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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된 영수회담
 무산된 영수회담
 
 1968년 3월7일 오후 3시경, 金相賢 의원은 청와대 면담을 마친 뒤 兪鎭午 당수 집으로 곧장 달려갔다. 면담 소식은 이미 라디오 방송을 통해 보도가 되고 있었다. 兪鎭午 총재는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던 중에 방송을 듣고 집 으로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 30여 분 뒤엔 金泳三 의원이 달려왔다. 자신에 게 한마디 상의 없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는 표정이었지만 총재가 버티 고 있어 金相賢 의원에겐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金相賢 의원은 兪鎭午 총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朴正熙 대통령으로 하여금 헌법을 지키는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야 당의 역할이 지금부터 필요합니다. 장기집권을 막고,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서 朴대통령이 야당이야말로 정말 애국심과 代案(대안)의 정당으로서 손색 이 없다고 생각하고 안심하면 이 나라의 혼란이 없을 겁니다. 이런 것을 전 략적으로 심어줄 필요가 있을 겁니다』
 
 
 『야당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자… 좋소. 그럼 내일 아침 9시까지 金의원은 내가 대통령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를 메모 좀 해 갖다 주시오』 3월8일 아침 9시, 金相賢 의원이 兪鎭午 총재 집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兪鎭午 총재는 방석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반가워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兪 총재는 金相賢 의원을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다 틀렸습니다. 다 틀렸습니다…』
 
 
 『뭡니까?』
 
 
 『柳珍山 부총재, 金泳三 총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당에서는 영수회담 을 하면 사쿠라로 몰린다며 난리가 났답니다. 다 틀렸습니다…』 이날부터 보름 동안 金의원은 필동의 兪鎭午 총재 집으로 출근했다고 한다.
 
 『보름 동안 노력했지만 야당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허탈하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朴正熙 대통령의 3선개헌은 야당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집권의 명분을 야당이 계속 제공한 셈이었으니까요. 제가 그렇게 대통 령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영수회담도 추진시켰는데, 야당 스 스로가 선명투쟁인지 뭔지에 미련을 못 버리고 버틴 겁니다. 내가 朴正熙라도 「저런 ×들에게 정권 물려주었다가는 나라 다 말아먹게 생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었어요. 이것이 나의 솔직한 생각입 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야당은 역사적인 인식을 갖고 민족의 입장을 생각하 는 지도자를 만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朴대통령이 기대했던 여야 영수회담은 이렇게 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당시 金相賢 의원은 兪鎭午 총재 집을 보름 동안 방문하면서 설득 끝에 이 렇게 선언했다고 한다.
 
 
 『총재님,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저는 오늘 이후로 총재님 댁을 방문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이 나라 역사가 대단히 어려워질 겁니다. 이렇게 정치 가 불합리하게 진행되는데 앞으로 朴正熙의 수순이 뭐겠습니까. 야당 총재 자리는 총재께서 옛날에 계셨던 국민재건운동본부장 자리가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 정월 초하루만을 제외하고는 인사드리지 않겠습니다』 1971년 제7代 大選에 출마한 金大中 후보는 유세장에서 朴正熙 후보의 3선 개헌을 비판하는 가운데 1968년 金相賢 의원과 朴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이렇게 소개했다.
 
 
 『朴대통령은 개헌을 강행하기 1년 전인 1968년 나의 측근인 金相賢 의원과 청와대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내가 3선개헌을 하려고 한다면, 金相賢 의원 당신은 短刀(단도)를 가지고 나한테 덤비도록 하라. 당신들에게는 당연히 그렇게 할 만한 권리가 있다」고 말입니다』(행동하는 양심으로-金大中 著에서 발췌) 이 대목에 대해 최근 기자와 만난 金相賢 前 의원은 『金大中 의원이 다소 과장해서 말했던 것 같다』고 바로잡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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