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선 내각
박정희 대통령 당선자는 12월11일 이후락 최고회의 공보실장을 대 통령 비서실장으로, 홍종철 최고위원을 경호실장으로 발령했다. 12일 엔 최두선 동아일보 사장을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조각명단을 발표 했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김유택(전 경제기획원장) ·외무부장 관=정일권(전 주미대사) ·내무부 장관=엄민영(전 최고회의 의장 고 문) ·재무부 장관=박동규(전 산업은행 총재) ·법무부 장관=민복기 (유임) ·국방부 장관=김성은(유임) ·문교부 장관=고광만(문교차관) ·농림부 장관=원용석(전 경제기획원장) ·상공부 장관=이병호(전상 공차관)
·건설부 장관=정낙은(한전 부사장) ·보사부 장관=박주병 (전 중앙의료원장) ·교통부 장관=김윤기(유임) ·체신부 장관=홍헌 표(전 내무차관) ·공보부 장관=김동성(전 대한공론사 이사장) ·무 임소 장관=김용식(전 외무장관) ·무임소 장관=김홍식(전공화당 서울 시 사무국장) ·총무처 장관=이석제(유임) ·법제처장=서일교(전법무 차관)·원호처장=윤영모(유임) ·원자력 원장=윤일선(전서울대 총장) ·서울시장=윤치영(전 공화당 의장).
최두선 총리는 12일 밤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상기된 얼굴로 '박정희 의장과 술을 나누고 오는 길이다'면서 '입각 교섭을 받기는 지난 12월2일이 처음이었고 6일 밤에는 박의장이 집에 찾아와 서 한 50분 동안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안 사람은 마 침 여행중이어서 아무도 몰랐고 박의장은 경호원 한 사람만 데리고 지프차를 타고 찾아왔기 때문에 내 차 운전사도 누구인지 몰랐다'고 했다. 최총리는 공화당에 입당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총리직을 수락 했음을 분명히 했다.
12월16일 국가 재건 최고회의가 945일간의 군정을 끝내고 간판을 내렸다. 이날 오후 박정희 대통령 당선자는 청사(현 문화관광부)에서 해산식을 올린 뒤 전·현직 최고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그는 소 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감개무량하오'라고 짤막하게 대답하면서 몇 번이고 8층짜리 건물을 뒤돌아보았다.
이날 제1 야당인 민정당은 17일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느냐 마 느냐로 왈가왈부했다. 유홍의원은 '부정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의 취임 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했고 박한상의원은 '우리가 제기한 대통령 선거 무효소송은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해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다'면서 참석론을 폈다. '정신적 대통령'을 자처했던 윤보선은 이렇 게 말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을 때 우리가 (박정희 후보에게) 꽃다발을 가 져다 준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를 시인한 것이고 사실상의 승패문제는 별도의 일이야. 우리가 선거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가시덤 불을 안기는 것이 아닌가. 십자군 전쟁 때 십자군측 장군이 아랍 장 군이 아프다고 의사와 약까지 보내주었던 것처럼 우리도 정정당당하 게 나가야 돼.' 제3공화국이 공식적으로 닻을 올린 12월17일 중앙청 에선 제5대 대통령 취임식이, 세종로 국회의사당에서는 제6대 국회 개회식이 열렸다. 마흔 여섯 살의 젊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주적 주체의식' '자립자조의 정신' '민족적 주체성' '자발적 적극참여' 등 의 낱말들을 동원하여 새 역사 창조에 전국민들이 동참해줄 것을 역 설했다.
<격동하는 시대, 전환의 시점에 서서 치욕과 후진의 굴레를 벗어 나기 위해 오늘의 세대에 생존하는 우리들의 생명을 건 희생적 노력 을 다하지 않는한 내 민족의 역사를 뒤덮은 퇴영의 먹구름은 영원히 걷히지 않을 것입니다.>.
박정희는 또 '강력정치를 빙자한 독재의 등장도, 민주주의를 도용 한 무능·부패의 재현도 단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성서를 읽는다 는 명목 아래 촛불을 훔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국민'이란 조어를 써가면서 '소박하고 근면하며 성실한 생 활인의 자세'를 요구했다.
이날 육영수여사는 단상에 앉아 보채는 다섯 살짜리 지만군을 달 래느라고 진땀을 뺐다. 박정희 대통령은 시종 딱딱한 표정이었다. 조 선일보는 '2년 전 5월 웃지 않는 얼굴로 데뷔한 그는 대통령으로 취 임하는 영광의 날에도 끝내 웃지 않는 얼굴로 일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정일권 전 주미 대사를 중도에서 귀국시켜 외무장관에 앉혔던 박정희 대통령은 취임식 며칠 후 야밤에 그를 청 와대로 초대했다. 육여사가 끓인 생태찌개가 놓여 있는 식탁엔 소주 병이 준비되어 있었다. 정장관이 먼저 '각하의 건강을 빕니다'하고 첫잔을 권하자 박대통령은 '정형마저 이 같은 사석에서 각하라하십니 까? 앞으로 사석에서는 호형하기로 합시다'라면서 굳이 동갑나기인정 일권에게 먼저 잔을 권했다('정일권 회고록'에서 인용).
'정형과 오랜만에 술잔을 들고 보니 만주군 시절에 정형을 찾아가 서 배급술을 바닥내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그때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서로 젊었을 때 일 아닙니까. 그립군요.'.
서너 잔을 나눈 다음 박대통령이 불쑥 '알고 계십니까'하고 물었 다.
'무슨 말씀인데요?' '정형에게 왜 외무부를 부탁했는지 말입니다.'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국방부였습니다. 김성은(당시 국방장관)이 열심히 밀더 군요. 한데, 8기생 애들이 반대합디다. 왠지 아십니까?'.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