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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지식인 야쓰에의 역할
 일본의 좌파 월간지 世界 1998년 3월호에는 「金大中 대통령 탄생이 의미하는 것」이란 제목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池明觀 한림대학 일본학 연구소 소장을 이 잡지의 편집장이 인터뷰한 것이다.
 
 이 기사의 첫 머리에 池교수의 이런 술회가 나온다. <1973년 2월경부터, 일본에 망명중이던 金大中 씨와 야쓰에(安江良介=「世界」 편집장)씨 사이가 깊어져, 이때 가끔 일본에 오곤했던 나를, 야쓰에씨가 金大中씨와 만나도록 해주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동안엔 서로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당시는 한국의 정보부가 눈을 밝히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앞문으로 들어오고 金大中씨가 뒷문으로 들어오는 식으로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金大中씨를 처음 일본 저널리즘에 소개하고, 일본 사회에 소개한 것은 야쓰에씨였습니다. 그때까지 金大中씨는 일본사회에선 거의 無名의 인물이었습니다> 여기 등장하는 야쓰에씨는 이와나미 출판사 사장까지 지낸 뒤 4년 전에 죽은 일본의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이다.
 
 1970년대에 「세계」 잡지의 편집장이던 그는 특히 金日成과 몇 차례 인터뷰한 사람으로 유명했다. 야쓰에가 한 金日成과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야쓰에는 언론인이라기보다는 金日成의 말을 검증 없이 그대로 전하는 대변인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세계」 잡지를 통해서 親金日成, 反朴正熙 노선을 견지해 왔다. 1973년 5월호 세계 잡지에서부터 실리기 시작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필자는 TK生)」은 朴正熙, 全斗煥 정권을 신랄하게 공격하는 사실과 소문과 과장의 혼합물이었다. 1988년 3월호까지 연재된 이 통신은 일본 지식인들의 한국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한국의 권위정권에 대해 가차없는 공격을 퍼부었던 야쓰에는 히틀러-스탈린과 버금 가는 인간도륙의 지옥을 건설한 金日成에 대해서는 비판은커녕 일방적인 대변에 충실했다. 이런 위선적 자세는 말년의 야쓰에가 일본 지식인 사회에서 많은 비판을 받도록 했다. 그런 親金日成 인사가 1973년에 金大中씨를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 金大中씨는 통일론이나 親交면에서 대한민국의 공식 정책이나 주류사회보다는 金日成의 것과 日本內 좌파 지식인에게 더 기울어져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상대적 억압자인 朴正熙를 절대적 전제자인 金日成보다도 훨씬 더 심하게 공격했다. 그의 이런 성향은 金正日과의 頂上회담을 성사시키는 데는 유리하게 작용한 반면 한국의 주류층을 불안으로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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