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되지 않은 출연자들의 재탕, 3탕 주장이 여론을 오도(誤導). 요즘 탄핵정국에서 방송매체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맨날 똑같은 출연자들이 나타나서 말도 되지 않는 헛소리에다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의 앞잡이 같은 말장난을 하다 사라진다. 공영방송이든 사영방송 가릴 것 없이 방송사가 대담, 토론 프로그램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제작비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송과 신문은 경영상 제작비의 규모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신문은 종이 값이나 잉크대, 인건비 등의 운영경비가 적게 들지만 방송의 경우는 신문사 경영의 수십 배가 더 필요하다.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할 경우 그 제작비는 엄청나다. 작가의 원고료를 비롯해서 출연 배우들의 출연료와 각 스태프들에 대한 인건비를 비롯 무대설치 등 제반경비가 수백억 또는 수천억 원이 소요되기도 한다.

신문사 경영이 중소기업이라면 방송사 경영은 대기업 수준이다. 여기서 방송사가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는 이유가 발생한다. 패널들을 스튜디오로 불러놓고 둘러앉아 대담을 하는 것은 아주 간편하다. 진행자와 출연진에 대한 출연료와 간단한 무대장치 등 경비만 지급하면 된다. 경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출연진의 질적 자질이다. 세칭 SKY 대학 교수들은 잘 나오지 않고 '따라지 교수'들이 출연해서 인기관리만 하고 있다. 이들 패널들은 직업화 돼 있다.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는 수많은 방송사가 있으나 그 얼굴이 그 얼굴들이다. 언론인 출신과 한물 간 정치인, 변호사들을 비롯해서 겸임교수와 특임교수라는 검증되지 않은 자격을 가지고 세칭 '개똥철학'을 읊어댄다는 것이다. 탄핵 정국에서는 특히 법조인들, 그 가운데서도 젊은 여성변호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식상할 정도다. 이들은 얄팍한 말장난으로 떠들어대다가 사라진다. 특정 정당과 특정 정치인들의 하수인들이 되어 떠들다가 20여만 원 전후의 출연료를 받고 돌아간다. 그 수입이 만만치 않다. 하루 여러 개 방송사에 겹치기 출연을 하면 하루 50만 원 이상의 일당은 챙겨 간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주장이 재탕, 삼탕이란 것이다. 약장수나 다름없다.

이들이 떠들어 대면 그것이 바로 여론으로 둔갑해 버리는 부작용이 크다. 물론 명쾌한 논리와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촌철살인의 직격탄을 날리는 패널들도 있긴 하지만 얄팍한 궤변이 주류를 이룬다. 방송사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이 가져 오는 폐단은 여론을 오도(誤導)하는 부작용이 단점이다. 편향된 사회자도 문제다. 공정성, 사실성, 형평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방송사들은 가능하면 대담 시사프로그램을 줄이고 교양, 문화 등의 소재를 주제로 해서 시·청취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참된 서비스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