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오늘 자 중앙일보에 난 한 기사의 자료 사진이다. 사진 선별도 그렇고 <사드에 뿔난 왕이, 호텔 찾아간 윤병세에 작심 발언>이라는 기사 제목도 아주 고약하다.  눈을 부라린 윗 사람 앞에 꾸중 듣는 아랫사람의 딱 그 장면이다. 왕이의 작심 발언은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의 상호 신뢰의 기초를 훼손시켰다. 유감이다. 한국 측이 양국 관계 수호를 위해 어떤 실질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서 들어보려 한다.>였다.  淸國 大臣이 朝鮮 使節을 대하는 태도로 착각이 들 정도다. 사진을 보고 기사를 읽는 내내 마음이 착잡하다. 왕이의 태도도 도발적이지만 중앙일보 보도는 지나치게 과장했다.

중앙일보는 사드배치에 대해 줄곧 반대를 해왔다. 간판급 '대기자'의 칼럼을 빌어 <사드 포기로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 견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었다. 그런데 중국은 북핵문제를 해결하자며 6자회담을 제안하여 의장국으로서 10년 넘게 활동해 왔지만 사간만 낭비했다. 결국 쓰러져 가는 북한의 再活과 核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것 외에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각종 대북 제재도 겉으로는 동조하는 시늉을 하면서 실상은 북한에게 속도조절을 주문하며 방패막이 역할을 해 온 셈이다. 북한은 저렇듯 건재하고. 오히려 한국은 물론 미국을 향해서도 '불바다'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중국이 기르는 동쪽 문지기 개나 마찬가지다. 주인을 물지 않을 정도에서 사나우면 사나울수록 대견스러운 것이다. 견제는 무슨 견제?

중앙일보는 오늘도 이미 결정 난 사드 배치를 두고 반대성 글을 올렸다. 집요하다. 노무현 정권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낸 송민순 씨의 시론이다. 그는 '사드, 대안을 찾자'는 제목으로 이미 결정난 사드 배치를 두고 '바둑은 수순(手順)이다. 아무리 좋은 수라도 순서가 뒤집히면 나쁜 수가 된다. 외교도 바둑판과 같다.'고 했다. 사드 배치를 바둑의 한 手에 비교했다. 참 한가한 사람이다. 그리고 무책임하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年은 정권의 命運이 경각에 달려있던 북한을 되살려 核미사일을 개발하도록 자금과 시간을 벌어주는 데 한 몫 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지금 '불바다' 위협을 당하고 있다. 송민순은 그 정권 외교라인에서 중요한 일을 한 사람이다. 피를 토하는 반성도 모자랄 판에 아직도 훈수席에 앉으려 한다. 그리고는 고작 훈수 든다는 것이 이미 놓은 手를 물리자는 대책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정권을 잡자 다급하게 놓은 '햇볕정책'이란 한 수가 金氏집단을 허물고 남북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망쳐 놓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우리의 運命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와 있다.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 등 국제정세를 보아 자칫하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사활이 걸린 운명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스친다. 이토록 우리의 입지를 점점 궁지로 몰아 넣은 장본인들이 이제 한미동맹을 벗어 던지라고 노골적으로 최후의 한 手를 종용하고 있다. 우리가 만약 여기서 사드 배치를 포기한다면 한미동맹 와해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는 박 대통령의 목소리는 외마디 비명이 되어 멀어져 가고, 중국의 보복을 기다리는 기도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듯하다. 중국은 아직 보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 듯한데 우리 언론과 수상한 사람들이 미리 이것 저것 보복 가능한 요소들을 나열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이 초조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같은 일반인이 불안해 하는 것이야 걱정도 팔자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걱정하는 '나라 불안'은 허투루 듣고 흘려보낼 일이 아니다.