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  조선일보  |  독립신문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코나스넷  |  라이트뉴스  |  리버티헤럴드  |  뉴데일리  |  뉴스파인더
    
   


기사 확대  기사 축소  

군민 토론
 군민 토론
 
 1963년3월20일 최고회의에서 열린 박정희측 대 민간정치인들의 설전은 이렇게 계속되었다.
 
 ·윤보선(전 대통령):'혼란을 그대로 방치하면 걱정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있소. 국가란 한 사람이나 한 단체의 것이 아니오. '나 아니면' 또는 '우리가 아니면 안된다'는 말에서 무리가 생기는 것이오.(중략).
 
 누구든 정권을 잡으면 내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려 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한다고 오해하지는 마시오. 여러분들이 5개년 계획을 한다고 했소. 그러나 다른 사람이 계획을 수행하면 더 잘 될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오. 국방이 가장 중요한 것이오. 국방없이 건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군은 국방에 치중해서 그 임무를 수행해주 시오.'
 
 ·박정희:'(약간 화난 말투로) 정치가 안정되었으면 왜 군인이 나왔 겠습니까.'.
 
 ·윤보선:'군인이 해서도 안정이 안되지 않소.' ·김준연(김준연·전 법무장관):'군에 변동이 있었다고 했는데…'.
 
 ·박정희:'그것은 군이 아니라 군의 일부요.' ·김준연:'군의 일부로 고치겠소. 정국의 혼란을 지적했는데 정당은 정당법 때문에 2, 3개밖에 안나오고 있소. 군소정당은 나와도 별 영향 을 미치지 못해요. 과거에 정당이 많았다고 하지만 결국 자유·민주당 밖에 없지 않았소. 염려할 것 없어요. 그리고 군 일부의 난동도 진압하 지 않았소. 군 일부의 불안과 정국 불안정을 이유로 2·27 선서를 번의 한 것은 잘못이요.'.
 
 ·김도연(전 민주당 구파 지도자):'잘 잘못을 가리는 말은 그만 둡 시다. 의장은 (구정치인이) 구태의연하므로 믿고 맡길 수 없어 군정을 연장하겠다고 했는데….' ·박정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묻겠다는 것입니다.'.
 
 ·김도연:'군정연장을 묻겠다고 했는데 이 나라를 잘 만들어 보겠다 는 것이 5·16 정신인 줄 압니다. (중략). 나라 실정으로 보아 민주주 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면 정당인들도 깊 이 생각할 것이오.' ·박정희:'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가 있으면 심사숙고하겠 습니다. 때묻고 정계를 혼란케 한 사람들이 청신한 정계의 조성을 위해 물러 앉겠다면 번의하겠습니다. 3·16 성명은 2·27 선서를 유보해 두 고 주권을 가진 국민한테 의사를 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이범석(전 국무총리):'국민이 앞으로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다시 물을 것도 없이 결단을 내려주시오.' ·박정희:'군인이 가장 존중하는 것은 명예이고 사심이 없어야 한다 는 것이 생명입니다. 나라가 망한 후 애국자라는 소리를 듣느니보다 역적이란 말을 듣더라도 정국의 혼란을 막아야겠습니다.'.
 
 ·장택상(전 국무총리):'박의장도 눈을 뜨면 모두 구악으로 보이는 모양이오. 어떤 사람이 물러가야 하는지 의장이 구체적으로 지적하시 오. 그렇다고 법을 만들라는 것은 아니오. 우리는 5·16에 죽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니까.' ·박정희:'자진해서 해결하시오. 정치정화법 같은것은 또 만들 수 없습니다.'.
 
 ·윤보선:'나는 의견이 다릅니다. 인간 사회에 줄을 그을 수는 없어 요. 때묻고 안묻고는 국민이 결정할 것입니다. 구공탄도 좋은 석탄만으 로는 안되고 나쁜 석탄도 넣고 진흙도 넣어야 좋은 구공탄이 된다고 하 는데 이것이 바로 인간사회의 진리요.' ·박정희:'(고??????으로) 그것도 못하는 썩은 것들에게 어떻게 맡기겠 습니까.'.
 
 ·윤보선:'새 사람이라고 잘되는 것은 아니오.' ·박정희:'장선생이 말한 운동을 전개해 보시오. 이달 말까지 모든 결심을 유보하겠습니다.(윤보선과 악수하면서) 나는 사심이 없습니다.
 
 그것은 알아주셔야 합니다(윤보선씨도 웃는 얼굴로 '잘 압니다'라고 손 을 흔들면서 서로 몇 마디 주고 받았다.)'.
 
 박정희는 이범석에게 다가가 '사냥에서 다치셨다지요. 몸 조심하셔 야죠'라고 인사했다. 이범석은 그 인사엔 대답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겁니다. 나라를 위해 결심해주시오'라고 말하면서 감정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꼈다. 박정희는 얼굴이 벌개지더니 말없이 퇴장했다.
 
 이날 군민회담에서 박정희는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일부 정치인이 자진해서 정계 진출을 단념한다면 나의 결심을 변경시킬 용의가 있 다.
 
 민간정치인들이 협의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 3월말까지 군정연장안의 국민투표 실시를 보류하겠다'라고 양보했다. 그러자 최고회의내의 친김 종필세력은 '너무 양보를 많이 했다'고 박의장에게 대들기도 했다. 박 정희로서는 이런 항의가 고마운 것이었다. 그는 온건과 강경 양쪽을 대 치시켜놓고서 그것을 조정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박 정희는 이런 정치적 게임에서 상당히 유연한 전술을 구사하곤 했다. 그는 군인에서 정치인으로 바뀌고 있었다.
 
 3월20일 윤보선, 허정(과도정부 수반) 두 사람은 서울시청 부근에서 30분간 산책 데모를 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고 귀가했다. 다음날 이후락 공보실장은 '두 사람이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데모를 벌인것은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때부터 박정희는 구정치인들을 '사대 주의자'니 '가식적 민주주의자'라고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계속).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기사목록  프린트하기 

조선일보 | 스포츠조선 | 주간조선 | 소년조선 | 여성조선 | NK조선 | IT조선 | 잡지DB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 오피시아 1729호  |  대표자 : 조갑제  |  사업자등록번호 : 101-09-63091
상호 : 조갑제닷컴  |  개인정보관리 책임자 : 김동현  |  전화번호 : 02-722-9411~3  |  팩시밀리 : 02-722-9414 |
    개인정보취급방침

발행인 : 조갑제 | 편집인 : 조갑제 | 등록번호 : 서울아00945 | 등록일 : 2009/08/24 | 국민은행 360101-04-065553(예금주: 조갑제닷컴)
webmaster@chogabj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