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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明한 결론
 自明한 결론
 
 기자는 정보부가 만든 동신산업공사의 회장 이었던 陸東蒼 당시 정보부 관리국장과 통 화했다. 그는 『지금도 포항석유가 원유라 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대해 『공무상의 일이기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 을 취했다. 『대통령이 이미 원유라고 발표 한 것에 대해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사실 상 원유가 아니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답변을 재촉했으나 그는 緘口(함구)했다. 崔甲東 사장은 『지금 우리집에는 B공에서 나온 기름이 든 유리병이 보관돼 있다. 나 는 지금도 원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吳源哲씨와 이런 일문일 답을 가졌다.
 
 ─정말 포항석유는 원유가 아니고 정제된 輕油제품이었나?
 
 
 『틀림없다. 칼텍스에서 보내온 분석표를 보니 금방 알 수 있었다』
 
 
 ─鄭長出씨가 보관하고 있던 포항석유 시료 를 분석한 일본의 기노시다 박사는 원유보 다는 경유에 더 가깝다고 분석했지만 극히 예외적인 원유일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았는데.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은 朴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병에 든 석유를 말하는 것이다 . 鄭長出씨가 보존하고 있었던 것이 포항석 유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원유란 것은 복합적인 탄화수소 성분을 가진 물질이다. 분자량이 적은 가스로부터 고체에 가까운 아스팔트 성분까지 광범위한 성분분포를 보인다. 이런 원유를 대상으로 蒸溜 시험을 하면 그 분석표는 반월형의 산능선처럼 보 인다. 그런데 포항석유를 분석한 것을 보니 담배갑을 모로 세워놓은 것 같았다. 즉 가 스 같은 휘발분과 무거운 重質分은 없고 가 운데의 輕油성분만 검출되었다는 의미이다 . 이것은 절대로 원유가 아니다. 의문의 여 지가 전혀 없는 輕油였다』
 
 
 ─혹시 「포항석유는 원유가 아니었다」는 귀하의 글이 나간 뒤 당시 시추 관계자들 로부터 항의를 받은 적은 없는가?
 
 『없었다』
 
 
 ─朴대통령으로부터 포항 B공 석유에 대한 질문을 그 뒤 다시 받은 일이 있었나.
 
 『없었다』
 
 지금까지 이 기사를 읽은 독자들도 같은 생 각이겠지만 포항 B공 기름이 원유가 아니었 다는 것은 自明한 결론이 되고 말았다. 吳源哲의 증언과 韓聖甲 및 金光模의 증언으 로 칼텍스가 포항 B공의 석유를 원유가 아 닌 경유라고 분석한 것은 사실로 확인되었 다. 그 분석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 다행히 鄭長出이 가지고 있던 B공 기름을 분석한 기노시다 박사의 보고서는 남아 있 었다.
 
 이 기록은 吳源哲의 증언을 뒷받침한다. 기 노시다 박사는 또 鄭長出이 원유라고 믿었 던 의성군 多仁面의 기름을 경유와 윤활유 의 혼합품이라고 단정함으로써 정보부와 鄭 씨가 원유라고 믿었던 기름이 모두 「경유 +重油」일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B공 기름 발견 이후에 일본 도쿄대학 가와이 교수가 평가한 보고서도 발견되었고 이것 또한 포 항석유는 원유가 아니란 결론을 재촉했다. 정보부가 B공 기름을 울산정유공장과 KIST 에 맡겨 조사한 것은 原油 여부가 아니라 原油란 전제하의 성분분석이었음이 확인됨 으로써 B공 기름이 原油라고 주장할 과학적 근거가 상실되고 말았다. 석유지질학적으 로 판단할 때도 B공 기름을 原油라고 설명 할 수는 없게 되어 있다. 그것이 지층속에 생성되어 있던 원유라면 바로 옆에서 뚫은 두 개의 구멍에서도 나와야 하는데 나오지 않았다.
 
 즉, 과학으로는 포항 B공 석유가 원유라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데 朴正熙의 권력은 그것이 원 유라고 선언했고 그 뒤 24년 동안 과학과 사실보도의 도전을 저지하거나 피한 채 그 허위를 보호할 수 있었다. 권력은 한시적 이긴 하지만 허위를 사실이라고 우길 수가 있는 것이다.
 
 朴대통령이 서거한 뒤 그의 집무실을 정리 할 때 포항 기름을 넣은 유리병이 그대로 발견되었다. 朴대통령은 왜 자신에게 실망 을 안겨다 준 이 기름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을까. 더구나 吳源哲 수석이 원유가 아 니라 輕油라고 보고한 「가짜 원유」인데. 풀리지 않은 의문은 왜 朴대통령이 「원유 가 아니다」란 보고를 받고서도 기자회견에 서 「원유가 나왔다」고 발표했을까 하는 점이다. 이때 朴대통령으로서는 너무 여러 사람들 앞에서 석유 자랑을 많이 해두었기 때문에 「가짜다」라고 고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朴대통령으로선 또 당시 포항 에서 석유시추가 계속되고 있었으므로 설사 B공 석유는 가짜라고 해도 내일, 아니면 모레, 아니면 언젠가는 석유가 솟아오를 것 이라고 기대할 수가 있는 입장이었다. 석유 시추에 종사하는 이들은 시추가 최종적으 로 끝나기 전까지는 항상 노다지의 꿈과 기 대를 품게 되는 것이다. 포항 시추의 실패 후에도 朴대통령은 대륙붕 시추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집무실에서 최 후까지 남아 있었던 기름병은 대륙붕에서 유전이 터지기를 비는 하나의 부적이었는지 도 모를 일이다. 그것은 기름에 한이 맺힌 대통령에 어울리는 遺品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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