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와 이기주의에 대처하는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본은 결코 독도를 빼앗아가지 못한다. 독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독도는 헌법 제3조에 규정된 대한민국의 영토이자, 대한제국이 멸망한 후 식민지 35년을 거쳐 근대국민국가로 다시 탄생한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의 상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독도에 대한 일본 측(정부와 민간 연구가 등)의 주장(입장)을 살펴본다. 당초에 독도를 영토분쟁 문제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가자고 주장했을 때는,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 하는 과정에서 취했던 소위 “시마네현 고시(島根縣告示, 1905.2.22, 독도를 시마네현 官有地로 등록)라는 조치가 근대 국제법상 유효한 행위였다”는 논리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 측은, 일본이 독도(죽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영유권을 확립하기 이전에, 한국이 이 섬(독도)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하면서(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 했던 과정과 독도를 분리시키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일본 외무성은 (일본제국의 한반도 지배와 관계없이) 독도를 한반도의 부속도서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토문제는 어느 국가도,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양보‧타협하기 어렵다. 정부는 영토문제에 관해 국민의 요구와 불만이 있으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독도문제’의 원인이 되는, 즉 일본이 ‘국제법상 유효한 행위’라고 주장하는 소위 ‘시마네현 고시’ 자체가 민간의 청원을 받아들여 취한 ‘조치’였다. 물론 지방 차원에선 어업권 확보도 중요 목적이었을 것이다.

인간은 어업권 등 생존에 관한 문제가 되면, 상식과 순리를 외면하고 억지를 부리는 게 속성인지 모른다. 한국에서도 국가야 어떻게 되든 아랑곳하지 않는 상식을 무시하는 지역이기주의가 판치고 있지 않는가? 이러한 억지와 이기주의에 대처하는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韓日 양국정부는 1965년에 韓日기본조약을 체결,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양국 간 제반 현상을 인정했다. 일본정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정부임을 확인한다”는 한일기본조약 제3조가, 현실적으로 한국의 행정권이 미치는 휴전선 남쪽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하고, 동 기본조약과 함께 체결했던 ‘韓日어업협정’을 김영삼 대통령의 퇴임 직전(1998년1월23일)에 일방적으로 파기하여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던 김영삼 정권에 보복했다. 그러나 ‘독도문제’는 일본이 韓日기본조약을 파기하지 않는 한, 독도에 대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거나 추구할 수 없다.

인접 국가 간에 있어 갈등과 문제가 전혀 없는 국가관계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판단을 구하자고 하나,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일본도 중국이 센카쿠제도(尖閣諸島)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가자고 해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 측이 독도를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일부로 볼 수 없다고 주장(교육)하면, 한국은 독도가 역사적으로도 한반도의 일부였음을 주장하고 교육해 나가면 된다.

국경 없는 정보화 시대에 일본의 일방적 주장이 독도의 지위(한국영토)를 바꿀 수 없다. 그렇다고 일본이 독도의 현상 변경을 위해 군사력에 호소, 즉 한국과 전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선진국 간에는 무력을 동원해 전쟁을 한 예가 없거니와, 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최고 자산인 韓日관계는 이미 독도 때문에 전쟁을 할 사이가 아니다.

‘독도문제’ 때문에 韓日간 전쟁이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한일관계의 파탄을 의도적으로 바라는 사람이 아니고는 상정할 수 없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관해, 한국사회가 일제히 일본 규탄에 나서는 것 자체가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기도에 빠져드는 결과가 되는 측면을 인식해야 한다. 일본은 결코 독도를 빼앗아가지 못한다.

현실에는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주장하고 교육하는 것보다도 비교할 수 없이 급하고 중요한 安保 과제가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이 바로 대한민국이 회복해야 할 영토이며 북한주민은 해방의 대상임을 국민에게 교육하고 국제사회에 천명하는 일이다.

헌법이 규정한 한반도의 자유통일에는 무관심하고,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헌법과 영토를 포기하는 대한민국의 敵이며, 규탄해야 할 제일의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