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의 '심경밀식(深耕密植)'과 '토법(土法) 용광로' 이야기. 요즘 황장엽 회고록을 유튜브에서 잘 본다. 1958년 11월 말경 김일성 수행 일원으로 처음 중국을 방문한다. 10월이면 추수가 끝나야 하는 알곡들이 벌판에 그대로 서있다. 왜 아직 거두지 않느냐고 하니 내년에는 혁명적 농사방법인 심경밀식이 도입되어 저것들을 거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정보에서 200톤 내지 600톤 생산된다는 것이다.

농업 연구자로서 말하건대 작물 중 최대 소출을 내는 옥수수가 1정보에서 10톤 수준이다.
전 중국적으로 2억 톤 정도 생산하던 식량이 5억 톤으로 단번에 증산된다는 것이다. 자연산업인 농사에서 기존보다 3% 이상 나면 잘 나는 것인데 몇백 프로 단번에 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 중국 경지의 3분에 2는 초지와 공원을 만들어 방목하여 고기와 우유를 먹고 공원에서 노들거리며 살게 된다는 것이다.

모택동은 김일성에게 중국 경지의 3분에 1만 농작물을 심어도 식량이 남아돌 것이라 했다. 김일성이 무한 방문시 농장 간부에게 밀 생산량을 물으니 1정보당 70톤 난다고 답한다. 밀은 최대 나야 4톤이다. 중국은 빽빼히 심은 벼 위에 아이가 앉아있는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베이징 가는 철도 주변에 밤이 되자 불길이 여기저기 타오른다. 저게 뭐냐고 하니 현대적 용광로 대신 토법 용광로들로 강철을 생산한다고 한다. 빠른 시일 내에(15년) 영국을 앞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당시 소련의 후르시초프 등장으로 스탈린 개인숭배 찬반을 놓고 헤게머니 경쟁을 할 때이다. 1957년 소련은 인공위성을 최초로 올리며 위세를 떨칠 때이다. 이에 중국도 내세우는 혁명적 농법과 토법 철 용광법을 보면 소련의 인공위성 올린 것 이상인 것같이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1년 지나서 그 실체는 금새 드러난다.

중국방문시 안내자 중에는 조선족이 있었는데 그가 친척 방문으로 다음해에 평양에 왔다가 황장엽을 만난다. 그의 말에 의하면 5억 톤 난다던 식량이 기존보다 더 낮은 1억8천 톤밖에 나지 않아 수천만 중국 인민들이 아사되었다고 한다.

인구대국 중국에 경제전문가들이 오죽 많을까. 그런데 이들은 꿈에도 안될 것들을 잘 알면서도 왜 함구했을까. 진가를 떠나 다른 견해를 말하면 반동분자로 죽을 수도 있는데 누가 감히 나서겠는가. 백전노장 팽덕회 국방장관이 말했다가 맞아 죽을 정도니 더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모택동은 농민군으로 B29 폭격기까지 가진 장개석의 정규군을 물리치고 전 중국대륙을 차지했다. 이것처럼 경제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런 모택동이 똥을 싸도 황금을 눈다고 할 아첨꾼들이 우후죽순 꼬여들게 마련이다. 똥을 똥이라고 말하면 나와 다른 말이기에 죽여야 한다. 그래서 민주화의 주 요소가 다양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인 것이다. 국가나 개인이나 이 기준으로 독재냐 민주냐로 구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