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理 대신 주제 넘게 나라 걱정, 정치 걱정, 힘센 놈들 눈치 보며 황당한 판결을 한다면… 비겁한 판사들이 대한민국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어느 영화에 이런 장면이 있다. 박봉에 시달리면서 은행 대출까지 알아보고 있는 경찰관 아빠에게 초등학생 딸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는다. ‘아빠 우리 집 많이 어려워?’ 그러자 그 경찰관 아빠가 화를 내며 딸에게 이렇게 말한다. ‘얀마, 누가 너더러 그런 걱정 하라 그랬어? 넌 그런 걱정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김대중 정권 시절 북한 선박이 제주해협을 무단으로 통과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북한 선박은 우리 해군과의 무선통신에서 ‘김정일 장군님이 개척하신 통로이므로 통과하겠다’고 일방통고하고 불법적이고 의도적인 영해침범을 했다고 한다. 근데 당시 관할 책임자였던 해군 소령이 TV 토론 프로에 전화를 걸어 한다는 소리가 ‘남북간의 외교문제를 고려해서 나포 등 강제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민간 선박이고 위해행위를 할 만한 의도가 없어보여서 강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되는 거지, ‘해군 소령이 남북간의 외교 걱정을 왜 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남북간의 외교는 외교관이나 통일부, 청와대가 나서서 해결하면 되는 거고, 해군 소령은 현장에서 매뉴얼대로 하면 그만인 거다. 주제 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 거다.

요즘 이런 주제 넘는 필요없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집단이 대한민국 판사들인 것 같다. 박근혜 탄핵 당시 법리상으로는 탄핵 사유가 안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국가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했다는 보도를 보고 ‘판사가 그런 걱정을 왜 하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이 발생하면 정치인들이 해결하면 되는 거고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결단을 내려 혼란을 종식시킬 수도 있었다. 판사는 그냥 법리대로 판단만 하면 되는 거지 무슨 영양가도 없는 나라 걱정을 그리도 많이 하냐? 주제 넘는 걱정이고 분수를 넘는 무익한 배려다.

지금 이재명도 그렇다. 법리대로 판단했으면 벌써 교도소에 가 있어야 할 인간 아니냐? 판사가 법리대로만 판결하면 되지, 필요없는 수많은 걱정에 수많은 눈치를 다 보고 있다보니 바다로 갔어야 할 배가 지금 산에 올라와 있는 것 아니냐? 나라가 혼란스러워질까 걱정하고, 권력 가진 놈 눈치 보고, 목소리 큰 놈 눈치 보고, 판결 후 나와 내 가족들 장래도 걱정하고. 좋게 말하면 걱정이 많고, 사실대로 말하면 아주 비겁한 판사들이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나라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공공의 적 1호가 비겁한 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판사는 잘하는 게 공부밖에 없는 인간들이 선택하는 좋은 직업이다. 종업원이 한 50명 정도 되는 중소기업 하나를 경영하려고 해도 공부만 잘해서는 부족하다. 똑똑한 머리 말고도 5-6가지 정도 추가적인 소양과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만 판사는 그런 거 필요없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 그 공부도 수학이나 물리학 같은 수리능력은 필요없다. 수포자도 달달 외우는 기억력 하나만 좋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직업이 판사다. 용기도 필요없고, 리더십도 필요없고, 도전의식도,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도 투지도 필요없다. 그냥 암기력만 좋으면 된다.

그러면 잘하는 게 달달 외우는 암기력밖에 없어 그런 좋은 직업을 선택했으면 달달 외운 그대로 법리대로 판결하면 밥값 하는 거다. 근데 그것도 못해서 주제넘게 나라 걱정, 정치 걱정, 내 가족 걱정, 고향 사람들 눈치, 힘센 놈들 눈치, 목소리 큰 인간들 눈치까지 다 보며 법리와는 동떨어진 황당한 판결을 한다면 이게 밥버러지 말고 달리 뭐냐? 그거 하나 제대로 잘 하라고 잘하는 게 공부밖에 없는 문약(文弱)한 인간들에게 그렇게 많은 봉급과 분에 넘치는 대우를 해주고 있는데 그것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 세금 축내는 미적(米賊)과 뭐가 다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