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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지도자끼리
 40대 지도자끼리
 
 11월14일 박정희 의장은 오전 9시15분 숙소인 한국대사관저를 떠나 알링턴 국립묘지로 향했다. 무명용사비에 헌화한 박의장은 곧 바로 미 국무부로 갔다. 7층에 집무실이 있는 러스크장관은 1층 현 관까지 내려와 박 의장 일행을 영접했다. 이날 박정희-러스크 회담 에서 박의장은 대한 원조의 증액을 끈질기게 요청했다.
 
 --박정희 '공산침략의 가능성 때문에 한국은 60만 군대를 유지하 면서 동시에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는 조건에 놓여있습니다. 1960년 부터 미국의 한국군 유지비 원조 액수가 감소함으로써 한국측의 부 담이 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작성중에 있 습니다. 한국측의 군사비 부담 증가로 경제개발에 큰 짐이 되고 있으니 5개년계획기간이 끝날 때까지 한국군에 대한 원조수준을 1959 년 수준으로 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상원조가 줄어들 것이란 보도가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경제 계획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입니 다. 현수준을 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5개년 계획이 내년부터 실시 되는데 우리는 해외투자 차관을 유치하려고 노력중에 있습니다. 우 리 정부는 귀측에 대해서 특별경제안정기금으로 1억 달러의 차관과 7,000만 달러의 경제개발차관 및 800만 달러의 기술 원조를 요청합 니다. 이 액수는 너무 많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강력한 반공국가와 60만 대군을 유지하는 데는 반드시 필요한 돈입니다.'.
 
 --러스크 '정부와 의회는 지난 15년 동안의 해외원조 실적을 돌 아보면서 여러 가지 개선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하여 많은 원조 수혜국들에서 원조가 효과적으로 쓰여지지 않았다고 판 단됩니다. 그래서 의회는 장기경제개발원조란 발상을 내어놓고는 그 대신 군사원조, 무상원조,단기원조를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경제개발과 관련하여 한 두 가지 문의할것이 있습니다. 군 병력을 건 설공사, 통신, 보건부문에 이용할 수 없을까요. 한일국교 정상화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미국정부의 원 조 집행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법률적인 제약이 있으나 우리는 한국 정부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도를 연구해보도록합시 다.'.
 
 --박정희: '미국이 무상원조에서 장기 차관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고해도 한국에서는 그것을 너무 급격하게 해서는 안될것입니다. 그 러나 앞으로 몇년간 만이라도 미국의 원조가 계속된다면 한국은 장 기차관 체제를 위한 기초를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군 병력을 경 제개발에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이미 그런 방향으로 진 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 오는 길에 도쿄에서 이케다수상과 단독 으로 만나 국교정상화를 가능한 한 빨리 타결짓는다는데 의견을 같 이 했습니다.'.
 
 --러스크: '일본과의 국교문제 해결은 미국의 대한 원조를 대체 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 될 것입니다.'.
 
 --박정희: '장관께서는 내가 제기한 (원조)문제에 대해서 희망적 인 답변을 줄 수 있겠습니까.'.
 
 --러스크: '(국제개발처)해밀턴 처장과 그 문제를 논의하시는 것 이 좋을 것 같군요. 의장께서 떠나시기 전에 저도 이 문제로 한번 더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과 회담하실 때 도 이 문제가 거론될 것입니다. 저의 이 대답이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취한 사면 조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박 의장은 한 시간 반 동안의 회담을 끝낸 뒤 같은 건물 안에 있는 국제개발처(AID=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파울 러 해밀턴 처장을 찾아가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이 요담을 끝낸박정희 의장 일행은 백악관으로 향했다.19 17년생으로 박 의장과 동갑인 케네디 대통령은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차에서 내리는 박 의장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었다. 현관 계단을 올라간 두 지도자는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했다. 박의장 은 오찬에 참석할 수행원들을 케네디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박의장 일행이 로비로 들어서자 미 해병대 군악대가 아리랑을 연주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오찬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박 의장을 2층으로 안내하여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를 소개했다. 박 의장은 이 자리 에서 대통령에게는 족자를,부인과 자녀들에게는 한복 한 벌씩을 선 물로 내놓았다. 오찬에는 미국측에서 러스크 미 국무장관, 맥나마 라 국방장관, 렘니처 합참의장, 월트 W 로스토우 특별보좌관, 버거 주한 미국대사, 폴 H 니츠 국무차관보, 킬렌 유솜처장 등 요인들이 참석했다. 박정희 의장, 정일권 주미 대사, 유양수 최고회의 외무 국방위원장, 최덕신 외무장관등 한국측 참가자 23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짤막한 환영사를 했고 박 의장은 군사혁명 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답사를 했다.
 
 박 의장은 '우리는 국가의 생명을 건지고 이를 건전하게 육성하 기 위하여 병든 기관을 제거해야 하는 외과의의 처지에 놓여 있다' 면서 '직장 활동의 공정, 국가건설에의 의욕, 국가에 대한 책임감, 이러한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적 요소가 우리의 국가 재건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시간 40분간 계속된 이날 오찬에는 박정희 의장이 좋아하는 전복 요리가 특별히 등장했다. 박 의장은 오찬이 끝나자 일단 한국 대사관으로 돌아왔다가 오후 3시30분 다시 백악 관으로 케네디 대통령을 찾아갔다.
 
 정상회담은 오찬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매우 유쾌하게 시작되 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혁명정부가 단행하고 있는 여러 개혁 조치 를 환영하는 바이지만 우리로서는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고 했 다. '혁명정부가 세제 개혁을 단행하는 바람에 주한미국대사관 직 원들도 그 동안의 체납세금을 물어야 한다니 야단입니다.'.
 
 박정희 의장도 농담을 했다.
 
 '미국에 와서보니 카메라 기자들이 상전이더군요.'.
 
 '의장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신문기자들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골 치거리지요.' (계속).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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