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고 투기로 불로소득 만들어 부자 되는 세상 지워버리겠다고 공약해야.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지만 세상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일이 많다. 이재명을 지지하는 국민도 그중 하나다. 도대체 왜 범죄자를 지지하는가? 챗GPT에 그 이유를 물어봐도 별다른 대답이 없다. 그냥 ‘기본소득’ 정도 이야기한다. 반대로 윤석열은 왜 그렇게 인기가 없었는지도 궁금하긴 매한가지다.

어떤 사람은 탄핵당하고 물러나고 난 다음에야 문재인 뇌물 수사와 김정숙 특활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들어 그동안 윤석열이 문재인 봐주기 해 주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에게 등돌린 것이라고 한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나 의대 증원의 졸속 추진처럼 즉흥적인 국정운영 스타일이 국민을 실망시켰다고도 한다. 그러나 평소 경제 문제를 관심있게 보아 온 내 입장에서는 진짜 중요한 이유는 또 다른 곳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을 촉진하기 위해 시행된 규제 완화 조치를 흔히 ‘둔촌 주공 일병 구하기’라고 부르는데 일시적으로 분양률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둔촌 주공 조합원들은 좋아했지만, 집값이 정상화되기를 기대했던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했었다. 문재인 정권하에서 급등한 집값 때문에 졸지에 벼락거지가 된 수많은 무주택자들과 비수도권 거주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끝없는 집값 부양정책에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또한 이것은 집권 초 대국민 공약과도 배치되는 것이었다. 집권 초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한국의 소득대비 주택가격(PIR)을 10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지만 완전한 대국민 사기로 결론났고 집값은 오히려 문재인 정권 수준까지 다시 올라갔다.

윤석열 정권의 부동산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청년들이나 무주택자들은 집값이 내려가기를 바라는데 집값은 그대로 두고 대신 대출요건을 완화해서 돈 더 많이 빌려줄 테니 비싼 가격에 집 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비싸게 집 사서 한평생 그 원리금 갚으며 인생 종치라는 말과 같았다. 국민이 원했던 것은 이게 아니었다. 윤석열 정권에서 23번의 부동산 정책이 나왔는데 100% 집값 올리는 정책이었다고 한다. 당시 이재명이 윤석열 정부 공직자들을 탄핵한 회수가 이 수치와 비슷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23번 탄핵한 놈보다 23번 집값 올린 놈이 더 밉다’란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다. 왜 윤석열이 그렇게 인기가 없고 왜 이재명 같은 범죄자를 지지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이라도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지금 한국은 불로소득이 나라의 염증이 되고 있다. 사람도 몸에 염증이 많으면 암에 걸리고 오래 못사는 것처럼, 나라도 염증이 많으면 성장 잠재력이 떨어진다. 피같은 돈이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지 않고 비생산적인 부동산에 쏠려 성장을 못한다. 단지 20대 30대 때 어느 지역에 있는 주택을 구입했었느냐에 따라 평생 땀흘려 일해도 못버는 만큼의 재산을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편하게 증식했다면 이런 불로소득은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이성이 마비된 국민은 아버지 서울대 나왔다고 거짓말하고 다닌 양아치라도, 세금으로 샌드위치, 과일 사먹은 세금도둑놈일지라도, 형수한테 쌍욕한 인간말종이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이런 세상 바꾸어 주겠다고 하면 찍어 줄 것 같다.

김문수, 한덕수 두 분중 어느 분이 보수의 단일 후보가 될지 모르겠다. 관심도 없다. 누가 되든 반드시 투표장 가서 찍어 주겠다. 그러나 누가 후보가 되든 빨리 부동산 공약을 내놓았으면 한다. 일하지 않고 투기로 불로소득 만들어 부자되는 세상 지워버리겠다고 공약해야 한다. 누구든지 한 20년 열심히 저축하면 서울에 있는 집 한 채 살 수 있는 세상 만들겠다고 해야 한다. 이재명보다 더 강력하게 대통령실과 국회 완전 세종 이전하고 서울에 있는 기업도 지방으로 가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전부 서울로 집합해서 서울 집값만 올려 놓는 망국적인 수도권 과밀 해소하겠다고 공약해야 한다.

못할지언정 말이라도 집값 확실하게 잡겠다고 공약해야 한다. 소득 대비 터무니 없이 높은 한국의 서울 집값을 다른 선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해야 한다. 이 공약을 기다리는 국민이 의외로 많다. 국힘당이 집권하면 집값 폭등한다고 믿고 있는 국민도 의외로 많다. 계엄에 대해서도 군더더기 없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또 윤석열 정권이 지난 3년간 집값을 잡지 못한 데 대해서도 깨끗하게 사과하고 확실하게 부동산 투기 근절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국힘당이 더 이상 강남 대변당, 서울 대변당이 아니란 걸 분명히 약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