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극에 즈음하여 통치자는 곧잘 재래시장을 누비고 다니면서 시장상인들과 눈높이와 입 높이를 낮추는 <서민 투어>를 아끼지 않으면서 헬기를 타고 임진강변으로 가서 그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달래줄 금도와 아량은 왜 없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영일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의지가 있는가?



이번 임진강 강변에서 야영생활을 하다가 변을 당한 사건에 대하여 <북한의 댐 무단방류>의 결과이라는 것을 부정하려는 사람은 이 나라에 아무도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책임이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정부가 고장 난 축음기처럼 계속 외고 있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희석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더욱이 유독 통일부 장관만이 국회 외통위에 나와서 답변할 성질이 결코 아니라고 본다.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연락 내지 항의의 범위 내에서는 국회에 보고할 의무도 물론 있겠으나 그것이 본질적으로 전부라고 보지는 않는다.




水攻에 관련된 水防의 문제라면, 國土海洋部와 國防部의 장관들이 국회의 해당 상임위에 참석해서 답변하는 것이 정상적인데 東에 속한 관할 문제들을 西의 부서에서 독자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정말 웃지 못 할 논센스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오랫동안 남북이 경색되어 오는 동안 최근에 모처럼 변칙적인 방식으로 북한과 일시 접촉을 했다고 해서 우리 官民이 모두 평화 무드에 빠져 있은 양 태평치고 있다가 북의 금강산 부근의 댐을 어느 날 갑자기 무단방류한 것을 가지고 갑자기 물벼락을 맞은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은 남과 대화를 계속하든, 서해상에서 NNL을 침범해서 우리 해군에 포화를 퍼붓든, 평양에서 6.15와 10.4 남북공동선언을 하든, 남한을 적화시키기 위한 <전쟁> 내지 <혁명>의 차원에서 남한을 상대하고 있다는 것은 일종의 상식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북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미숙한 인식> 하에서 “북한이 감히 이럴 수가 있느냐?!!!”라는 식으로 아쉬움과 탄식을 발한다는 것은 북한으로부터 평화를 기대하는, 일종의 미련(유예)을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정신무장 하에서는 남한이 북으로부터 평화를 결코 쟁취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걸도 허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 8월경에 북한은 약 7천 여 톤의 댐물을 방류해서 임진강 이 위험에 처할 뻔 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현 정권은 이런 전조현상(前兆現象)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그냥 흘려버렸다. 현 정권은 모든 國事를 <경제 마인드>에 초점을 둔 나머지 경제 마인드 이외의 제반 가치에 대해서는 “내 알배 없다!!”는 심사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는 북과 ‘휴전 중’이라는 상황을 두고 마치 ‘전쟁종식’ 으로 간주하는 타성은 골수 깊이 박힌 것처럼 보인다. 국제법상으로 아직도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란 것을 염두에 둔다면, 관민의 태평치는 사고방식이야 말로 어떤 면에서는 정규전이든 비전규전(게릴라전)이든 <침략의 초대장>을 북에 보내고 있는 셈이라고 생각된다.




수공이든 아니든 그것은 북한의 ‘원인제공’이니만큼 그 문제만 북한에 따지고 넘어가면, 임진강 익사 사태 등이 만사 해결된다는 사고방식에 매달리는 것은 <國家安保를 위한 대응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가리켜 주는 것이기도 하다. 저쪽의 수공은 분명히 저쪽의 행위반경에 드는 일이지만, 우리 쪽으로서는 水防이라는 할 일이 전혀 없어도 되는 것인가?




수방이라는 국가안보에 감각이 전혀 있어 보이지 않는 국가가 저쪽에만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떠들면서 통일부 장관으로 하여금 국회 상임위에 참석시켜 사태를 설명케 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1차적 의무와 책임을 은폐하려고 하는 수작으로 보일 뿐이다.




그나마 통일부는 처음에 북한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했다가 그 다음에는 <사과>와 <사태의 설명>을 요구하는 진일보한 자세로 옮겨 가기는 했으나 마지못해 북에 따지는 눈치였다. 여론이 좋지 않으니 <겨자 먹기> 식으로 항의를 제기한다는 2중 코드가 아니기를 빌 따름이다.




정부는 북한강-임진강 수계(水系)와 관련된 댐 방류와 홍수 방지의 제반 문제를 북한과 협의할 태세를 갖추라는 관계기관에 대한 당부는 자칫하면, 북한에 대한 사과보다 남한이 항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핵심이 <앞으로의 대책에 대한 협의>에 있다는 식으로 북한으로 하여금 그릇되게 해석할 여지를 줄 위험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북과 협의를 해서 모종의 <협정>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금강산 <박 왕자 사살>이나 개성공단의 <종업원 불법 감금사건>에서 보듯이 북은 그런 협정을 언제든지 무시할 수 있는 폭력성과 임의성을 가진 집단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결코 아니다.




이번 비극에 즈음하여 통치자는 곧잘 재래시장을 누비고 다니면서 시장상인들과 눈높이와 입 높이를 낮추는 <서민 투어>를 아끼지 않으면서 헬기를 타고 임진강변으로 가서 그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달래줄 금도와 아량은 왜 없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의 제1차적인 존재 의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주는 데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통치자는 사과하는 의미에서라도 그 유가족을 찾아 위로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된다.




<수자원공사와 연천군 지방자치체>에 대해서만 책임 추궁 여부를 따지는 의미에서 연천 경찰서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정말 웃기는 코미디라고 생각된다. 물론 상기 공사와 지자체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야 없겠지만, 넓은 범위에서 수공과 수방을 체계적으로 연결시켜 국가안위(國家安危)를 보다 효율적으로 다루어야 할 <국토해양부>와 <국방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국가기관(國家機關)인가?




임진강 상류에는 군부대들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가? 존재한다면, 육상의 침략에만 방어 임무가 있고, <물을 통한 공격>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면, 국방부 장관은 무엇 때문에 존재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양 부서의 장관이 현지를 둘러볼 양심과 성의가 없다면, 사표를 쓰고 내려오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본다.




무려 6천 명 이상의 경찰이 동원되어 강과 강변의 숲을 샅샅이 뒤지는 일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고작>인가? 피도 눈물도 없는 정부라고 생각된다. 경찰청장과 행자부의 우두머리는 수하의 경찰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라도 현지를 독려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국토해양부 장관은 임진강을 ‘내 알배 없다’는 듯이 지방의 모 착공식의 행사에 당당히 참석해서 발파의 보튼을 누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이 정권이 과연 서민을 위한 정부인지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역겨운 계절이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