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3일 중국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이번 중국의 열병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언론들은 연일 생중계하다시피했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DF-21D 둥펑(東豊) 대함(對艦) 탄도미사일을 처음 공개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대지(地對地)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중국 주장에 따르면, ‘항모킬러’라고 한다. 사거리 900∼1500㎞라고 한다. 미국 등 나토는 DF-21D에 대해 ‘CSS-5 Mod 4’ 명칭을 부여했다. 이를 두고 일부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은 마치 중국軍 무기가 세계 최고인 양 호들갑스럽게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둥펑-21D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에는 치명적인 위협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까지 보도했다.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의 설명엔 지나친 과장도 있었다. 마치 美 항모전단은 중국의 DF-21D 東豊 대함 탄도미사일로 인해 꼼짝 못할 것처럼 설명하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중국은 美 항모전단 타격은커녕 추적할 능력도 부족

기본적으로 중국의 미사일 기술은 舊소련의 기술에 기반을 둔다. 탄도미사일에 관한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舊소련이 탄도미사일로 美 항모전단을 잡을 생각을 못했을까? 현실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은 고정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적합하다.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은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를 이용한 관성항법장치에 의해 유도된다. 종말단계에서 일부 자세수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항공모함 같은 이동 목표물을 공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부적합하다.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동 중인 美 항모전단의 정확한 좌표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舊소련도 美 항모전단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주로 잠수함과 장거리 정찰기를 이용했다. 1984년 3월21일 팀스피리트 훈련하던 美 항모 키티호크를 추적하던 舊소련의 빅토르급 잡수함이 美 항모와 충돌하여 현장에서 부상(浮上)한 사례도 있었다. 물론 정찰위성으로도 항모전단을 추적한다. 그러나 정찰위성은 정지위성이 아니라 극궤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동 중인 항모전단을 지속적으로 탐지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舊소련은 미사일 경쟁 및 美 항모전단에 맞서다가 몰락하고 말았다. 현재 중국은 경제적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견줄 상대가 되지 못한다. 중국의 해군력은 미국은커녕 일본도 못 따라간다는 게 정설이다. 그 중 美 항모전단 추적능력은 한참 뒤떨어진다.

미국은 미사일 디펜스(MD)를 구축하면서 수십 차례 요격실험을 했다.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敵의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입증했다. 美日 합동훈련 시 일본 이지스함이 탐지한 탄도미사일을 美 해군 이지스함이 요격하는 훈련까지도 성공시켰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지 않다. 美 항모를 잡기 위한 대함(對艦)탄도미사일이라는 DF-21D의 시험은 고비사막에서 이루어졌다. 고비사막에 항모 크기의 목표물을 설정하고 타격시험을 했을 뿐이다. 항공모함처럼 해상 이동 목표물에 대한 시험이 아니라, 사막의 고정 목표물 타격 시험이었다.

기동형다탄두(MaRV)의 기술적 배경은 多탄두 탄도미사일이다. 미사일 발사체 하나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하여 敵의 여러 도시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의 탄도미사일이다.

그러나 多탄두 미사일도 대기권 밖에서 대기권 진입 전에 궤도를 잡는 개념이지, 대기권 진입 이후 궤도를 수정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대기권 진입 후 종말(終末)단계에선 속도가 마하 10에 가까워진다. 그런 속도에선 더더욱 궤도수정이 힘들다. 따라서 이동 중인 항모전단을 타격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중국이 이번에 공개한 DF-21D의 경우, 관성유도로 궤도에 진입하고 종말단계에선 레이다유도로 목표물을 탐지한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동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미사일 유도(誘導)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레이저 유도, 카메라 유도, GPS 유도, 레이다 유도, 적외선 유도 방식등이 있다. 공대공(空對空) 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의 경우 여러 유도방식을 조합하여 명중률을 높인다.

탄도미사일의 경우 기본적으로 관성유도 방식이며 대기권 再진입 전후 궤도수정을 한 이후엔 종말 유도에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등 서방국가에선 탄도미사일로 이동 목표물을 타격한다는 개념의 무기는 염두해 두지 않고 있다. 중국이 탄도미사일로 美 항모전단을 타격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대안이 없다는 반증(反證)이기도 하다.

중국의 상대는 美 아닌 日

흔히들 중국을 G2라고 칭하면서 미국에 견준다. 한국의 反美주의자와 종북세력은 특히 중국을 띄우면서 미국을 향해 “지는 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10여 년 간 중국은 경제적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중국의 경제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제학자는 없다. 당장 올해만 해도 중국쇼크라 칭하는 거품꺼짐 현상이 있었다. 반대로 미국은 셰일가스로 지난 2/4분기에 3.7%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미국은 향후 200년 간 에너지 걱정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세계의 패권국가는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기술뿐 아니라 에너지까지 자립한 국가다. 중국은 기술적 측면이나 에너지 부분에서 미국을 능가할 수 없다.

東아시아에서조차 중국은 군사적으로 일본과 대만을 극복하지 못한다. 센가쿠분쟁에서 중국은 한발짝 물러섰다.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외교적으로만 압도하고 있을 뿐이다. 군사적으로 대만을 무력점령하는 데 취약점이 있다. 상륙작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을 마치 미국에 맞서는 나라인 것처럼 말하는, 우리나라 언론과 일부 패널의 발언은 사실을 호도한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