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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조선시대의 烽燧臺에 올라온 것 같구먼』
朴正熙의 대야망-이슬숲 프로젝트(4):「중부종합공업기지 기본구상」보고서는 행정수도 건설과 이 계획을 연결시키고 있다.
趙甲濟   
 朴正熙의 대야망-이슬숲 프로젝트(4)
 
 
 
 가로림만 시찰
 
 며칠 후 朴대통령 일행은 헬기를 탔다. 일행 중에는 현대의 鄭周永 회장도 끼어 있었다. 도착지는 충남 서산군(당시) 가로림만 북쪽 입구 모래둑. 허허벌판에 집 한 채 없고 사람의 발길조차 뜸한 곳인데 바람이 셌다. 가로림만의 물은 푸르다 못해 검정빛이 돌고 있었는데, 물결치는 파도가 요란해서 넓은 바다 그대로였다. 넓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가로림만 입구의 남쪽에 돌산이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였다.
 朴대통령은 빙 둘러보고는 『과연 넓긴 넓구먼』이라고 했다. 동쪽 멀리 끝자락에 높게 보이는 산이 있었는데, 산꼭대기에는 공군 레이더 기지의 둥근 안테나가 보였다. 일행은 바람을 피해, 모래 언덕 밑으로 내려갔다. 여기에서는 몇 사람의 일꾼들이 메주 덩어리만한 돌들을 파내고 있었다. 朴대통령이 『무엇에 쓰려고 하오?』라고 묻자, 이들은 하도 깡 시골에 사는지라 朴대통령을 알아보지 못한 듯 일을 계속하면서 『硅石(규석)입니다. 품질이 세계 최상이지요. 몽땅 수출합니다』라고 대답했다.
 朴대통령은 다시 헬기를 타고 가로림만 주위를 한 바퀴 돌고는, 공군 레이더 기지에 착륙했다. 거기서 가로림만을 바라보니, 얕은 야산들이 해변까지 계속 이어 나갔는데, 가로림만의 윤곽은 너무 멀고 커서 알아보기 힘들었다. 朴대통령은 『꼭 조선시대의 烽燧臺(봉수대)에 올라온 것 같구먼』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기지內를 돌아보고 장병들을 위로했다. 대통령은 돌아오는 헬기 안에서 金正濂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건설부에 지시해서 우선 산업도로부터 건설토록 하지』
 이것이 이날의 시찰 결과였다.
 며칠 지나서 현대의 鄭周永 회장이 吳源哲 수석을 찾아와서 빙그레 웃으며 한마디 했다.
 『내 나이 칠십인데 이제부터 큰일을 또 한번 시작해 봐?』
 吳수석이 『무슨 뜻이오?』라고 하니 鄭회장은 『종합제철을 내가 해볼까 해』라고 했다. 吳수석이 『대통령의 내락은 얻은 것이오?』 하니 鄭회장은 빙그레 웃고 답은 하지 않았다.
 아마도 「검토는 해보지」라는 정도의 뜻은 받은 것 같았다. 당시 현대그룹에서는 각종 대형 토목 공사, 많은 아파트 공사, 플랜트 건설, 선박 건조, 자동차 생산 등으로 철강재 수요가 많았다. 현대그룹은 자금력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현대는 종합제철을 원했고, 그 뜻을 대통령에게 비쳤을지도 모른다. 吳수석은 그래서 朴대통령이 가로림만을 시찰할 때 鄭회장을 동행시켰던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보았다. 여하간 鄭회장은 가로림만에 대해서 그 가치를 직감적으로 파악한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吳수석이 나중에 들으니 鄭회장은 지난번 시찰에서 돌아오자마자, 『가로림만 입구에 있는 돌산(石山)을 구매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가로림만을 개발하자면 앞으로 많은 암석이 필요하게 될 터인데, 암석을 구하는 길은 그 돌산에서 얻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1978년 12월 吳수석은 중화학기획단을 시켜 「중부종합공업기지 기본구상」이란 125페이지짜리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신행정수도의 關門
 
 산업도로는 곧 착수돼서 완공을 보았다. 중부공업기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게 될, 삽교천의 담수호도 완공했다. 바로 그날 朴대통령은 세상을 떠난다. 그 후, 제2종합제철은 현대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포항제철 소속의 제2期 제철소는 중부공업기지에 입주하지 않았다.
 포항제철의 제2공장은 「중화학공업육성계획」에서 여천 석유화학공업基地의 확장 예정지로 잡아 놓았던 光陽에 건설되었다. 그 대신 加露林灣에는 현대정유와 현대석유화학, 그리고 삼성석유화학이 들어섰다. 종합제철과 석유화학의 입지가 서로 바뀐 것이다.
 2004년 9월, 吳源哲 前 수석은 加露林灣으로 가서, 朴대통령이 시찰했던 바로 그 장소를 다시 찾아가 보았다. 그곳 바닷가, 종합제철소 예정지였던 곳에는 현대와 삼성의 석유화학 공장들이 널찍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작은 항만 하나가 건설되어 있었다. 그리고 항만 입구에는 해안 경비용 탱크 한 대가 加露林灣을 혼자서 지키듯, 포신을 높이 들고 버티고 있었는데, 光化門 앞 해태像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2004년 11월 호주에서 개최된 「朴대통령 서거 25주년을 기념하는 포럼」 때의 일이다. 회의는 朴대통령이 벌였던 30∼40년 전의 일에 대해 贊否(찬부)가 엇갈리는 논쟁을 계속했다. 吳源哲씨는 『미래에 대한 朴대통령의 이야기도 나와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최 측에 부탁을 해서 회의종료 전 30분의 시간을 얻어 즉석 강연을 했다. 제목은 「가로림만 프로젝트」였다.
 吳 前 수석이 새삼 加露林灣 프로젝트에 대해서 애착을 갖게 된 것은 최근 발생한 새로운 국면 때문이다. 盧정권이 공주-연기 지방에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일과 중국 상해항의 개발로 부산항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吳源哲씨는 가로림만 프로젝트가 이 두 가지 요소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중화학기획단에서 만든 「중부종합공업기지 기본구상」 보고서도 그때 朴대통령이 추진했던 행정수도 건설과 이 계획을 연결시키고 있다.
 <대전 부근에 위치하게 될 2000년대 신행정수도의 형성에 따라 本종합공업기지는 新수도와 강력한 張力(장력)을 유지할 것이다. 본 계획지에서 新수도에 이르는 간선 도로망이 구축되어 도시 간 소통이 원활하게 될 것이며, 본 계획지는 경제적 측면에서 新수도로, 新수도는 문화적 측면에서 계획지로 상호 상승효과를 부여함으로써 중부권은 국토의 중심적 기능을 발휘하며, 이에 따라 본 계획지는 바람직한 국가기간산업의 中核기지가 될 것이다>
 이 논리를 진행 중인 공주-연기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적용한다면 가로림만 기지는 이 도시를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공업특구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세계 최대의 산업기지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로림만에 대규모 공업특구가 들어설 경우 몇 가지 점에서 결정적 優位(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첫째, 이 공업특구에서 생산되는 물건의 상당량은 수도권에 공급되거나 수출될 것인데, 서울과 가깝고 항만이 좋아 물류비가 아주 적게 먹힌다.
 둘째, 노동력도 호남권과 충청권에서 확보할 수 있다.
 셋째, 깊은 바다에 면하면서 넓은 평야지대를 갖고 있어 400만 명이 수용될 수 있다(지금은 800만 명 가능). 개발지역을 표고 80m 이하, 경사도 30% 이하로 한정해도 공업지 약 5800만 평, 주거지 약 6360만 평, 상업 업무용지 약 610만 평, 공원녹지 약 4030만 평, 기반시설 약 2100만 평이 나오고, 자연녹지 등으로 약 1억1000만 평이 남는다.
 吳 前 수석은 『현재 한국에서 남아 있는 마지막 要地(요지)이기 때문에 이를 소중하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8년 吳수석 팀이 만든 보고서에는 이 산업기지에 유치할 업종을 이렇게 설명했다.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공업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공업
 ▲원자재 및 제품수송에 항만시설을 요하는 공업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은 공업
 ▲대규모 공업용수를 필요로 하되 회수율이 높은 공업
 이런 기준에 따라 이 산업기지에 유치하기로 한 공장은 세계적인 규모로서 「이슬숲」이란 뜻을 가진 加露林灣이 세계에서 가장 큰 중화학 산업기지가 되도록 계획했다. 종합제철소는 연간 2000만t 생산 능력을 가진 부지 500만 평, 철강 관련산업 부지는 360만 평, 기계공업은 국내 총수요의 37%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하고 부지는 820만 평, 자동차공장은 年産 50만 대로서 부지는 120만 평, 非鐵금속 공장 부지는 240만 평, 석유정제 업종의 부지는 300만 평, 석유화학공업 시설은 에틸렌 기준 年産 200만t 규모로 하여 부지가 300만 평, 전기전자 공업은 전국 수요의 15%를 감당할 것으로 계산하여 300만 평, 기타 화학공업은 전국 수요의 10%로 잡고 부지가 210만 평이었다.
 이 보고서는 「개발전략」 항목에서 가로림만 일대를 「새로운 지역사회를 창조한다」는 개념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계층, 연령별 주민 대다수가 지역의 산업구조에 유기적인 결합을 갖고 적극적인 형태로서 관여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사회를 건설토록 한다」는 것이었다.
 이 가로림만 기지의 핵심은 항만이다. 이 거대한 기지에서 연간 발생하는 물동량은 5408만t으로 예상되었다. 이를 처리할 항만은 다섯 개 만든다. 가장 큰 것은 안벽의 길이가 9000m이고, 20만t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수심 20m 항만이다.
 이 기지가 필요한 電力은 400만~500만kw로 추정되었다. 현재 한국 전체 전력 생산량의 약 10%에 해당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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