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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珍培 기자의 特種
 1968년 5월30일, 공화당 당무회의는 예정보 다 30분이 늦게 10시 반경 시작되었다. 회 의는 정부에서 넘어온 몇 건의 법률개정안 을 검토했다. 낮12시쯤 회의가 끝날 무렵 사회를 보던 金鍾泌 당의장이 일어서서 천 천히 입을 열었다.
 
 『불원간 내 일생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내 리려 합니다.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조용히 쉬고 싶습니다. 당무위원 등 黨 중진 여러 분들께서는 黨과 나라를 위해 그동안 많은 수고를 했습니다. 앞으로도 黨과 총재를 위해 더욱 일치 단결하기 바랍니다. 특히 총재 각하를 정성껏 모시고 막중한 임무를 다해주기 바랍니다』
 
 이야기를 마친 金당의장은 『오늘 회의는 이만합시다』라는 말을 남기고 회의실을 나 왔다. 회의가 끝난 뒤 金在淳 대변인은 기 자들에게 『당무회의에선 별다른 일은 없었 고, 계류중인 묘지관리법안을 놓고 잠시 의 견을 나누었다』고 시치미를 뗐다. 黨舍를 나선 金鍾泌 의장은 몇 의원들과 함 께 서울 컨트리 클럽(지금의 서울 어린이 대공원 자리)에서 골프를 쳤다. 오후 2시경 자택으로 돌아오는 그를 취재 지프차로 미 행한 기자가 있었다. 동아일보 정치부 金珍培(김진배·前 민주당 의원) 기자였다. 그 는 金鍾泌 의장의 신당동 자택으로 따라 들 어갔다. 두 사람 사이엔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
 
 ―脫黨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주 초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 ―언제 결심했나. 金龍泰 의원 제명과 관련 있는가.
 
 
 『작년 여름부터 내가 당에 있어야 할 것인 지 깊이 생각해왔던 것을 실현했을 뿐이다 . 金의원 사건과는 관계 없다. 이런 일신상 의 이야기를 할 것이 아니라 그보다도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하야 할 것으로 보는지 그 얘기나 하자』
 
 ―드골 下野 여부는 외국 이야기이고 골프 장에서 왜 인코스나 인홀만 돌고 돌아왔는 지 궁금하다.
 
 
 『이제 나는 자유의 몸이 된 것이 시원스럽 다. 黨의장 사퇴 정도가 아니라 탈당하게 된 것은 黨이나 국회에 수고를 끼치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당계를 이미 냈단 말인가.
 
 『다시 묻지 않아도 된다. 그뿐 아니라 모 든 공직에서 사퇴하기 위해 사퇴서를 이미 냈다』
 
 ―다른 공직은 무엇인가.
 
 『보이 스카우트 총재, 기능올림픽 대표직 , 동상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내가 관계 하는 모든 사회문화단체에 사표를 냈다. 다 만 5·16민족상 관계는 殘務(잔무) 정리가 있어 좀 있다 낼 생각이다』 ―당총재인 朴대통령에게도 탈당이나 당의 장 사퇴관계 등을 사전에 의논했는가.
 
 『말할 수 없다』
 
 ―黨총재가 탈당을 만류하고 사퇴서를 반려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黨총재인 朴대통령의 애국심이나 그분의 영도력을 존경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 그러나 내 발로 민주공화당에 입당했는데 내가 결심한 대로 나오지 못할 이유가 어 디 있는가. 黨총재의 임명을 받은 黨의장이 지만 탈당하면 당원이 아닌데 반려 여부는 이미 생각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민주공화당은 (金의장이) 군정시대에 事前조직의 욕까지 받아가면서 만든 당인데 갑자기 탈당한 것은 석연치 않은데….
 
 『목수가 집을 짓는다 해서 자기가 살려고 짓는 것은 아니다. 이 나라 조국 근대화의 싹을 북돋기 위해 집을 짓는 데 도왔을 뿐 이다. 한번 그만두었으면 더할 말이 없다』 ―1971년을 앞둔 지금의 복잡한 정치정세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黨이 앞으로 크게 흔들린다면 그것은 黨의장의 책임으로 돌아갈 것이 아 닌가.
 
 
 『지금 말할 시기가 아니다. 나는 아무 욕 심도 없는 사람인데 공연히 주위에서 이러 쿵저러쿵한 것은 유감이다. 말 많은 세상에 서 그 모략과 중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내일 美 평화봉사단 위문관계로 부산에 내려갈 예정은 혹 변경되는 것이 아닌가.
 
 『탈당이 예정된 스케줄이듯이 예정된 釜山行도 변함이 없다』
 
 ―모든 公職에서 물러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
 
 『그저 쉴 뿐이다』
 
 ―작년 가을 6·8선거 후유증으로 떠들썩할 무렵 목 디스크 때문에 해운대에서 쉬고 있을 때도 그저 쉬겠다고 했는데 쉰다는 말 이 잘 믿어지지 않는데….
 
 
 『그때도 괴로웠다. 내 한 몸이 얼마나 부 자유스런 입장에 있는가를 느꼈다. 내가 전 국을 갈고 돌아다녀도 말이 많고, 쉬어도 말이 많고…. 아주 공직을 다 내어버리면 말이 없을 것이 아닌가 하여 나대로 결단을 내린 것이다. 권력이나 재물에 욕심이 없 으면 오해가 없는 줄로 알았는데 아무 욕심 이 없어도 오해는 뒤따른다는 것이 世態라 는 걸 또 하나 배웠다.
 
 지금도 당신 같은 기자가 악착같이 뒤따라 와서 말을 거니 아직 나는 해방되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 한 말은 공식기자 회견 전 에는 쓰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인의 去就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만난 게 불행인지 모르지만 쓰고 안 쓰고 는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黨의장이 공 직에서 탈퇴할 자유가 있다면 기자도 쓸 자 유쯤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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