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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파병 거론
 월남파병 거론
 
 1961년11월14일 오후3시30분부터 1시간20분 동안 이루어진 케네디-박 정희 정상회담의 기록은 최근 공개되었다. 우리쪽에서는 유양수최고회의 외무-국방위원장, 최덕신외무장관, 박병권국방장관, 천병규재무장관, 송정범경제기획원 부원장, 정일권주미 대사, 한상국통역관이 배석했다. 미 국측에서는 러스크국무장관, 맥나마라 국방장관, 사뮤엘 버거 주한미국 대사, 월트 로스토우대통령 특보, 파울러 해밀턴 국제개발처(AID)처장, 월터 P 매카나기 극동문제담당 국무부차관보, 킬렌 USOM처장, 코렌 동북 아시아문제연구소장, 크레인 통역관이 배석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공동성명서를 읽어보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만약 박 의장도 동의한다면 이대로 발표하도록 하자고 했다. 박 의장도 동의했고 케네디 대통령은 그대로 발표하도록 지시했다.
 
 ·케네디:'아까 박 의장과 오찬을 하면서 한일관계에 대해서 구체적 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바 있습니다. 한국 외무장관과는 월남사태에 대해서 대화했는데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비망록을 작성 해서 주시겠다고 하더군요. 본인은 어떻게 하면 월남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최후의 수단은 물론 미군병력을 투입하는 것입 니다만 진정한 해결책은 월남인 스스로가 외국원조에 의존함이 없이 문 제를 해결하는 것이지요. 월남은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박 의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정희:'러스크 장관과 해밀턴 처장에게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미국이 너무 혼자서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세계의 각국들은 각자가 할 수 있는 부담을 나누어져야 자유세계 전체의 힘이 증강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한일 국교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 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반공국가로서 한국은 극동의 안보에 최선을 다 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월맹은 잘 훈련된 게릴라 부대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월남식의 전쟁을 위해서 잘 훈련된 백만의 장정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승인하고 지원한다면 한국정부는 월남에 이런 부대를 파 견할 용의가 있고 정규군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지원군을 모집할 수도 있 습니다. 이런 조치는 자유세계가 단결되어 있음을 과시하게 될 것입니다. 출국하기 전에 이 문제를 가지고 한국군 지휘관들과 토의했습니다. 모두 가 적극적이었습니다.대통령 각하께서도 군사보좌관들과 함께 본인의 제 의를 의논해보시고 저에게 결과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케네디:'참으로 감사한 말씀입니다. 미국은 베를린 장벽으로부터 시작해서 지구 전체의 짐을 지고 있습니다. 본인은 맥나마라 장관과 이 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박 의장께서도 내일 맥나마라 장관, 렘니처 합참 의장과 한번더 만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주시기 바랍니 다. 필리핀 사람들과 이런 문제를 의논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군요. 프랑스 사람들이(월남에서) 확인한대로 이런 상황에서는 서양 사람들이 할수 있는 행동엔 한계가 있어요.'.
 
 박정희가 이 자리에서 월남파병 용의를 밝힌 사실은 지금까지는 잘 알 려져 있지 않았다. 미국정부는 박 의장이 월남파병을 제의한 대목은 삭 제한 상태로 외교문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삭제된 부분이 공개문서에 서 복원된것은 1996년 미 국무부가 '미국의 외교'란 문서집의 '1961-63 년 동북아시아'편을 발간하면서였다. 당시 미국의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케네디 대통령에게 들이밀 카드가 없었던 박정희 의장이 고심 끝에 생각 해낸 것이 월남파병이었다. 연파월인원 약30만 명, 최다 주둔병력 약5만 을 기록한 역사상 최초의 해외파병의 씨앗이 이때 뿌려진 것이다.
 
 케네디 대통령은 예정에 없었던 정상회담을 한 차례 더 하게 되는데 이는 박 의장의 월남파병 제의에 대한 심도있는 토의를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월남파병 용의를 밝힌 박정희의 논리는 '자유세계의 일원으 로서 미국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며 파병에는 미국의 승인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파병에 따른 여러가지 경제적 이득 을 계산에 깔고한 발언이었다.
 
 케네디는 대화를 대한원조 문제로 끌고 간다. 그는 미국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의 원조자금으로써 는 미국 물자만을 구입해야 한다는 조건)' 정책을 쓸 수밖에 없게 된 배 경을 설명했다. 박 의장은 한국이 주망하는 것은, '바이 아메리칸' 정책 의 전면적인 철회가아니라 특정한 상품에 대해서만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러스크 국무장관은 만찬때 이 문제를 더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희:'본인은 혁명의 전과 후를 비교하여 혁명정부가 얼마나 많 을 일을 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문서를 갖고 왔습니다. 본인은 이 주제를 가지고 러스크 장관, 해밀턴 처장과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케네디:'양국의 대사께서는 이미 혁명주체세력의 업적에 관해서 매 우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을 본인에게 해주셨습니다. 본인은 매우 감명을 받았습니다. 본인은 미국이 박 의장을 최대한 지원할 것임을 보장해드립 니다. 우리는 대한원조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이 공산화 된다면 일본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태평양 지역 전체가 자유를 잃게 될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우리에게 사활적인 이해관계를 지니 고 있는 곳입니다. 맥나마라 장관, 미국의 군사력에 대해서 의장께 설명 해 드리시오.'.
 
 ·맥나마라 장관:'핵무기 및 재래식 무기의 증강 예산이 당초계획보 다도 60억 달러나 늘어났습니다. 1,700대의 핵무기 탑재 전투기 가운데 850대는 15분내에 이륙할 준비를 갖추고 항상 비상대기중입니다. 핵무기 분야에서 소련이 최근 대기권 실험을 하고 있지만 미국은 양적으로는 3∼ 8배, 질적으로는 그 이상으로 우세합니다. 소련은 200∼300대의 핵무기 탑재 폭격기를 북미대륙 상공으로 보낼 수 있을뿐입니다. 대륙간 탄도탄 의 경우, 우리는 핵탄두 미사일 80기를 장착한 다섯 척의 폴라리스급 원 자력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케네디:'소련이 우리에게 선제공격을 가한다고 해도 미국은 그보다 훨씬 가공할 반격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골치거리는 이란, 월남, 쿠바 등지에서 경험한 성격이 많이 다른 분쟁입니다.'( 계속).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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