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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선교단체에서 강연한 뒤 後聞(후문)을 들었다. “왜 저런 極右(극우)를 데리고 왔냐?”고 따지는 사람이 많아서 주최 측이 곤욕을 치렀다는 것이다.
내 기억으론 그날 강연의 강도는 낮았다. 북한의 고난 받는 이들을 말했고, 그들의 구원과 해방을 말했을 뿐이다.
죽어 가는 자들을 살려야 한다는 외침이 極右로 정죄당해야 한다면 그것은 즐거운 일이다. 나는 기꺼이 極右의 형틀을 지고 자유통일의 길로 갈 것이다.
그 선교단체는 북한인권을 말하면 반발이 많다는 이유로 ‘해외선교’를 위해서만 기도할 것이라 한다. 지상에서 가장 학대 받는 자들을 점핑(jumping)해 列邦(열방)만 보자는 그리스도인들의 용기(?)에 충격을 받았다. 넓고, 열린 평탄한 길을 따라 천국에 가려는 놀라운 想像(상상)의 힘이다.
오늘 記者는 전주를 거쳐 대구를 찾았다. 20대 청년 두 명이 어려움 속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를 연 곳이다. 강연 일정이 꼬여 버스를 타고 전주에 강연을 갔다가, 택시를 타고 대전에 간 뒤, KTX를 타고 대구에 갔고, 다시 승용차로 대구 칠곡에 도착했다. 세상 사람의 무관심과 이기심, 두려움 속에서 귀한 일을 추진한 청년들 용기에 감동받았다. 이 땅은 악하고 더럽고 추해 보여도 저들 빛과 같은 이들이 있기에 아직은 망하지 않는다.
전시회를 기획한 한 청년은 “힘들었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북한이 열리는 그날, 죽어간 동족에게 덜 미안할 것이란 생각으로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들이 물질의 욕심과 이생의 자랑을 위해 생명을 외친 게 아니듯 나 역시 같은 마음이다. 시간이 많아서,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다. 상당수 강연은 교통비 충당도 어렵다. 그러나 북한의 수용소에서, 장마당에서, 이름도 모른 채 죽어간 그리고 죽어갈 이들이 바로 나요. 나의 자식이요, 나의 가족이라는 괴로움 때문에 새 땅을 밟는다. 비전을 상실한 청년의 아픔이 파도처럼 밀려와, 잃은 아이 찾듯 그렇게 기차에 오른다.
“So Others May Live” ‘타인의 생명을 위하여’라는 뜻으로, 목숨을 내놓고 조난당한 이들을 구하는 미국 연안경비대 구호이다. 혹자는 묻는다. 왜 강연을 하냐고? 답한다.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희열이 너무나 커서. 죽어가는 2400만 북한의 동족을 살려낼 희열이 너무나 크기에. 나는 그렇게 거짓과 위선에 조난당한 가련한 민족을 구하러 蒼波(창파)에 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