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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수-정치인 비판
  학생-교수-정치인 비판
 
 학생-교수-정치인 비판
 
 1965년8월25일 저녁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청 제1회의실에서 전국 방송망을 통해 특별 담화문을 19분간 읽어 내려갔다. 이 연설은 박대통령이 집권기간중에 행한 연설중 가장 직설적이고 단호한 표현이 많은 연설에 속한다. 그 뒤의 어느 대통령도 이 연설처럼 학생, 교수, 야당정치인들을 가차없이 공격(또는 경멸)하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이 연설은 대통령의 당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드문 자료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먼저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의 낡고 썩은 버'과 '일부 철부지한 학생들'에게 직격탄을 퍼부었다. 박대통령은 반정부 운동가들을 항상 '일부'로 표현함으로써 심리적인 주도권을 잡으려는 언술을 구사했다. '학생이라고 해서 헌법을 무시하고 부정할 수 있는 권리가 어디에 있으며 학생들이라고 해서 국회해산을 운운하고 조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특권이 어디에 있습니까.
 
 학생은 이 나라의 전부가 아닙니다. 4·19 이후 이 나라 사회에 새로운 병폐가 하나 생겼는데, 그것이 바로 학생들의 데모 만능 풍조인 것입니다. 걸핏하면 무슨 성토대회다, 농성단식이다, 데모다, 무슨 무슨 투쟁이다 하고 소위 현실참여라는 명목하에 거리로 뛰쳐 나오기를 좋아하는 폐단이 생겼으니, 이것은 분명히 말해서 망국의 풍조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학생제군!
 
 오늘날 학생들이 거리로 뛰어나와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정치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를 좋아하는 나라치고 잘 되어가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정부 물러가라, 국회해산하라, 그러면 그 다음에는 학생이 정치하겠다는 말입니까. 이거 언제부터 이런 버릇이 생겼습니까. 학생이라고 해서 이런 특권은 절대로 부여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 2년간에 걸쳐 양성적인 데모로 시달려 온 우리 국민들은 이제 그 데모에 대해 불감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외국 사람이 그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과연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를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까.
 
 나는 학원에서 학구에 전념하는 대다수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불순한 동기로 또 비록 동기에 있어서는 선의일망정 그 결과에 있어서는 사회공공질서를 파괴하는 데모 행위를 본직으로 알고 있는 일부 정치학생의 버릇을 근절시켜야 할 절실한 필요를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 이상의 데모는 우리의 적인 공산주의자 이외의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유와 명분을 불문하고 학생이 학원 밖으로 뛰쳐나와 가두를 휩쓸고 다니는 이 망국적 풍조를 단호히 시정할 것입니다.
 
 학생회장 선거에 있어서 금전거래가 공공연히 성행하고, 때로는 테러, 납치 등 일반 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추잡하고 비루한 행위로 자치단체의 간부가 되어 선량한 학생과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고, 심지어 이 직위를 사회진출의 미끼로 삼아 소영웅시하는 실로 타기할 기풍이 학원내에 만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여러 번 듣고 있습니다.
 
 공부하기 싫고, 시험치기 싫어서 한일회담 반대를 핑계삼아 선량한 학생까지 폭력으로 협박하여 거리로 끌고 나오는 이러한 무법과 폭력이 횡행하고 있으면서도 그들 불순학생들은 언필칭 학원의 자유를 부르짖고, 학원의 자치를 운운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닙니까. 이러한 부조리가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깡패 정치에 항거하여 그것을 무찌른 학생들이 바로 그 깡패의 위치에 대신 들어서서 불법과 파괴를 일삼음으로써 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개인이나 학교의 조그마한 자존심 때문에 타학교가 데모를 했으니까 우리도 안하면 학교의 명예가 손상된다, 지난 번에는 어느 학교가 먼저 했으니까,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해야 체면이 선다 운운하는 이 따위식 사고 방식이 과연 지성인을 자부하는 학생들이 할 행동이라고 봅니까.
 
 그들 일부 학생들중에는 무능하고, 불순하고, 간교한 교원들에게 매수되어 학원민주화 투쟁에 그릇 이용되는 학생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학생일수록 일부 불순한 정객들에게 매수되거나 그들의 앞잡이가 되어서 애국을 빙자하여 철모르고 날뛰는 예가 허다한 것입니다.
 
 또 일부 교직자들은 어떻습니까. 학생데모를 영웅시하고 그들을 선동하므로써 자기가 입신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을 은근히 바라는 기회주의자가 있는가 하면 학생의 주장에 아부하고, 그 감정에 영합하여 값싼 인기를 얻지 않고서는 자기의 무식과 무능을 감출 수 없는 사이비 학자, 신분이 보장됨을 기화로 삼아 책임도 지지 못할 망언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학자, 이러한 일부 엉터리 학자가 제거되지 않는 한 학문의 자유와 학원의 민주화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또 일부 정치인들은 어떻습니까.
 
 정당해체를 주장하고 국회 해산을 공공연히 부르짖으면서도 그것이야말로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고, 애국하는 길이요, 구국하는 길이라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억지와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 이 나라 일부 정치인들의 실태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국가의 진로와 민족의 활로는 아랑곳 없이, 공부시켜야 할 학생을 오직 당리당략의 재물로 희생시켜 학생 데모에 힘입어 정권의 횡재를 망상하는 반동정객이 민주정치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 또한 이 나라 사회의 현실입니다. 선도되어야 할 학생, 제거되어야 할 교직자, 퇴장되어야 할 정치인, 이들의 수는 엄격히 따져 극히 적은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체로서의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흐리는 것은 언제나 이 극소수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조갑제출판국부국장기자) (이동욱월간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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