
라. 모 사단 수색 중대장은 사단장과 인척관계로 전입이 되어 DMZ근무대원에게 지급되고 있는 특식비 중 상당액을 유용 또는 착 복하고 있다 함.
5. 전방부대 사병들에 대한 일반적인 동향 및 여론.
가. 소총중대에 배속된 사병들은 5·16전이나 다름없이 가정환 경, 학력정도면에서 저열하며 학보 교보병을 방침상연대급 이하 부 대에 배치하게 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배경 없고 빈한한 자들 만이 일선고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상임.
나. 1개 사단 평균 약100명의 출감자들 때문에 하급 지휘관들은 골치를 앓고 있으며 그들은 부대내 여론을 악화시키는 일에는 언제 나 선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함.
다. 말단 사병들에 대하여 아직도 하급지휘관 및 고급하사관들 의 기합이 심하기 때문에 구실붙이기만 가능하면 휴가·외출·출장 등으로 영내를 이탈하고자 기도하고 있는 실정임.
라. 하절기에는 야외에서, 동절기에는 막사안에서 소대장, 중대 장들이 일간지 기사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것이 사병들의 식견을 넓히는 데도 효과가 있음.
마. 주보물건이 사단, 연대, 대대순으로 내려갈수록 질이 나쁜 경향이 있음.
6. 군납업자 동향.
가. 고위층의 배경을 이용하여 관계 장병들과 결탁하여 부정을 감행하던 기존 업자들은 거의 부정을 자행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하여 전방부대 농협측이 기존업자와 경쟁이 된다고 갖은 수단을 다하여 중상 모략을 자행하고 있음.> (계속).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구월간조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