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중간하게 유식하고 어중간하게 무식한 놈>들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다. 1. 지난 주말에 <조갑제닷컴>에서 아주 짧고 명쾌한 글을 읽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들은 <미친놈, 술 취한 놈, 무식한 놈, 그리고 제일 무서운 놈은 어중간하게 유식하고 어중간하게 무식한 놈>이라고 했다. 불과 이틀 사이에 1,800 여명이 이 글을 읽었다. 그리고 여러 개의 댓글이 실렸다. 댓글을 읽으면서 역시 이 사회에는 얼간이 같은 인간들이 더욱 설치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골치가 아프다고 느끼면서 이 글을 쓰게 된다.

2. 이 글은 어떤 특정한 <자연인으로서의 인간>를 말한 것이 아니고 이 혼탁한 사회를 은유적(隱喩的)으로 묘사한 글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친놈>은 병리학적 장해자 (madman, lunatic, insane, crazy, mentally deranged, schitsophrenia)가 아니고 <세상물정을 하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설치고 날뛰는 놈>을 말한다. 어떤 사람은 이 글이 자기선택이 아닌 정신적 장애자를 비하했다고 지적했으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정신적 장애인은 법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할 수도 있으나 의학적으로 병자라고 정의할 수 없는 멀쩡한 <미친놈들>은 설득이 아니 되는 참으로 무서운 존재들이다. 누가 그런 사람들인가. 독자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절대로 타협의 대상이 아니며 구제 불능이다. 법적으로 이 사회에서 격리할 수도 없고 더불어 살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3. <술 취한 놈>은 술이 깨면 제 정신에 돌아오기 때문에 <미친놈>보다는 위험도가 낮다. 그러나 취해 있는 동안에는 사리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회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심각한 이념대결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이 사회를 파괴하기 위해 설치는 무리들의 이론과 주장에 동조하면서 자기 스스로는 세상이치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교도하고 설득해서 술에서 깨도록 하면 바른 정신으로 돌아오겠지만 그 작업이 너무 힘들며, 그가 술에 취해 있는 동안에는 경계해야 하는 사회적 위해요소이다.

4. <무식한 놈>이 무섭다. 아무 죄도 없고 미워할 수도 없다. 그들은 아무런 惡意도 없는 선량한 인간들이다. 그런데 왜 그들을 무섭다고 해야 하는가. 국민이 국가의 주인인 민주주의 국민국가에서는 대학교수나 일자무식의 村夫나 동등한 主權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선거 때에는 동일한 비중의 투표를 한다. 그러나 民度가 낮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무식한 국민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고 불순 세력들이 저들에게 접근하며 투쟁저변을 확대한다. 국가정책으로 또는 사회풍조로 조직화된 계몽이나 교육제도를 통하여 저들을 바르게 인도하고 설득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전교조가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역사교과서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 사회에서 선량하지만 무식한 국민들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國力>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잘못하면 나라를 <힘들게>하는 세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광우병 난동 때와 지난번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하여 목격했다. 그들은 비교적으로 판단력이 낮기 때문에 특히 오늘과 같은 혼탁한 시대에서는 그들의 우직한 고집을 부드럽게 계도하기가 아주 힘들다. 무식하지만 판단력이 바르고 국가관이 뚜렷한 국민들을 제외한 기타, 알지도 못하면서 대들고 국가파괴세력과 함께 춤을 추는 인간들을 우리는 <무식한 놈>이라고 불러도 잘못이 없다. 무지는 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 무지가 국가를 해치면 죄악이다.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유고>는 이렇게 말 했다. <인류의 가장 무서운 敵은 빈곤이다. 그러나 그 빈곤보다 더 사악한 적은 無知다.>

5. 그러나 내가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중간하게 유식하고 어중간하게 무식한 놈>들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다. 그들은 많이 배웠고 政界, 법조계, 언론계, 학계, 연예계, 실업계, 종교계 등, 모든 분야에서 지도자나 엘리트 역할을 하면서 우리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식인이며 지성인들이다. 우리 지성인들 중에는 국가이념과 정체성, 헌법과 法治주의,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피나는 투쟁을 하는 애국세력이 있는가 하면 부속품이 모자라는 낡은 기계처럼 <적당히 유식하고 적당히 무식한> 어중간한 <사이비 知性人들>이 너무 설치고 있다. 두 번에 걸친 지난 좌파정권 때 사회 요소요소에 박아놓은 亡國의 대못을 현 정부가 이직도 뽑아낼 생각을 안 하고 있으니 슬픈 일이다. 그들이 가장 무서운 집단인 이유는 무지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물론이고 많은 지성인들까지도 그들의 잘못된 주장에 현혹되어 동조하며 <미친놈들>보다도 몇 배나 더 나라를 힘들게 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얼치기 지성인들>속에는 우리가 존경했던 최고의 학자들도 끼어 있고 최고의 정치지도자들도 섞여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pswoodson@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