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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흥분과 자랑
 대통령의 흥분과 자랑
 
 12월6일. 오전 9시30분부터 청와대 회의실 에서 경제 각료들과 中東문제 연구소 연구 원들 간의 회의가 열렸다. 낮 12시30분경 회의가 끝나자 朴대통령은 金正濂 비서실장 에게 『金실장, 내 집무실에 있는 그것 좀 가져와 보시오』라고 했다. 잠시 후 대통 령의 책상 위에 검은 액체가 담긴 유리병이 올랐다. 朴대통령은 『내가 오늘 여러분께 기쁜 소식을 하나 알려 주겠소. 우리나라 포항에서 기름이 나왔습니다. 이게 바로 그 원유이니까 한번씩 돌려 가면서 보시오 』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손가락으로 찍 어 맛을 보기도 했다.
 12월9일 朴대통령은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 새마을 지도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특별 열차를 탔다. 열차가 경기도 안양에 이르렀 을 때 옆 칸에 타고 있던 林芳鉉(임방현), 張東雲(장동운), 朴振煥(박진환) 특별 보 좌관들을 불렀다. 朴대통령은 이들에게 원 유를 개발하게 된 경위와 실용적인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문제점 등을 자상하게 설명 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朴대통령은 석유가 나오는 꿈을 꾸다가 깨는 바람에 아쉬웠다 는 이야기를 측근들에게 한 적이 있었다. 석유에 恨이 맺힌 대통령은 원유가 담긴 병 을 자신의 집무실에 둔 이후부터 틈만 있으 면 누군가에게 이것을 자랑하고 싶어진 것 이다.
 
 이날 저녁 숙소인 대구 수성 관광호텔에서 열린 만찬장에서도 朴대통령은 포항 석유 발견의 保安을 지킬 수가 없었다. 다음날 새마을 지도자 대회가 끝난 뒤 전국 지방장 관들과 가진 오찬석상에서도 朴대통령은 이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포항 석유의 비밀 이 깨져버렸다. 1975년 歲暮(세모)의 한국 사회는 대통령으로부터 번지기 시작한 석유 의 꿈을 불태우며 저물어 갔다. 기자는 1976년 1월1일자 국제신문 사회면 머릿기사를 썼다. 기사 제목은 「石油여 솟 아라, 浦項 일대 中生代 경상계 지층 탐사 서 희망적 결론」이었다. 직설적으로 포항 에서 석유가 나왔다는 언급은 없었지만 석 유가 나왔다는 전제하에 油田 가능성을 지 적한 내용이었다. 기자는 年初의 連休 때 포항 시추 현장을 둘러보았다. 해양석유 시 추선에 눈이 익은 기자에겐 매우 초라한 규 모의 시추탑이었다. 시추구멍 사이의 거리 로써 背斜구조의 크기를 대강 짐작하고 왔다. 1976년 1월4일 회사에 출근하니 정보부 부 산지부에서 좀 와달라는 연락이 왔다. 갔더 니 『포항석유관련 기사는 쓰지 않기로 되 어 있는데 무슨 의도에서 썼느냐』는 추궁 이 있었다. 정보과장이 기자를 수사과 직원 한테 넘겨 진술조서를 받게 했다. 몇 시간 지나 풀려나긴 했지만 정보과장의 정중한 태도가 인상에 남았다. 1979년 10월27일 아침 경찰서 출입기자이던 나는 전국에 지 명수배된 대통령 시해사건 범인 자료를 보 다가 깜짝 놀랐다. 나를 조사한 그 정보과 장이 시해범으로 지명수배되어 있는 게 아 닌가. 그가 朴대통령 경호원인 안재송, 정 인형 두 사람을 사살한 朴善浩(박선호) 의 전과장이었던 것이다.
 
 1976년 1월15일 당시 국제신보 사회부 소속 이던 기자는 朴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 때 혹시 기름에 대해 언급할지 모른다는 생각 에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전날 에 미리 포항시추 관련 기사를 몇 꼭지 써 두었지만 朴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석유발 견을 확인해주지 않으면 신문에 게재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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