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은 정치적 의도로 출발해선 안 된다. 그들의 북한학이란 북한 현실에서 이론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이론에 북한 현실을 억지로 맞추는 것이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지금쯤 북한은 核을 폐기하고 개혁개방도 했어야 했다. 심지어는 김정일이가 유일독재를 포기하고 집단관리체제를 도입 했어야 했다.

이종석 같은 북한학 학자가 대북정책을 주도하며 통일장사, 평화장사를 한 덕에 오늘 이 나라의 안보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던가. 지금은 국민들 모두가 공감하듯 더는 통일과 민족이란 이름에 떠밀려 다닐 남북관계 시대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에 몸을 움 추렸던 북한학 학자들이 통일부 해체에 또 다시 입을 모아 주장하는 논리의 첫째 이유는 바로 북한의 통전부 존재이다.

과연 남북관계가 통전부와 통일부의 구조 속에서 발전했던가.

한국의 통일부는 순진하게 남북대화와 남북평화를 지향하는 부서지만 북한의 통전부는 엄연히 선 대남공작, 후 남북대화 원칙을 고수하는 대남공작부서이다.

통전부는 북한의 대남공작부서들 중 대남정책을 기획하는 두뇌기능의 선두 부서이다. 대남연구진과 월북자 인력이 대거 밀집된 조직력에 근거하여 대남정책과 전략 방향을 설정하며  이를 토대로 101, 26, 813, 310연락소와 같은 대남심리전도 전담하는 입체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과거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적화통일로 숭화시키기 위한 공작을 감행해 온 “조국평화통일서기국”, “한국민족민주전선”,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구국의 소리방송”을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 가동시키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 현실에 맞춰 과거 “한민전” 활동을 오늘은 범민련 활동으로 탈바꿈하여 우리 민족끼리 전략을 선두 지휘하고 있는 통전부이다.

진보학자들이 말하는 통전부의 남북대화 창구역할도 결국은 적화통일에 토대하고 있다. 우리는 대화하지만 북한은 대적한다. 그들의 대화목적이란 남한의 대북지원을 극대화하기 위한 햇볕정책 역이용전략에 불과하다. 그들은 오히려 대화와 교류를 이용하여 인물포섭,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대외관계의 연장선에서 관리해야지 남북관계로만 압축시킨다면 북한의 평화협박 전략에 끌려 다니게 된다. 남북관계가 통전부 대 통일부 구조로 되자면 통전부의 대남공작 기능부터 철폐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가 없다면 칼과 방패와의 싸움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통전부의 대남공작 기능은 숨기고 대화기능만을 강조하며 통일외교기관으로 각색하는 그들의 행태야말로 스스로 저들의 이중성을 고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