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총리를 물리적으로 가둔다는 것은 반란이나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준법정신이 이 지경이면 결국 나라 망한다. 대통령이 해외 출장으로 국내 부재중에 총리와 국방장관이 무려 반나절이나 감금된 사건이 벌어졌다. 정부가 사드(THAAD) 체계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설명회를 열고자 했으나 지역민들의 거부로 중단됐다. 설명도 필요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방문했던 국무총리와 국방부 장관에게 물병과 계란을 던지며 거칠게 항의했다. 사실상 폭력행사다. 총리 일행은 무려 6시간 동안 버스에 갇혀 있었다고 한다. 겨우 빠져 나오는 과정에 총리는 휴대폰과 수첩이 든 상의를 잃었다.

훈수꾼들은 말한다. '정부가 얼마나 투명하게 사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국론을 모으는 노력을 펼치느냐가 중요하다.' 사드 배치는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로 정보를 공개하고 사전에 지역 주민들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 아니다. 국방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설치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면 오직 최적지를 찾아야 하는 문제다. 사드 배치가 결정되기도 전에 머리띠 두르고 각 지역마다 '여기는 안 된다'며 난리를 치고 있는데 무슨 사전 협의인가? 특히 불순한 세력들이 '사드 배치는 망국적 결정'으로 천명하고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때처럼 폭력시위를 벼르고 있는 판에 무슨 정보 공개인가?

나라를 잃으면 정치고 참외고 뭐고 모든 것을 잃는다. 한심한 정치인들이여, 그대들은 김정은 무릎 밑에서 손으로 입 가리고 정치하고 싶은가? 이런 국가 안위가 걸린 문제에서는 일부 반발하는 국민들이 있다손 치더라도 앞장서서 설득에 나서야 할 위치에 있는 자들이 오히려 기자들 불러놓고 정부 탓이나 하고 있으니 그대들 머릿속에는 도대체 뭐가 들었는가? 그리고 지역주민들이여, 전자파가 어떻고, 참외가 어떤데? 총리까지 찾아와서 설명하겠다면 들어는 봐야 할 게 아닌가?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우게 되어 대통령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총리를 물리적으로 가둔다는 것은 반란이나 마찬가지다. 이게 성공한 民主化인가? 누굴 위한 민주화인가?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준법정신이 이 지경이면 결국 나라 망한다. 최악의 상태로 보인다. 마지막 보루라 여겼던 경상도에서까지 저 지경이면 이제 여유가 보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