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측의 입장
워싱턴 내셔널 에어포트에서는 존슨 부통령의 환영사와 박정희 의 장의 답사가 교환되었다. 박 의장의 답사는 한상국중령에 의하여 통역 되었다. 박정희 의장은 답사를 끝내고 탑승차쪽으로 가다가 군의장대 뒷편 방책뒤에서 태극기를 흔들면서 환영하고 있던 재미동포들쪽으로 걸어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악수를 했다. 경호에 신경을 써야 하는 미국측으로서는 의전코스를 이탈한 박정희의 이런 파격적인 행동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러스크 국무장관은 연회석상에서 박정희에게 이 일을 거론하면서 '만약 내가 선거에서 박 의장과 대결하게 된다면 나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것이다'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
박의장은 전속부관, 경호관, 주치의와 함께 맥킬 테라스 2838번지 주미대사관저에 들었고 나머지 수행원들은 이웃한 쇼어햄 호텔에 투숙 했다. 박의장은 이날(11월13일) 오후에는 공식 행사가 없어 대사관저에서 머물렀다. 그는 5·16주체세력인 육사8기출신 김동환참사관으로 부터 워싱턴 일정 전체에 대한 보고를 들었고 저녁은 정일권 대사가 베푼 만찬에 수행원들과 함께 참석하여 한식을 먹었다.
박정희 의장이 워싱턴에 도착한 날 백악관 안보 보좌관 월터 W 로 스토우박사는 다음날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 대비한 요약보고서를 메모 형식으로 작성하여 케네디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박 의장의 방미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결과중 의 하나는 한국인과 세계인들에게 미국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장래를 낙관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분단된 조국의 장래에 대해서 절망하는 버릇이 있는 한국 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인들은 어떻게 하면 경제적 자립을 달성 할지 혼란에 빠져 있다. 특히 학생들은 그들이 이승만 정권을 전복시 키는데 성공한 직후 조국이 그렇게도 빨리 권위주의 정부로 돌아가야 했다는 데 대해서 크게 실망하고 있다.
-이것은 또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들은 현재의 한국정권이 이승만식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는 경향이기 때문이다.이 들은 미국이 처음에는 쿠데타에 반대하다가 이제 와서는 쿠데타의 지 도자를 정중하게맞아들이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
이상의 문제점들을 감안하여 우리는 공사석에서 다음 두 가지 점 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a. 한국 정부는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부정 부패 등 고질적 문제 들을 헌신적으로 고쳐나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정부는 문민정부로 복귀하기 위한 과도단계에 있는 정부이다.
b. 한국은 경제개발에 유리한 건전한 기초를 갖고 있으며 우리는 경제개발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군사 정부는 우리의 압력을 받고 1963년 4월에 헌법을 개정하고 5월에 선거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작업은 하지 않고 있다. 박의장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해주었으면 함.
a. 헌법은 어떻게 고칠 것인가.
b. 1963년 선거의 출마자격에 대한 제한이 있을 것인가.
c. 선거 전에 정치활동을 허용하여 정당을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할 것인가.
d. 선거는 공정하게 실시될 것인가.
한국측은 공동성명서에 1963년에는 문민정부로 복귀할 것이란 약 속의 재천명을 포함시키자고 제의했다. 이런 재천명은 최대한 확고한 표현이라야 할 것이며 각하의 질문에 따라 새로운 사항이 나타난다면 공동성명서에 이를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예컨대 현정부가 기본권에 대한 제한을 완화할 것임을 내비치면 성명서에 이를 반영할 수 있다.
지난 6월 한국문제 대책반은 각하에게 군사안보에 너무 치중하고 있는 비생산적인 대한원조정책을 수정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발 전을 위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한국 정부가 자 조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5개년 경제개발계획을 적극적으로 지 원할 용의가 있음을 명백히 하고 특히 5개년 전원개발계획에 외부 지 원을 제공할 것임을 약속한다.
한국문제 대책반이 여러 가지 건의를 올린이후 한국에 대한 무상지원은 당초의 1억2천만 달러에서 9천만 달러로 감축되었고(작년엔 1억8천6백만 달러) PL 480 식량원조도 약간 감소했다. 대책반이 지적한 모든 문제점들에 대해서 현재의 정부가 정 력적으로 달려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원조의 총액은 줄었다. 한국측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작년 원조 가운데 2천만 달러는 일회성인 특별지원이었고 올해 회계연도 예 산에 4천만 달러가 남아 있는데 이것을 개발차관으로 전용할 수도 있 을 것이라고. 한국정부는 우리가 재촉한 개혁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도 원조가 삭감당한 것에 대해서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현재 무상원조에서 개발차관으로 중점을 전환하는 단계에 있다. 한국처럼 외환보유고의 90%와 정부예산의 큰 부분을 우리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런 전환을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생 긴다. 주한미국대사와 유솜(USOM=대한원조기구)국장은 대한 원조 액수 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대신에 다음과 같은 건의를 했다.
a.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편집자 주=미국원조자금으 로는 미국물자를 구입해야 한다는 원칙)을 비료구입에 대해서만은 예 외로 해줄 것.
b. 미국의 대한군사원조 자금으로 구입해온 물자를 점차적으로 한 국군의 예산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정책을 보류해줄 것.
c. 한국군이 필요한 물자를 군사원조자금으로 한국내에서 해외구 매 형태로 구입하도록 해줄 것.
당초의 지원예산규모인 1억2천만 달러수준을 복원하든지 위에서 건의한 것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든지 해주었으면 한다.
군사지원에서 경제지원으로 서서히 중점을 이동하는 문제에 대해 서 한국측과 토의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군에 대한 군사원조 액수를 약간 삭감하고 경제원조로 전환 하는 시험적 조치를 취해볼 것을 건의한다. 유엔의 기치 아래서 미군 2개 사단이 비무장 지대에 배치되어 있는 한국보다도 적의 침략에 대한 억제력을 완벽하게 확보하고 있는 곳은 이 세계 어디에도 없다.진 짜 위협은 한국의 국내문제이며 이는 경제개발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공동성명서에는 한국의 경제개발에 대한최대한의 지원 의사를 명 백히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계속 >.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